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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장나라의 '운널사' 리메이크 성공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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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장나라의 '운널사' 리메이크 성공 이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2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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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MBC 수목 미니시리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는 대만의 인기 드라마 ‘명중주정아애니’를 원작으로 한다.

2008년 방영돼 대만 드라마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명중주정아애니’는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두 남녀가 임신으로 결혼하게 되고, 티격태격하며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틱 코미디다.

◆ 작가 주찬옥-조진국, 배우 장혁-장나라 ‘투톱’ 시스템 위력 발휘 

너무 착하고 순진해 ‘포스트잇 여자’라는 별명을 지닌 천신이(진교은)는 백마 탄 왕자를 꿈꾸고, 발레리나 안나를 사랑하는 재벌 후계자 지춘시(원경천)는 손이 귀한 가문의 9대 독자로 후손을 낳는 게 지상 최대의 과제다. 뻔한 캐릭터와 줄거리다. ‘운널사’는 이를 멋지게 탈바꿈했다. ‘투톱’ 작가와 배우 시스템이 화제를 양산하는 원동력이다.

▲ 대만 드라마 '명중주정애아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여자의 방’의 주찬옥 작가는 섬세한 여성 심리묘사에 일가견이 있다.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와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쩨쩨한 로맨스’의 조진국 작가는 재기 발랄한 감성이 특징이다. 취향 다른 두 작가는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거절 못하는 성격 탓에 다른 사람들에게 당하고만 사는 착한 여자 천신이 캐릭터에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을 더해 진정성 넘치는 김미영(장나라)을 만들어냈다. 반면 까칠하지만 지고지순한 지춘시 캐릭터에 주 작가는 여심을 사로잡는 매력과 인간적인 면모를, 조 작가는 톡톡 튀는 대사와 시트콤 설정을 부여,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로맨틱한 이건(장혁)으로 재탄생시켰다. 원작 캐릭터의 취약한 현실성을 대폭 강화해 재창조한 ‘복장 터지지 않는’ 소심녀와 ‘밉지 않은’ 허세남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극중 장면[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39부작의 긴 호흡과 늘어지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걷어내 20부작 드라마로 만들면서 임신과 결혼 등 핵심 사건 위주의 LTE급 전개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철이와 미애 노래자랑신’ ‘떡방아 베드신’ ‘달팽이 신’ 등 코믹한 에피소드를 배치해 보는 재미를 한껏 안겨준다.

원작은 악인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착한 드라마로 사랑받았다. 갈등구조를 증폭하는데 필수인 악역을 굳이 등장시키지 않는 원작의 미덕을 살린 ‘운널사’는 티없이 맑고 화통한 달팽이 부부의 유기농 웃음이 촘촘히 박힌 ‘싱그러운 드라마’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 장혁 ‘코미디 영역 확장 성공’ 장나라 ‘비슷한 캐릭터 밀도 높여’

외모, 재력, 애인까지 완벽하지만 30대에 단명하는 집안 내력 탓에 후세를 잇는 것이 사명인 이건과 로펌 계약직 서무직원인 평범한 김미영 역을 맡은 장혁(38)과 장나라(33)는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호흡을 맞췄음에도 죽이 척척 맞는다. 두 배우 모두 멜로와 코미디의 줄타기를 능란하게 해냄으로써 ‘좋은 배우’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 장혁과 장나라의 코믹연기 장면

액션과 진지한 연기 전문으로 간주돼온 장혁은 힘이 들어가지 않은 코미디 연기에도 얼마나 최적화될 수 있는 배우인지를 입증한다. 20대 꽃미남 청춘스타 시절을 보내온 30대 연기자에게 있어 코믹연기는 연기 영역, 팬의 폭을 확장하는 주요 포인트다. 그런 면에서 바람머리를 한 장혁은 신들린 듯한 코미디 연기로 영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반전매력까지 발산한다.

장나라는 절대 동안과 고정된 이미지 탓에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배우는 아니다. 순수하고 귀여운 인물을 주로 연기해 왔다. 아이처럼 순진무구한 김미영 캐릭터를 30대 여배우가 연기할 경우 억지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장나라는 맞춤옷을 입은 듯 연기한다. 휙휙 변신을 잘 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캐릭터를 조금씩 변주해가며 깊이 있는 호흡을 불어넣는 것 역시 배우의 훌륭한 덕목임을 그는 웅변한다.

색깔 다른 두 작가, ‘달팽이 부부’로 불릴 만큼 꽉짜인 호흡을 보여주는 남녀배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투톱 시스템이 ‘운널사’에 윤기 나는 앙상블을 흐르게 하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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