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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실력과 활용 효율성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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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실력과 활용 효율성 초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7.28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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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많은 임창용·봉중근 더블 스토퍼…최다안타 1위 서건창 대신 멀티 플레이어 오재원 발탁

[스포츠Q 이세영 기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선발 기준은 선수 개인의 실력과 활용 효율성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최종 엔트리 명단을 살펴보면 마운드와 야수 모두 개개인의 실력과 경험, 활용도에 중점을 뒀음을 알 수 있다. 포지션별로 치열한 경합이 벌어진 가운데 2차 명단 37명에서 14명이 빠진 23명의 최종 엔트리가 확정됐다. 투수는 2차 명단 16명 가운데 11명, 포수는 3명 중 2명, 내야수는 10명 가운데 6명, 외야수는 8명 가운데 5명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아마추어 몫으로 배정된 남은 한 자리는 홍성무(21·동의대)에게 돌아갔다. 그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의 우선지명을 받아 내년 프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구성하면서 구단 안배는 고려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최고  선수를 뽑았다고 생각한다”며 “24명의 선수들을 데리고 금메달을 딸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임창용이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사진은 지난 8일 대구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임창용.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투수 - 베테랑 임창용 5년만에 태극마크…이태양 깜짝 발탁

류중일 감독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투수였다. 임창용(38·삼성)과 이태양(24·한화)의 이름이 눈에 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임창용은 5년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된 후 올시즌 삼성으로 복귀한 임창용은 5월까지 2승 1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18로 맹활약했지만 6월 이후 2승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다.

또 올시즌 블론세이브가 6개로 이 부문 리그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불안해 대표팀 승선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임창용은 후반기에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세이브를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는 후반기 3.1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투수조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이 절실했던 기술위원회는 임창용을 전격 발탁했다.

이태양은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이태양은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가 올시즌부터 선발 붙박이가 됐다.

시즌 개막 10경기 만인 6월1일 SK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이태양은 올시즌 4승 5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류중일 감독은 “이태양은 선발과 중간이 다 되는 선수다. 중간으로 가면 3~4이닝을 소화하며 롱릴리프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외에도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봉중근(33·LG)과 김광현(26·SK), 양현종(26·KIA)이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달았으며 이재학(24·NC)과 한현희(21·넥센), 홍성무가 신구조화를 이룰 카드로 선택됐다. 유원상(28·LG)은 지난해 WBC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국제대회에 나선다.

선수 구성을 봤을 때 봉중근과 임창용이 더블 스토퍼로 나가고 김광현, 양현종이 붙박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학과 이태양은 선발로도 나가지만 때에 따라서는 롱릴리프로 활용될 수 있다. 안지만(31)과 차우찬(27·삼성), 한현희 등은 홀드 부문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들로 중간 계투와 셋업을 도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 1982년 백인천 이후 32년만에 4할 타율에 도전하는 이재원은 공격형 포수 양의지에 앞서 대표팀에 발탁됐다. [사진=스포츠Q DB]

◆ 포수 - 타율 1위 이재원, ‘공격형 포수’ 양의지 대신 발탁

포수에서는 양의지(27·두산)가 최종 탈락하면서 강민호(29·롯데), 이재원(26·SK)이 대표팀에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부진했던 강민호가 발탁되고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양의지가 엔트리에서 빠졌다.

양의지는 6월까지 타율 0.312, 7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엔트리 합류 가능성을 높였지만 6월 중순 이후 허리통증에 시달렸고 급기야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10일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양의지는 5경기에서 타율 0.250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결국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이 탈락 이유였다.

반면 시즌 내내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한 이재원이 명단에 포함됐다.

올시즌 타율 0.386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원은 10홈런과 69타점으로 8위로 처진 SK의 희망이다. 꾸준한 타격감으로 프로야구 원년 백인천에 이어 32년만의 4할에 도전하는 이재원은 프로 데뷔 9년 만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에 도전한다.

류중일 감독은 “포수를 3명을 뽑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야수 자원이 모자라게 된다. 이재원이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라 양의지를 뺐다”며 “강민호는 후반기가 되면 회복할 것으로 봤다. 지금 성적은 떨어지지만 국내 최고의 포수는 강민호”라고 신뢰를 보냈다

▲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오재원이 서건창을 제치고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은 지난 13일 잠실 한화전에서 고동진을 태그하고 있는 오재원. [사진=스포츠Q DB]

◆ 내야수 - ‘내야 멀티’ 오재원, 서건창 제치고 엔트리 포함

내야수 최종 명단에는 군 미필 선수들의 비율이 높다. 박병호(28)와 강정호(27·이상 넥센)를 제외한 오재원(29·두산), 김민성(26·넥센), 황재균(27·롯데), 김상수(24·삼성)가 모두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내야 멀티 요원’ 오재원의 발탁이 눈에 띈다. 빠른 발과 수준급 수비 실력, 탁월한 주루 센스까지 갖춘 오재원은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여러모로 쓰임새가 요긴하다. 올시즌 사이클링 히트도 기록한 오재원은 0.336, 4홈런, 26타점, 23도루로 공격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다.

반면 시즌 내내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서건창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 2루에 한정돼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악마의 리드오프'라고 불릴 정도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를 달리고 있는 서건창이 빠지고 오재원이 들어간 것은 활용도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오재원의 활용도가 더 높다고 판단했다. 서건창은 2루수 밖에 소화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박석민(29·삼성)과 정근우(32·한화)도 빠졌다. 이들의 탈락 이유는 부상과 컨디션 저하, 포지션 안배다.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은 리그 3루수 가운데 성적이 최고지만, 왼쪽 가운데 손가락이 좋지 않아 최종 엔트리에서 뺐다”며 “정근우는 투수를 11명으로 뽑아야 해서 탈락시켰다”고 전했다.

◆ 외야수 - 나지완, ‘병역 특혜’ 마지막 기회 잡았다

외야수 엔트리에는 나지완(29·KIA)이 합류해 병역 특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위해 군 입대를 여러 차례 미뤄왔던 나지완은 올시즌 시범경기 때부터 맹타를 휘두르더니 정규시즌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올시즌 타율 0.336로 공동 13위를 달리고 있는 나지완은 홈런(16개·공동 10위)과 타점(68타점·7위)에서도 상위 10걸에 머무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루와 수비가 매끄럽지 못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나지완의 일발 장타력을 높이 평가했다.

매년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고 있는 손아섭(26·롯데)과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킨 나성범(25·NC)도 군 미필 선수로 최종 엔트리에 합류했다.

국가대표 ‘단골손님’ 김현수(26)와 호타준족 리드오프 민병헌(27·이상 두산)도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반면 외야수로서 경험이 많은 최형우(31·삼성)는 갈비뼈 쪽에 통증이 있어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야수진에 경험이 있는 선수가 적은 상황이지만 류중일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병역 여부와 대표팀 선발은 전혀 관계없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니 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위원회는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선수 가운데 부상자가 나올 경우 2차 엔트리 37명 중에서 선발할 뜻도 확실히 했다.

류중일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은 무조건 금메달이 목표”라며 “일본과 대만이 가장 큰 경계 대상이고 중국도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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