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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 KIA 한기주, 투구도 감동인데 무실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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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 KIA 한기주, 투구도 감동인데 무실점까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3.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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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⅔이닝 무실점 행진, KIA 마운드에 큰 힘... 140km 언저리 투구로 완급조절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1군 무대에 선발로 등판한 것은, 비록 시범경기긴 하지만, 2011년 10월 4일 광주 SK 와이번스전 이후 1631일 만이었다. 예전처럼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없지만 이제 완급조절로, 관록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운다.

‘아픈 손가락’ 한기주(29·KIA 타이거즈)가 눈부신 호투로 KIA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한기주는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2016 KBO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로 마운드에 올라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KIA의 8-1 승리에 디딤돌을 놨다. 자신의 시범경기 통산 첫 승리다.

▲ 23일 kt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한기주. 그는 3경기 8⅔이닝째 무실점 행진 중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15일 NC 다이노스전 3이닝, 19일 두산 베어스전 1이닝에 이은 3경기 8⅔이닝 무실점 행진. 2009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2011년 손가락 부상, 2013년 어깨 수술 등 숱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 그의 ‘열정투’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다.

광주 동성고 재학 시절 고교야구를 평정하며 2006년 계약금 10억원을 받고 고향팀 KIA에 입단한 그는 루키 시즌 10승 11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7, 2008년에는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 2년 합계 41세이브를 올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후부터는 완전히 야구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지루한 재활을 견디고 마운드에 오르면 얼마 못 가 탈이 나는 시나리오가 반복됐다. 이번엔 다르다. 지난 시즌 1군 7경기에 등판했고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스프링캠프까지 무리 없이 소화했다.

그의 최고 구속 기록은 158㎞. 이제는 140㎞를 겨우 넘나들 만큼 스피드는 줄었지만 이젠 각이 큰 느린 슬라이더와 싱커로 타자들을 맞춰 잡는다.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10⅔이닝 동안 삼진도 8개나 솎아냈다. 새로 태어난 한기주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꼭 부상자가 발생하게 마련이고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 아무리 KIA가 훌륭한 선발진을 보유했다 한들 한번은 위기가 오게 돼 있다. 투구도 감동인데 호투까지 해주는 한기주의 부활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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