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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역을 벗은 '성장판' 배우 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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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역을 벗은 '성장판' 배우 이세영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18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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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배우 이세영(21)은 지난 2003년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아역배우로 이름을 크게 알렸다. 당시 그는 어린 장금이를 괴롭히는 최금영의 아역을 소화했다.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쏟아져 나오는 질투와 분노의 연기는 '과연 이 아이가 아역전문 배우 맞나?"라는 시청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세영은 당시 박혀버린 아역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나머지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연기자라는 수식어보다는 아역출신 배우라는 수식어가 먼저 따라다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KBS 2TV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악역 박수인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아역 이세영'은 점차 시청자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역배우라는 편견을 정면돌파로 무너뜨리고 있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노민규 기자] 이세영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성인연기자로 변신한 남녀배우 중 눈부신 외모를 가지고 있는 이들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진정한 성인 배우가 되기 위해 자신을 가꾸는 노력을 쉼 없이 해왔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아역 출신이라는 편견이 싫었던 그는 지금도 '배운다'는 자세로 모든 연기를 끝없이 도전하고 있다. 심지어 아름다운 외모와는 다른 표독스러운 '악역'도 마다치 않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트로트의 연인' 박수인 캐릭터다.

◆ 너무 아쉬운 도전 '박수인'

'트로트의 연인'은 이세영에게 성장판 같은 작품이면서도 여러 가지 아쉬움을 가져다준 작품이기도 하다. 저조한 시청률은 차치하더라도 스스로 악역 박수인을 완벽하게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세영이 지목하는 이런 아쉬움은 그동안 영화 위주의 작품활동을 해온 그가 호흡이 긴 시리즈물 드라마에서의 첫 도전에서 느낀 힘겨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박수인 캐릭터 자체가 감정선의 변화가 큰 캐릭터였죠. 드라마라는 특성도 있었고요. 그렇다 보니 감독님과 작가님과의 대화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죠. 하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충분한 대화를 하지 못했어요. 좀 더 못되게 해도 됐을 것 같았는데 그걸 못 만든 거예요. 감독님도 그러시더라고요. 강하게 갔어야 했다고. 정말 아쉬운 부분이에요."

 

그러나 이세영은 아쉬움 만큼 배우기도 많이 배웠다는 말을 남겼다. 성인연기 도전 후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드라마의 현장 분위기를 깨우친 것이다.
  
"사실 드라마를 하긴 했었지만, 성인연기자로 변신한 이후에는 대부분 호흡이 짧은 단막극 위주였죠. 그렇다 보니 호흡이 긴 미니시리즈 물인 이번 트로트의 연인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감독님, 작가님들과 주고받는 호흡의 중요성, 순발력, 즉흥성,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내 연기를 평가하고 감독님과 선배분들께 많은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 등이죠. 쉽게 얻기 힘든 것들을 저는 '트로트의 연인'을 통해 얻게 된 셈이죠."

 

◆ 아역 편견 벗었다고 생각하나

이세영은 그동안 영화를 통해 아역연기를 벗기 위한 예열작업에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작업이다. 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흥행 없이는 많은 사람에게 인지되기 쉽지 않은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드라마였다. '트로트의 연인'은 다행히 이세영의 아역 이미지를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울 기회를 만들어 줬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제 친구들이야 좋은 이야기를 당연히 해주지만 주변 다른 분들까지 이번 박수인 캐릭터 연기가 좋았다는 평가를 많이 해주시니까요.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이를 통해서 제가 아역 출신이 아닌 배우 이세영이 되어 가는 부분을 보여드린 것 같아 저 자신도 만족합니다."

이세영 스스로는 아역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버린 지 오래다.

"제가 81년 '뽀뽀뽀'를 시작으로 어린 나이에 연예가에 들어섰어요. 이후 아역을 해오다. 대장금으로 정점을 찍은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군가의 아역을 하는 것은 이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아역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자리 잡는 것이 너무 싫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노력해 왔죠. 여러 작품을 통해서요. 이렇게 하다 보니 지금은 부담감이 없어진지 오래됐어요. 누가 날 어떻게 보든 내가 했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배우

아역이미지의 부담을 벗어던진 이세영에게는 모든 부분의 연기들이 도전 대상이다. 다양한 직업군과 감정연기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특히 그는 액션 배우를 꿈꾸고 있다.

"도전해 보고 싶은 연기가 많아요.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감정연기. 저는 이 중에서 액션 연기를 가장 하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저는 아버지와 함께 각 나라의 액션영화를 끊임없이 봐 왔죠. 하지만 느낀 것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액션 여배우는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어요. 한국의 우마 서먼이 되겠습니다. 전쟁영화부터 중국 액션 스타일의 영화 등등 칼과 총을 쓰는 연기라면 다 해보고 싶어요(웃음)."

▲ 배우 이세영은 트로트의 연인 박수인 역을 통해 그동안의 아역배우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데 성공했다. [사진=KBS 2TV '트로트의 연인' 방송 캡처]

◆ 내 연기 내공은 50점. 확실한 연기철학 세웠어

나이는 어리지만 오랜 시간 해온 연기다. 그러나 이세영은 자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감정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세영은 본인의 연기 내공은 몇 점이냐는 질문에 50점에 불과하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연기 내공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모르겠어요. 굳이 점수로 따지자면 50점에 불과해요. 어릴 적부터 해오던 게 연기라 드라마나, 영화의 시스템을 알고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그걸 빼면 너무 많이 부족해요. 한번은 우는 연기를 하는데 저 혼자만 슬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작 제 우는 연기를 보는 이들은 슬퍼하지 않는 그런 상황을 느낀 적이 있어요. 당황했어요. 내 연기가 아직 계산이 필요할 정도로 부족하다는 소리였죠."

부족함이 이세영을 채찍질했다. 이를 채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이세영은 자신만의 연기철학을 세웠다.

"연기 철학을 세우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어요. '보는 사람들이 느끼는 연기를 하자'예요. 보는 사람들이 진실로 제 연기를 느낀다면 진정한 연기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선배들과 감독님, 작가님들의 조언을 얻을 생각이에요."

 

◆ 앞으로의 목표? 주연은 아직 아니야

마지막으로 이세영은 주연배우를 맡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 "아직은 아니다"는 의외의 답변을 남겼다.

"주연배우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솔직히 주연배우 욕심 안내는 배우가 어딨겠어요. 그러나 저는 아직 아니에요. 내가 큰 역할을 할수록 그만큼 책임이 필요하죠. 흥행의 부담감 같은 것이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경험을 쌓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당장 주연 같은 큰 역할 보다는 큰 작품에 출연해 연기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싶어요."

큰 역할보다는 큰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이세영의 이런 목표는 곧 이뤄질 듯하다. 내년 하반기 여러 훌륭한 작품들의 출연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후기]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이세영. 그를 더 이상 아역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실제 성숙미가 넘치는 외모와 연기로 보여준 그의 변신 능력,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행동까지. 그를 아직도 아역출신 배우라는 이미지를 놓고 본다면 큰 실례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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