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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틸리케호 2기 '대세' 중동파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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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틸리케호 2기 '대세' 중동파 주목해야 하는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03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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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근호·조영철 등 공격수 3명 중동클럽 소속…대기명단 포함 27명 중 7명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두번째 대표팀의 화두는 역시 '중동파'다. 대표팀 명단 22명과 대기명단 5명 등 전체 27명 가운데 7명이 중동클럽에서 뛰는 선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명단 22명과 대기 명단 5명 등 모두 27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대기 명단 5명 선수는 대표팀 명단에서 부상 등으로 공백이 생길 경우 발탁된다.

대표팀 명단 22명만 놓고 보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7명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중동파가 6명으로 두번째로 많다. 중동파의 세력(?)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공격진은 모두 중동클럽에서 뛰는 선수들로 채워졌다. 박주영(29·알샤밥)과 이근호(29·엘자이시), 조영철(25·카타르SC) 등 3명이 모두 공격수로 분류됐다.

또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지난달 A매치 2연전을 통해 처진 공격수로 활약했던 남태희(23·레퀴야)도 있다. 6명 가운데 4명이 득점력을 갖춘 선수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 직접 보고 판단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동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직접 부른 것은 그 역시 중동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동리그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미 한물 지난 선수들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 유럽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들이 현역 막바지에 들어서 거액의 몸값으로 중동에서 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동리그는 다른 아시아 리그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재 중동리그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점점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물밑 비호를 받으며 AFC 내 양대 축으로 성장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미 중동리그을 경험했다. 각 클럽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면 다른 아시아 리그는 물론이고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슈틸리케 감독이 단순히 이름값이나 다른 사람들의 정보만을 듣고 선수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이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최근 활약이나 정보를 듣는 것만으로는 그를 아시안컵에 부를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직접 불러 확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박주영에게 국한됐지만 모든 중동파 선수들에게도 적용되는 얘기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선입견 없이 '제로베이스'에서 선수들을 평가하겠다는 그의 방침이 흔들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 박주영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 소속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박주영은 이근호, 조영철 등과 함께 공격진에 포함된 중동파 선수가 됐다. [사진=알 샤밥 페이스북 캡처]

◆ 중동 A매치 2연전, 중동파에게 주어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이번 중동 2연전을 치르는 대표팀 K리그 선수들의 숫자는 4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해외 진출이 적은 골키퍼 포지션의 2명을 빼면 2명만 A매치에 참가한다는 의미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10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로 선수들을 소집한 뒤 곧바로 중동행 비행기에 오른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요르단전, 오는 18일 이란전을 치르게 된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는 계속 이어진다. 오는 15일과 16일에도 일정이 있다. 18일 이란 원정을 치르고 곧바로 돌아와도 22일 리그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는 23일에는 서울과 성남의 대한축구협회(FA)컵을 치러야 한다.

결국 먼 원정을 떠남에 있어서 K리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K리그 선수들의 차출을 최소화했다.

반면 중동파의 숫자를 늘린 것은 역시 중동에서 치르는 원정 2연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동에서 부르기가 편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바꿔 생각하면 중동파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지 못하게 한다면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테스트인 셈이다.

그런만큼 박주영과 이근호, 조영철의 발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매서울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요르단과 이란은 모두 만만치 않은 팀들이다. 요르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66위)보다 낮은 74위다. AFC 회원국 가운데 전체 다섯번째다. 이란은 51위로 AFC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모두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는 만큼 중동파 공격수들의 발끝 활약이 더없이 중요하다.

▲ 이근호가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중동 2연전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 카탸르 엘 자이시에서 뛰고 있는 이근호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 엘 자이시 페이스북 캡처]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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