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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대전, 다 바꾸고 이뤄낸 대반전 '승격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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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대전, 다 바꾸고 이뤄낸 대반전 '승격 드라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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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득점원 아드리아노 맹활약…AG 금메달 멤버 임창우 등 임대선수도 승격에 한 몫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대전이 1년만에 웃었다.

대전은 5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 경찰청과 FC 안양의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챌린지 경기가 1-1로 끝나면서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대전은 K리그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자동 승격하는 역대 최초의 팀이 됐다. 승강제는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지만 K리그 우승팀이 자동 승격한 것은 올 시즌부터 적용됐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 상무는 12위팀 강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했다.

대전은 지난 시즌 최하위로 강등됐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12위 강원에 승점 4 뒤진 승점 32였고 강등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11위 경남과 승점차는 5였다.

강등이 확정되자 대전은 눈물바다가 됐다. 31라운드까지 2승 10무 20패였던 대전은 32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5승 1무, 6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대반격을 했음에도 워낙 쌓아놓은 승점이 없었기에 역부족이었다.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된 뒤 1년만에 대전은 부활했다. 모든 것을 다 바꾸고 거둔 성과이기에 대전의 K리그 클래식 복귀는 더욱 값지다.

▲ 대전은 올시즌 K리그 챌린지 초반 12승 2무, 14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등 선두 독주를 이어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승리 뒤 서포터스 퍼플 크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대전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복덩이 아드리아노, 31경기 27골로 챌린지 지배

대전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에서 아드리아노(27)를 빼놓을 수 없다. 아드리아노는 31경기에서 27골을 넣으며 경기당 0.87골을 넣으며 K리그 챌린지를 지배했다.

5일까지 득점 순위에서 2위가 15골을 넣은 알렉스(26·강원)다. 무려 12골차가 난다. 2경기가 남은 시점이기 때문에 아드리아노의 득점왕은 사실상 확정됐다.

아드리아노는 개인기와 스피드, 골 결정력이 뛰어나 K리그 클래식에서도 통할만한 골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의 고공행진은 아드리아노가 있기에 가능했다.

아드리아노는 수원FC와 개막전부터 부천FC와 경기까지 6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개막 후 6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그는 이후 집중 견제의 대상이 되면서 4경기 이상 연속골을 넣지 못했지만 31경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19경기에서 득점을 올렸다.

지난 7월 13일 안양과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아드리아노는 유효슛 54개 가운데 절반을 골로 연결했을 정도로 득점 감각이 탁월하다.

▲ 대전의 올시즌 K리그 챌린지 우승 및 클래식 자동 승격에는 아드리아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31경기에서 27골을 넣으며 K리그 챌린지를 평정한 그는 일찌감치 K리그 클래식에서도 통할 선수로 평가받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기존 선수 대거 내보내고 신인급·임대 선수로 선수단 개편

대전이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선수단이었다. 재정의 어려움이 최소 1년, 길면 2~3년 또는 그 이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만 16명이나 나왔다.

선수단 규모를 47명에서 33명으로 줄인 대전은 자유계약과 이적, 임대 등을 통해 이광진(23), 안영규(25), 주익성(22), 송주한(21), 김종국(25), 김상필(25), 서명원(19) 등 젊은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했다.

임대 선수 가운데에는 22세 이하 대표팀 수비수로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임창우(22)도 끼어 있었다.

그 결과 평균 연령 24세의 젊은 팀이 됐다. 하지만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려진 한국축구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힘을 쓰지 못했듯이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이 있었다.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구심점이 필요했다. 이에 프랜차이즈 스타 김은중(35)을 플레잉 코치로 영입하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도록 했다. 김은중은 이후 서울과 제주, 강원, 포항 등을 거치며 지난 시즌까지 120골, 55도움을 기록한 대전의 레전드다.

이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졌다. 개막전에서 수원FC에 1-4로 졌지만 곧바로 5연승이 시작됐다. 2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12승 2무로 1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 시작됐다.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점 38을 쌓으며 올시즌 34경기를 치르면서 기록한 승점 66점의 절반 이상을 챙겼다.

이처럼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드리아노라는 외국인 선수 외에 젊은 선수들의 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영규와 송주한, 서명원, 임창우 등은 팀내 주전으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또 2012년까지 포항에서 뛰었다가 올시즌 대전에 합류한 김찬희(24)는 8골과 5어시스트로 아드리아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은중 역시 5월 24일 수원FC와 경기에서 골을 넣는가 하면 지난 1일 부천과 경기에서 도움을 올리는 등 35세 적지 않은 나이에 선수단에 힘을 보탰다.

▲ 대전은 아드리아노 외에도 팀내 두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김찬희 등의 활약으로 선두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대전은 선수단을 33명으로 대폭 줄이면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 평균 연령 24세의 젊은 팀으로 변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축구특별시 대전, 서포터스의 뜨거운 열정

1년 전 강등의 아픔에 눈물을 흘렸던 대전 팬들의 뜨거운 열정도 대전을 K리그 클래식으로 끌어올리는데 한몫 했다. 김은중 플레잉 코치의 대전 복귀도 서포터스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전 서포터스와 구단은 지난 몇 년 동안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골키퍼 최은성(43)을 방출하는 등 구단의 실망스러운 행태에 불만을 느끼고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김은중 플레잉코치를 영입한 뒤 팬들과 대전 구단 사이에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대전 구단 홈페이지에는 김은중 영입을 성사시킨 구단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글로 가득찼다.

대전 서포터스는 대전의 K리그 경기를 중계하는 한 방송사에 대해서도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대전을 춤추게 했다. 대전은 1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 1차 집계에서 평균 3445명의 관중이 들어왔고 13라운드부터 24라운드까지 2차 집계에서도 3584명을 기록, 2회 연속 가장 많은 관중수를 기록한 팀에게 주는 풀 스타디움상을 받았다.

▲ 대전의 승격은 서포터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축구특별시를 자처하는 대전은 올시즌 두차례나 풀 스타디움상을 받으며 K리그 챌린지의 인기 구단으로 거듭났다. 사진은 팀 승리 뒤 서포터스를 향해 환호하고 있는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조진호 감독 지도력과 구단의 노력도 원동력

대전의 지휘봉을 잡은 조진호(41) 감독의 뛰어난 지략도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막판 6경기에서 5승 1무를 이어가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잡았던 조진호 감독은 감독대행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올 시즌 팀을 부동의 선두로 올려놨다. 조진호 감독은 자신의 지도력을 인정받아 5월 K리그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조진호 감독의 특징은 다양한 포메이션이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지만 풀백 임창우를 미드필더로 이동시키는 등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포메이션을 짠다.

대전 구단 역시 K리그 챌린지 조기 탈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프런트 모두가 열악한 재정을 타개하기 위해 발로 뛰면서 지역 기업을 스폰서로 유치했다.

특히 대전의 프런트는 경영에만 힘을 쏟으면서 조진호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 전권을 맡겼다. 현장 일선과 프런트의 완벽한 분리는 시너지 효과가 났다.

또 전현직 구단 관계자와 스카우트, 감독이 모두 참여하는 선수선발위원회를 만들어 외부 입김에 흔들렸던 선수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등 선수단 개선에 힘썼다.

대전의 승격은 모든 것을 바꾼 결과였다. 구태를 버리고 새롭게 변신했다. 어떻게 해야 K리그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모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대전은 승격할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 유연한 전술 운용을 펼친 조진호 감독도 대전의 상승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사진은 지난 5월 감독상을 받은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는 조진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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