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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기적의 역전 피니시, 4번 최형우 '푸른 심장'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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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기적의 역전 피니시, 4번 최형우 '푸른 심장'이 뛰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0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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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2사 기적의 역전 2타점 끝내기…1회도 팀 첫 안타, 든든한 주장 '무게중심'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캡틴 라이온' 최형우(31·삼성)는 역시 4번 타자였다. 최형우가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팀을 구해냈다.

최형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5차전에서 9회말 2사 1, 3루에서 터진 끝내기 2타점 적시타로 넥센을 2-1로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은 물론이다.

이날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는 역대 한국시리즈 8번째 기록. 또 최형우는 포스트시즌에서 14개의 2루타를 만들어내며 통산 최다 타이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0-1로 끝날 수 있었던 경기를 2-1로 뒤집으면서 삼성 역시 2승 3패의 위기를 3승 2패로 뒤집으며 전인미답의 통합 4연패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삼성과 넥센은 6차전에서 윤성환과 오재영을 출격시킨다. 오재영이 3차전에서 호투했다고는 하지만 삼성에 약했기 때문에 삼성에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역전극이었다.

이날 삼성 타선은 넥센 선발투수 헨리 소사에게 묶였다. 1회말과 2회말에 2명의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삼성 최형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 중심타선 터지지 않는 상황서 고군분투

그 상황 속에서도 최형우는 4번 타자로서 고군분투했다. 박한이의 볼넷 이후 2사 1루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내 2사 1, 3루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최형우였다. 비록 이승엽의 좌익수 플라이로 이닝이 끝나긴 했지만 삼성의 첫 안타를 때려냈다.

3회말에는 채태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루 상황에서 소사의 초구를 받아쳐 장타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넥센 우익수 유한준의 그림과 같은 수비에 막혔다. 우중간으로 빠질 듯한 타구였지만 유한준의 러닝 캐치에 잡히고 말았다. 만약 최형우의 타구가 장타로 연결됐다면 이날 선취점은 삼성의 것이 됐을 것이다.

이 상황에 대해 최형우는 "오래간만에 잘 맞은 타구 2개가 나와 기분이 좋았는데 화가 많이 났다"며 "잡을 수가 없는 타구였는데 잡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6회말 삼진을 당한 최형우는 8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타수는 소사에서 조상우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약관의 조상우에게 최형우는 분명 넘기 힘든 벽이었다. 게다가 1점이 주는 과도한 부담감이 있었다.

최형우는 노련하게 이를 이용했다. 연속 볼 4개를 얻어내며 출루했다. 이승엽까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이어 나온 손승락이 다음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면서 무사 만루의 기회를 날린 것이 너무나 아까웠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삼성 최형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날린 뒤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스트라이크 하나면 끝나는 상황서 집중력 발휘

하지만 이렇게 끝날 최형우는 아니었다. 야마이코 나바로가 9회말 1사후 강정호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채태인이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2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줬다. 그 상황에서 최형우가 들어섰다. 자신이 아웃을 당하면 그대로 팀이 지는 것이었고 안타를 치면 최소한 동점을 나올 수는 있었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1-1 상황에서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공은 오른쪽 파울선을 살짝 벗어났다. 최형우의 타구에 순간 삼성 팬들은 들썩였다가 탄식에 잠겼고 넥센 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래도 최형우는 대담했다.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다시 한번 방망이를 돌렸다. 공은 똑같은 코스로 1루수 박병호의 옆을 꿰뚫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타구를 멋진 수비로 막아낸 유한준에게 굴러갔다. 그 사이 나바로는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김헌곤까지 홈으로 파고 들었고 홈 송구보다 더 빨랐다.

김헌곤의 득점이 인정되는 순간 최형우는 2루에서 팀 동료의 축하 세례를 받았다. 나바로는 감격에 겨운 듯 한참을 하늘을 올려보면서 승리의 기분을 만끽했다. 삼성 팬들이 몰린 3루 응원석은 떠나갈 듯 했지만 넥센 팬들이 운집해있던 1루 응원석은 적막에 잠겼다.

경기가 끝난 뒤 최형우는 공교롭게 유한준에게 공이 굴러간 것에 대해 "복수라기 보다는 그냥 이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웃었다.

이겼지만 최형우는 주장으로서 갖는 고충과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는 개인 성적보다 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 주장으로서 팀이 좋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감독님은 내가 살아야 다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모든 선수들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형우는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5차전을 계기로 분위기를 탔으니 6차전에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삼성 중심타선이 부진하다. 내가 설명할 부분이 아니다. 못 치려고 못 치는 것은 아니다. 집중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뿐"이라고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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