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7 11:30 (금)
[영화리뷰] 두 여성의 특별한 우정 '유아 낫 유'
상태바
[영화리뷰] 두 여성의 특별한 우정 '유아 낫 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09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정상의 피아니스트로 지내오다 잠시 활동을 쉬고 있던 케이트(힐러리 스웽크)는 멋진 변호사 남편과 근사한 집 등 남부러울 것 없는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친구들과의 파티에서 피아노 연주 도중 손가락 근육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서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

1년4개월 뒤 병세가 완연해진 케이트는 간병인으로 천방지축 가수 지망생 벡(에미 로섬)을 채용한다. 교수와 불륜관계이며 남자들과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자유로운 성격임에도 무대 공포증에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벡은 실수투성이라 모범적 간병인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케이트는 자신을 환자로 대하지 않는 벡의 생기발랄함에 빠져들고,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인 벡 역시 담담하게 불행과 마주하는 케이트를 보며 자신을 되돌아본다.

 

시련의 순간에 특별한 누군가를 만나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는 공감지수가 높다. 전신불구 백만장자와 자유로운 백수 간병인의 우정을 다룬 프랑스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2012)의 여성 버전 ‘유아 낫 유(You’re not You)’는 페미니즘, 성장영화, 버디무비로서 미덕을 골고루 갖췄다.

우아한 완벽주의자 케이트와 자유분방한 벡의 우정, 자신 및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영화는 아픔을 희망으로 연주한다. 무겁지 않고 오히려 밝다. 눈물을 강요하는 법 없이 담담하게 할 말을 전한다.

제작을 겸한 여배우 힐러리 스웽크는 루게릭병 환자 역을 역시나 그답게 소화한다. 뒤틀린 신체와 불분명한 발음은 사실적이며 감정을 절제했음에도 풍성한 연기는 영화의 전체 톤과도 앙상블을 이룬다. 점차 신체기능을 상실해가는 케이트가 벡과 손가락을 포갠 채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 등은 꽤 인상적이다.

 

반면 플롯과 연출력에선 아쉽다. 환자-간병인으로 만난 대조적인 두 여성이 깊이 교감하며 변화하는 주된 이야기가 불필요한 주변 캐릭터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 설정으로 인해 종종 방해받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변신을 꾀한 에미 로섬은 워낙 노래 잘하는 배우라 가수지망생 캐릭터엔 어울리는 듯하나 청순한 이미지가 강해 극 초반부 연기에서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든다.

‘유아 낫 유’는 미셸 와일드젠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북미 개봉 당시 뉴욕타임스, 스크린 인터내셔널, 시카고 선타임스 등 유수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다. 토니상 수상자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연극 프로듀서 출신 조지 C. 울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엔딩에는 에미 로섬이 작곡하고 부른 모던 록 ‘Falling Forward’가 흘러 귀를 붙든다. 1월22일 개봉.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