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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3전4기' 돌고돌아 제자리 찾는 곽주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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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3전4기' 돌고돌아 제자리 찾는 곽주영의 재발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12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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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삼성전 시즌최다 17점 폭발, 네번째 유니폼 입고 신인왕 출신 면모 보이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돌고 돌아 다시 한 번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곽주영(31·인천 신한은행)이 입은 프로 네 번째 유니폼은 어느 때보다 몸에 잘 맞는 듯하다.

곽주영은 1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삼성과 경기에서 37분 49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7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이날 크리스마스와 함께 신한은행 골밑을 지킨 곽주영은 자유투도 5개 모두를 넣으며 높은 슛 적중률을 기록했다. 이따금씩 상대의 공을 가로채며 흐름을 뺏기도 했다. 그의 활약 속에 신한은행은 삼성을 55-39로 꺾고 사흘 전 당한 석패를 설욕, 2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12월 주춤했던 득점력이 새해 들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이달 곽주영의 경기 당 평균득점은 11.5점. 올시즌 전체 평균득점인 7.38점을 무려 4점이나 웃돈다. 파워포워드로서 골밑 몸싸움을 담당하는 그는 득점력까지 키우며 팀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 곽주영(왼쪽)이 8일 여자프로농구 삼성전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포지션중복 어려움 딛고 다시 활짝 편 날개

데뷔 시절부터 존재감을 과시한 곽주영은 신인왕을 받을 정도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2003년 전체 1순위(1라운드 1번)로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은 그는 겨울리그에서 평균 9.65점 3.65리바운드 0.9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번(스몰포워드)부터 5번(센터)까지 넘나들며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됐다.

이후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2003년 여름리그에서 경기 당 17.60점 6.20리바운드 1.55어시스트를 올린 것.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팀의 에이스로 부상했다. 하지만 2004년 겨울시즌에서 경기 당 4.65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이듬해 KB스타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팀을 옮기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곽주영은 더 큰 벽 앞에 좌절하고 말았다. 2005시즌 KB스타즈에는 정선민(현 부천 하나외환 코치)과 신정자(구리 KDB생명)가 이미 포스트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었다.

이에 곽주영은 코트에 자주 들어서지 못했고 포지션도 애매해졌다. 외곽슛도 골밑슛도 모두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어로 전락했다. 2007년 겨울리그에서는 9경기, 2008~2009시즌에서는 3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처음 유니폼을 입었던 KDB생명으로 다시 이적했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결국 곽주영은 두 시즌 만에 신한은행으로 적을 옮겼고 이적 2년차인 2013~2014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경기 당 8.31점 4.37리바운드 1.6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2003년 여름리그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띄었다.

▲ 곽주영(왼쪽)이 11일 여자프로농구 삼성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밀착수비에 '고감도 슛' 장착, 경쟁력 키웠다

올시즌에도 팀 골밑을 든든하게 버틴 곽주영의 허슬 플레이는 생동감 넘쳤다. 크리스마스와 번갈아 골밑을 보며 루즈볼 다툼이나 리바운드,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는 그가 주전 자리를 굳히는 원동력이 됐다.

2014~2015시즌 팀이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장한 곽주영은 주전 센터 하은주의 부상 공백 속에서 그의 자리를 효과적으로 메우고 있다.

11일 삼성전에서도 그의 진가가 고스란히 재발견됐다. 스크린과 돌파, 미들슛, 골밑슛에서 강점을 보인 곽주영은 필드골 성공률이 무려 66.7%(6/9)에 달했다. 이날 올린 17점은 올시즌 본인의 한 경기 최다득점.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포인트가드를 연상케 하는 스틸 능력까지 장착했다. 2쿼터 신한은행이 역전을 시키는 과정에서 스틸 3개를 기록한 곽주영은 3쿼터에서도 김계령의 공을 가로채 직접 2점슛으로 연결했다. 상대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며 허점을 노린 것이 적중했다.

경기 후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곽주영 등 주전 선수들이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친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며 “김단비, 최윤아 등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데 올스타 휴식기 동안 잘 쉬면서 재정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외국인 선수 샌포드가 후반기에 합류한다. 빠른 시간 내에 팀에 융화될 수 있도록 착실히 훈련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데뷔시즌을 보냈지만 포지션 중복과 부진으로 세 번의 트레이드를 경험해야 했다. 네 번째 팀 신한은행에서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곽주영이 농구인생의 황금기를 다시 열 태세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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