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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진 빚 '골밑 헌신'으로 갚는 최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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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진 빚 '골밑 헌신'으로 갚는 최부경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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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리온스전 시즌 첫 더블더블, "민수형 몫까지 열심히 할 것"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그동안 부상과 부진이 겹쳐 팀에 미안했다. 오늘 경기를 전환점으로 삼고 더 좋은 플레이 보여드리겠다.”

14일 고양 오리온스전을 마치고 방송 인터뷰를 하는 최부경(26·서울 SK)의 얼굴이 한껏 상기돼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전해졌다.

프로 3년차를 맞은 최부경은 올 시즌 부상으로 예전만큼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9일 전주 KCC전에서 코뼈 골절상을 당한 후 경기력이 떨어졌고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지만 트라우마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자연히 골밑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당하기 전까지 11경기에서 평균 6.3점 4.5리바운드를 기록한 최부경은 지난해 11월 28일 복귀 후 14경기에서 평균 3.6점 2.9리바운드에 그쳤다. 무득점 경기도 세 차례 있었다.

▲ 최부경(뒤)이 14일 프로농구 오리온스전에서 장재석을 앞에 두고 공격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안면마스크 벗은 후 과감한 몸싸움 돋보여

하지만 최부경은 이후 3경기에서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3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10점을 올린 그는 이튿날 전자랜드전에서 6점으로 주춤했지만, 9일 쉬고 나온 오리온스전에서는 골밑에서 훨훨 날았다.

최부경은 14일 오리온스와 홈경기에서 35분 24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5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출장시간과 최다득점을 기록한 그는 더블더블도 처음으로 달성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그의 활약 속에 SK는 오리온스를 73-67로 이기고 5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상대 센터진이 약하기는 했지만 최부경은 골밑 자리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공을 향한 남다른 집중력으로 스틸과 리바운드에도 큰 공헌을 했다. 이승현과 트로이 길렌워터를 달고 들어가며 레이업슛을 넣은 그는 몸싸움에서 우위를 지켰다. 이날 최부경의 움직임은 거칠 것 없이 돌파했던 지난 두 시즌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최부경은 “몸싸움을 할 때 피하려고 하면 더 다치더라”며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더 부딪치며 허슬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부경은 4쿼터에만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는데, 그 중 네 번이 공격 리바운드였다. 이는 SK가 승부처에서 네 차례 공격 기회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말 안면 마스크를 뺀 뒤 수비에서 더욱 적극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 최부경(앞)이 지난해 12월 29일 프로농구 KCC와 원정경기에서 리버스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김민수에게 졌던 빚, 이제는 갚을 차례

SK는 최부경의 경기력 향상으로 골밑에서 저돌적으로 싸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민수가 발목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KCC전 도중 발목을 다쳤다.

최부경이 자리를 비웠을 때는 김민수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김민수는 탁월한 골밑 공격과 포스트업 수비를 갖춘 빅맨으로 SK가 상위권에 머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부경이 빠진 6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김민수는 경기 당 19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인 10.7점 5.1리바운드를 크게 넘는 수치였다.

자신이 코트에 없었을 때 김민수가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이제는 그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야 하는 최부경이다.

최부경은 “내가 부진했을 때 민수형을 필두로 상오형, 승리 등 다른 선수들이 분발해줘 우리팀이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수형이 빠졌으니 내가 형 몫까지 열심히 뛰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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