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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홀이 가른 양희영의 운명, 4연속 '코리아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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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홀이 가른 양희영의 운명, 4연속 '코리아 천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1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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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루이스 2타 앞서 혼다 LPGA 타일랜드 정상…이미림·김세영·박인비도 '톱10'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계 선수가 4연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한 대회만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의 몫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태극기를 가슴에 품은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다.

혼다 LPGA 타일랜드의 정상은 지난주 리디아 고에게 밀려 LPGA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했던 양희영(26·KB금융그룹)에게 돌아갔다.

양희영은 1일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 6584야드)에서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대회(총상금 150만 달러)를 15언더파 273타로 마쳐 세계 여자골프랭킹 3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2타차로 제치고 당당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한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2억4700만원)를 추가한 양희영은 시즌 상금 41만2358달러로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섰다.

이로써 양희영은 2013년 10월 20일 LPGA 하나와환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년 5개월만에 LPGA 2승째를 올렸다.

또 올해로 9번째로 열린 이 대회에서 창설년도인 2006년 한희원, 2013년 박인비(27·KB금융그룹)에 이어 우승을 차지한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혼다 LPGA 타일랜드대회에서는 청야니(대만)가 2011, 2012년에 2연패를 달성했고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2007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2009년), 미야자토 아이(일본, 2010년),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2014년) 등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15번홀 버디로 막은 양희영, 더블 보기로 무너진 루이스

이번 대회는 2라운드까지 루이스의 무대였다. 1라운드에만 6타를 줄인 뒤 2라운드에서는 무려 8타를 줄이며 14언더파를 기록하고 있었다. 양희영도 1, 2라운드에서 11타를 줄이며 맹렬하게 쫓아갔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루이스가 뒷걸음질치면서 양희영에게 기회가 왔다. 양희영은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면서 1타를 잃은 루이스와 격차를 1타로 줄였다.

루이스, 산드라 갈(독일)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라운딩을 시작한 양희영은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루이스가 3번홀 버디로 다시 앞서가는 듯 보였지만 5번홀 보기로 양희영과 공동선두가 됐다. 양희영은 6, 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면서 7번홀 버디에 그친 루이스를 한 타 앞서며 전반 9개홀을 마쳤다.

양희영은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버디를 기록, 루이스를 2타차로 따돌렸지만 14번홀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14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버디를 성공시킨 루이스와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이쯤 되면 양희영이 부담을 느끼고 무너질 수 있었고 루이스가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15번홀에 운명을 갈랐다. 양희영이 15번홀을 버디로 막아내며 한숨을 돌린 사이 루이스가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3타차로 벌어졌다.

양희영이 16번홀 보기를 기록하면서 다시 2타차로 좁혀졌지만 17번홀을 무사히 파로 막아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마지막 고비는 18번홀이었다. 양희영의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버린 것. 하지만 역시 루이스의 두번째 샷 역시 벙커에 들어가면서 양희영에게 유리해졌다.

양희영은 세번째 샷을 온그린시켰지만 루이스의 세번째 샷은 그린이 안착되는 듯 보였지만 내리막 경사를 따라 굴러가면서 크게 벗어났다. 여기서 이미 승부는 결정이 났다.

루이스와 양희영은 나란히 투 퍼트로 파로 막아냈다. 양희영은 마지막 우승 퍼팅을 성공시키는 순간 한국 선수들의 맥주 축하세례를 받으며 기쁨에 흠뻑 젖었다.

◆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인드

리디아 고를 포함해 한국계 선수들은 올시즌 LPGA 네차례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특히 양희영은 지난주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준우승에 이어 시즌 첫 승을 거둬 이 대회를 건너뛴 리디아 고를 제치고 레이스 투 CME 글로브에서 선두로 도약했다.

한국 선수들의 거침없는 LPGA 질주는 강인한 정신력에서 비롯된다. 양희영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14번홀 위기를 15번홀에서 만회한 덕분이었다.

2타로 앞선 상황에서 14번홀 보기로 버디를 성공시킨 루이스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면 순간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흔들린 쪽은 루이스였고 양희영은 침착하게 자신의 경기를 펼쳐갔다. 루이스는 상승세를 탄 김에 15번홀을 욕심내다가 더블 보기로 무너졌고 양희영은 자신만의 라운딩을 펼치며 버디를 낚아내 순식간에 3타차로 벌어졌다. 15번홀이 사실상 분수령이었다.

양희영은 16번홀 보기로 흔들릴 뻔 했지만 만만치 않은 17번홀 파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루이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희영은 18번홀 벙커에 빠지는 위기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며 파로 막아냈다.

정상권에 가까운 한국 선수들이 많은 것도 LPGA 질주의 원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미림(25· NH투자증권)과 김세영(22·미래에셋), 박인비가 10위권에 들며 모두 4명의 선수가 톱10에 진입했다.

이미림은 이날 3타를 줄이면서 13언더파 275타로 루이스, 청야니와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고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첫 승을 기록한 김세영은 무려 7타를 줄이면서 공동 15위에서 공동 5위까지 뛰어올랐다.

박인비 역시 7타를 줄여 공동 21위에서 공동 7위로 급상승했다.

이들 외에도 중상위권에 많은 한국 선수들이 포진했다. 이일희(27·볼빅)와 유선영(29·JDX멀티스포츠)이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3위가 됐다.

1, 2라운드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김효주(20·롯데)는 3라운드 3타를 줄인데 이어 4라운드에서도 2타를 줄이며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며 신지은(23·한화)과 함께 공동 23위에 자리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4위로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었던 신지은은 샷이 크게 흔들리면서 3타를 잃은 것이 아쉬웠다.

올시즌 LPGA 대회에서 4연속 우승을 이뤄낸 한국계 선수들은 오는 5일부터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 클럽에서 벌어지는 HSBC 여자 챔피언스 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까지 우승할 경우 5연속 우승뿐 아니라 2009년 신지애(27) 이후 6년만에 정상에 오르게 된다.

■ 역대 한국(계) 선수 LPGA 우승 현황

연도 승수 선수명 승수 우승대회명
1988 1승 구옥희 1승 스탠더드레지스터
1994 1승 고우순 1승 도레이재팬퀸스컵
1995 1승 고우순 1승 도레이재팬퀸스컵
1998 5승 박세리 4승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 자이언트이글클래식
펄신 1승 스테이트팜레일클래식
1999 6승 박세리 4승 숍라이트클래식,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
삼성월드챔피언십, 페이지넷챔피언십
김미현 2승 스테이트팜레일클래식, 벳시킹클래식
2000 2승 박지은 1승 캐시아일랜드그린스닷컴클래식
김미현 1승 세이프웨이챔피언십
2001 7승 박세리 5승 유어라이프바이타민스클래식, 롱스드럭스챌린지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 브리티시여자오픈, 아플락챔피언십
박지은 1승 오피스디포챔피언십
박희정 1승 윌리엄스챔피언십
2002 9승 박세리 5승 LPGA챔피언십, 오피스디포챔피언십, 벳시킹챔피언십
모빌토너먼스오브챔피언십, CJ나인브릿지클래식
김미현 2승 자이언트이글클래식, 웬디스챔피언십
박지은 1승 시스코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박희정 1승 빅애플클래식
2003 7승 박세리 3승 세이프웨이핑, 칙필에이채리티챔피언십,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
한희원 2승 웬디스챔피언십, 빅애플클래식
박지은 1승 미켈롭라이트
안시현 1승 CJ나인브릿지클래식
2004 5승 박지은 2승 나비스코챔피언십, CJ나인브릿지클래식
박세리 1승 미켈롭울트라오픈
한희원 1승 세이프웨이클래식
김초롱 1승 롱스드럭스챌린지
2005 8승 강지민 1승 코닝클래식
김주연 1승 US여자오픈
이미나 1승 BMO캐나다여자오픈
장정 1승 브리티시여자오픈
강수연 1승 세이프웨이클래식
한희원 1승 오피스디포챔피언십
이지영 1승 CJ나인브릿지클래식
김초롱 1승 미첼컴퍼니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2006 11승 김주미 1승 SBS오픈
이미나 1승 필즈오픈
임성아 1승 플로리다스내추럴채리티챔피언십
김미현 2승 진클럽스앤드리조트오픈,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한희원 2승 코닝클래식, 혼다LPGA
이선화 1승 숍라이트클래식
박세리 1승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장정 1승 웨그먼스LPGA
홍진주 1승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2007 4승 김미현 1승 셈그룹챔피언십
김영 1승 코닝클래식
박세리 1승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이선화 1승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2008 9승 이선화 2승 긴트리뷰트, P&G뷰티NW아칸소챔피언십
지은희 1승 웨그먼스LPGA
박인비 1승 US여자오픈
오지영 1승 스테이트팜클래식
신지애 3승 브리티시여자오픈, 미즈노클래식, ADT챔피언십
김인경 1승 롱스드럭스챌린지
2009 12승 신지애 3승 HSBC위민스챔피언스, 웨그먼스 LPGA
P&G뷰티 NW아칸소챔피언십
오지영 1승 사이베이스클래식
김인경 1승 스테이트팜클래식
이은정 1승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지은희 1승 US여자오픈
허미정 1승 세이프웨이클래식
최나연 2승 삼성월드챔피언십,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송보배 1승 미즈노 클래식
미셸 위 1승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010 10승 서희경 1승 KIA클래식
박세리 1승 벨마이크로클래식
유선영 1승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최나연 2승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하나은행 챔피언십
신지애 2승 에비앙 마스터스, 미즈노 클래식
미셸 위 1승 캐나다 여자오픈
강지민 1승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김인경 1승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011 3승 유소연 1승 US여자오픈
최나연 1승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박희영 1승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2012 9승 유선영 1승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나연 2승 US여자오픈,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박인비 2승 에비앙 마스터스,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유소연 1승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
리디아 고 1승 캐나다여자오픈 *아마추어
신지애 2승 킹스밀 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
2013 11승 신지애 1승 호주여자오픈
박인비 6승 혼다 LPGA 타일랜드,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노스텍사스 슛아웃
웨그먼스LPGA챔피언십,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US여자오픈
이일희 1승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박희영 1승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리디아 고 1승 캐나다여자오픈 *아마추어
양희영 1승 하나외환챔피언십
2014 16승 미셸 위 2승 롯데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리디아 고 3승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마라톤 클래식,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박인비 3승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이미림 2승 마이어 LPGA 클래식, 레인우드 LPGA 클래식|
유소연 1승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김효주 1승 에비앙 챔피언십
허미정 1승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
백규정 1승 하나·외환 챔피언십
이미향 1승 미즈노 클래식
김초롱 1승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015 4승 최나연 1승 코츠 골프 챔피언십
김세영 1승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리디아 고 1승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양희영 1승 혼다 LPGA 타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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