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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팔 내린 심수창, 마지막 불꽃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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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팔 내린 심수창, 마지막 불꽃 태운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0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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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화전 3.2이닝 무실점, 최고 구속 147km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심수창(34·롯데)이 투구폼까지 바꾸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심수창은 19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한화전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2이닝 동안 46개를 던지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 이상화가 1회 투구 후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되며 2회 갑자기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한 타자 한 타자를 침착하게 돌려세웠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다.

선발투수가 무너질 경우 롱릴리프로 나서 불펜진에 숨통을 틔어 줄 기대감을 품게 하는 투구내용이었다. 5선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도 손색이 없는 ‘깔끔투’였다.

▲ 프로 11년차인 심수창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은 9.15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벼랑 끝 선택, 스리쿼터 

심수창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롯데로 이적했다. 넥센 시절 자신을 아꼈던 김시진 감독, 정민태 코치와 재회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11경기 19.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9.15에 달했다.

사직이 아닌 상동 마운드에서도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는 퓨처스리그에서도 지난해 1승2패 평균자책점 6.5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대로라면 미래는 없었다. 결국 그는 이용훈 코치와 상의한 끝에 팔 높이를 내리기로 결심했다. 스리쿼터였다.

오버핸드스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 팔각도가 올리기도 한다. 사이드암인 임창용(삼성)이 돌연 팔을 높여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상대 타자들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투구폼 변화에 당황하며 타이밍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시도는 성공적이다. 심수창은 전날 경기에서 한 번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매 이닝 안타는 맞았지만 모두 단타였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1일 사직 LG전에서 142km에 불과했던 구속도 일주일 만에 5km나 끌어올렸다.

◆ 경험서 절대 우위, 5선발도 가능하다 

▲ 팔 높이를 내린 심수창이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시범경기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중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의 선발은 지난 시즌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송승준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바뀐다. 장원준이 두산으로, 쉐인 유먼이 한화로, 크리스 옥스프링이 케이티로 떠났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가 송승준과 함께 3선발을 구성한다.

4,5선발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SK를 상대로 5이닝 1실점한 홍성민이 일단 눈에 띈다. 군복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조정훈도 상황에 따라 로테이션에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정민, 이상화, 이인복 등도 후보군이다.

심수창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는 LG에서 뛰던 2006년 선발로 풀타임을 뛰며 두자릿수 승수(10승)를 기록한 경험이 있다. 통산 이닝도 668.2이닝으로 조정훈(382.1이닝), 홍성민(140.2이닝), 이상화(72이닝) 등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그는 야구 실력보다는 외적인 요소로 주목을 받아왔다. 연예인과 비교해도 뒤질 것 없는 잘 생긴 외모로, 2011년 8월 LG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지 일주일 만에 선발 최다 연패(18연패)를 끊고 가진 ‘눈물의 인터뷰’로 말이다.

프로 11년차. 이제는 야구로 보여줄 때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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