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4경기 내리 지며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최다연패에 빠진 FC서울이 벼랑 끝에서 변화를 택했다. 그간 스리백을 고수했던 최용수 감독이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울산 현대를 맞아 포백을 들고나왔다.
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2020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8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졌다. 5연패다.
김호영 수석코치를 영입한 뒤 나선 첫 경기였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포메이션.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유지했던 3-3-2-2 대신 4-1-4-1 전형으로 출격했다. 올 시즌 서울이 포백을 사용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원식이 고광민-김주성-김남춘-윤종규 포백을 보호하고 주세종과 알리바예프가 공 운반에 힘썼다. 최전방의 박주영을 도울 좌우 날개로 수비력을 갖춰 사이드백으로도 뛸 수 있는 김진야, 고요한을 세웠다.
올 시즌 앞서 치른 7경기에서 17골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울산이다. 반면 서울은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2골을 헌납하며 수비가 흔들렸다.
객관적인 전력 차를 인정하고 실리적인 선수 구성으로 맞섰다. 오스마르가 부상으로 빠진 뒤 미드필더진의 공격 전개 효율성이 떨어졌고, 수비 가담 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그간 측면 공간 노출이 큰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구성이었다. 올 시즌 6. 5경기씩 뛰며 중용됐던 이적생 듀오 한찬희-한승규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전반적으로 수비에 중점을 뒀다.
전반 45분 동안 울산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유효슛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의 간헐적인 역습을 저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박주영의 프리킥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전반 슛 개수 3-5로 밀렸다.
고요한과 김진야는 측면에서 끈질긴 수비로 울산의 공격에 훼방을 놓았다. 김원식은 주세종, 알리바예프와 달리 수비에 집중하며 수비에 안정감을 실었다.
하지만 후반 17분 주세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후 울산의 공세에 휘둘렸고, 설영우 대신 교체 투입된 비욘 존슨에 헤더 결승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최용수 감독은 이후 한 차례 강력한 슛으로 골대를 때린 고요한을 빼고 김한길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큰 틀은 그대로 유지했다.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격 숫자가 부족했고, 좀처럼 효율을 높이지 못했다.
주세종이 빠진 뒤 파이널 서드 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압박의 강도가 느슨해졌고, 계속 공간을 내줬다. 경기 막바지 에너지 레벨에서 큰 차이가 났다. 유상훈의 선방과 울산의 슛이 골대에 맞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질 수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측면을 봉쇄하기 위한 포백 변화는 나쁘지 않았다. (주세종) 퇴장 이후 무너졌다.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승리라는 결과로 분위기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더 인내하고 우리의 힘으로 반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평소와 다른 임무를 부여받았던 김진야, 김원식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김원식이 처음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나쁘지 않았다. 김진야도 젊은 선수로서 팀의 연패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 모두 나쁘지 않았다"고 치켜세웠다.
포백 전환 가능성을 봤지만 동시에 과제도 떠안았다. 서울은 오는 27일 올 시즌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에서 경기한다. 인천전에는 어떤 전형과 선수 조합을 가지고 나올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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