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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 '정말 국가대표 데뷔 맞아?' [SQ모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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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 '정말 국가대표 데뷔 맞아?' [SQ모먼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09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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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정말 태극마크를 처음 단 이가 맞나 싶다. 송민규(21·포항 스틸러스)가 고양종합운동장을 찰나에 외마디 감탄사로 둘러싸이게 만들었다.

송민규는 9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U-23 대표팀) 간 친선경기 1차전에 선발 출전, 후반 4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에 앞장섰다. 

K리그 명문 유스클럽을 거친 것도 아니고, 앞서 연령별 대표 경험도 없는 그가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자마자 관록의 형님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제 기량을 뽐냈다.

후반 4분 개인능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당당히 등번호 7을 꿰찬 채 스타팅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송민규는 전반 초반부터 상대 진영에서 반칙성 플레이를 유도하며 활개를 쳤다. 전반 30분에는 윤종규의 크로스에 머리를 대며 유효슛을 기록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골키퍼 조현우를 위협하더니 이윽고 페널티아크부터 발재간으로 수비 4명을 허수아비로 만들고는 정확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이 연속된 두 플레이로 올림픽 대표팀이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전반 강한 전방압박으로 A대표팀을 몰아세웠지만 점차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가던 중 송민규가 충격파를 낳은 셈이다.

정식 A매치는 아니나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고 처음 나선 경기가 맞나 싶을 만큼 침착했다. 무관중경기로 관중은 없었지만 취재진을 비롯해 장내 자리한 많은 이들의 외마디 감탄을 불러일으킨 플레이였다.

강점인 신체 균형과 발재간을 뽐낸 골 장면이었다.
송민규는 생애 첫 국가대표 데뷔전이 맞나 싶을 만큼 침착했다.

송민규 득점 이후 올림픽 대표팀 경기력이 살아났다. 동료들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경쟁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을 터다.

송민규는 올 시즌 혜성 같이 등장했다. 지난 두 시즌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리그 24경기에서 10골 5도움을 기록하며 국내 공격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득점 공동 5위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다.

키 179㎝ 공격수로서 압도적인 신장은 아니지만 신체 균형이 좋아 웬만한 몸싸움에는 넘어지지 않는다. 몸으로 버티는 힘이 좋은 데다 발재간도 좋고 온 몸을 무기로 득점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 득점 역시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한 결과다. 흡사 황희찬(RB 라이프치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겸손함은 잃지 않되 포부는 당당히 외친 송민규다. 김학범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의 부름에 응하며 도쿄 올림픽 출전 열망을 드러냈는데, 첫 경기부터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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