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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스포츠스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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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스포츠스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 구자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27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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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구자영 칼럼니스트]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스런 가운데 한국도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로운 역사의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을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산업화는 상당 부분 따라 잡았으나 민주화가 못 미친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즉, 특혜받는 사람들의 책임 유무에서 차이가 온다고 본다. 

옥스퍼드 사전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책임을 수반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특혜와 책임은 동전의 안팎이다. 책임 없는 특혜는 없다. 특혜를 받은 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 특혜만 챙기는 이들의 수명은 너무 짧다. 그들이 끝나는 자리에는 대개 질타와 분노가 자리하게 마련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상류사회를 형성한다. 한국에는 고위층은 있는데 상류사회가 없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가 덜하다.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나누는 삶을 실천 중인 대표적인 스포츠스타다. [사진=장미란재단 제공]

스포츠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스포츠스타는 우승 상금과 광고, 스폰서십 등으로 막대한 부를 형성하고 윤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한데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클레이튼 커쇼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은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호날두는 2010년 아이티 지진 재해복구를 위해 3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구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손길을 내민다. 메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재단을 통해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UN 홍보대사 활동도 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투수 커쇼는 비시즌 기간 직접 아프리카를 방문, 가난과 질병에 신음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다. 

이들은 왜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사회 곳곳에 공헌하는 것일까.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사회 구성원이란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셋 말고도 수많은 스포츠스타들이 병원과 학교를 설립하고, 지구촌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갖는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상황이 혼잡해진 뒤 많은 스포츠스타들이 바이러스 극복을 위해 기부하는 모습이 울림을 준다. 

한국 스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박지성은 한국과 동남아시아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경기를 벌여왔다. 최경주 프로는 자선재단을 설립, 우수한 선수 발굴과 육성에 힘쓰고 있다. 장미란도 장미란재단을 만들고 국내 기업들과 함께 꿈나무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외국의 슈퍼스타들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한국에서도 점차 공헌 문화가 자라잡는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런 실천은 다음 세대가 배울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형편이 어려운 유망주가 이들의 도움으로 기량 향상에 집중해 스타가 되면 향후 사랑을 내리는 이상적 그림 말이다. 어마어마한 부를 축척하고도 오직 자신만 아는 선수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터다. 

골프 꿈나무 육성에 앞장서는 최경주재단. [사진=최경주재단 제공]

언급한 스타들은 전 국민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속에 자랐고, 사회적 리더가 된 이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음주운전, 폭력, 탈세, 성문제 같은 비도덕적·비윤리적 삶을 살아가는 스타들도 있다. 우수한 기량과 상품성을 지니고도 절제력이 부족해 선수 생명이 단축되거나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경각심과 책임감이 절실한 이들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기관, 단체도 함께 할 의무가 있다.

하나보다는 둘이 효과적이다. 소수보다는 단체가 영향력이 크다. 현역 스타와 은퇴선수의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관·단체 등이 연계 활동을 펼칠 수 있다면 효과는 갑절이 될 것이다. 관 주도로 참여를 유도하면 최상급 이 아닌 선수들의 참여도 활발해질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스포츠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지속적인 확대는 필수다. 

구자영(연세대학교)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스포츠문화연구소 운영위원
-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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