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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⑭] '오뚝이' 오연지, 한국복싱 간판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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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⑭] '오뚝이' 오연지, 한국복싱 간판 '나야 나'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20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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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33개 정식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톱10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Q(큐)는 대회 전까지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송출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올림픽 복싱은 초창기 남자부 5체급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남자부 10체급으로 확대된 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선 여자부 3체급이 신설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여자부 2체급이 늘고, 남자는 2체급 줄었다.

우리나라는 1988 서울 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처음으로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꾸준히 은메달과 동메달은 나왔지만, 금맥은 서울 대회를 마지막으로 끊겼다.

2000년대 들어 위기감이 고조됐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고, 2008년 베이징에서 동메달 1개, 2012년 런던에서 은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지역예선을 한 명도 통과하지 못했다. 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 중 한 명이 도핑에 걸리는 바람에 함상명이 와일드카드로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는 행운이 따랐지만 16강에서 탈락해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선 여자복싱에 기대를 건다. 라이트급 오연지(31·울산시청), 페더급 임애지(22·한국체대)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출전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여자복싱 간판 오연지가 삼수 끝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대표팀 목표는 여자복싱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남자부는 지역예선에서 전원 탈락한 데다 패자부활전 격인 세계예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취소돼 한 명도 도쿄 땅을 밟지 못하게 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삼수 끝에 개인 첫 올림픽 본선 진출 꿈을 이룬 오연지가 강력한 메달 후보다. 명실공히 한국 여자복싱 간판인 오연지는 지금껏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운동해왔다.

오연지는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대회가 취소되기 전 2019년까지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2011년 여자복싱이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그 누구도 오연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의 경력을 돌아보면 자연스레 오뚝이가 연상된다.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올라섰다. 국내에 적수가 없는 그지만 올림픽으로 오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오연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석연찮은 판정 속에 패해 출전이 무산됐다. 당시 오연지의 소속팀 인천시청 코칭스태프는 울분을 참지 못해 링에 올라가 항의하다 징계를 받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제패한 그의 다음 목표는 단연 올림픽 포디움에 오르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방황던 그는 이내 다시 일어섰다.

2015년과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 2연패를 달성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까지 획득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로 도약했다. 지난해 3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선 결승전까지 4경기 모두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복싱의 살아있는 역사로 경험이 풍부한 오연지에게도 올림픽은 낯선 무대다.

런던 대회 때는 국내 선발전에서 미끄러졌고, 리우 대회 지역예선에선 편파판정 희생양이 됐다. 2전3기 끝에 올림픽 링에 오르게 된 그는 "도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진다.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캐나다 여자복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1월 한국 복싱 대표팀 첫 외국인 여성 지도자로 가세한 아리안 포틴 코치다.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한순철 코치는 "오연지가 포틴 코치와 함께 훈련하면서 테크닉과 스피드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여파로 최근 1년 동안 국제대회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관계자들은 워낙 경험이 풍부한 오연지라 문제 될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를 정복한 그가 이제 세계 제패를 바라보고 있다. 위기의 한국 복싱을 구하기 위한 펀치를 날릴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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