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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대표 "올림픽 정신 훼손, 대대적 쇄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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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대표 "올림픽 정신 훼손, 대대적 쇄신하겠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7.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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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2020 도쿄올림픽 중계 중 거듭 논란이 된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 사용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26일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연 박성제 사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23일 밤, 올림픽 개회식 중계 도중 각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와 관련해 대단히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이 방송됐다. 25일에는 축구 중계를 하면서 상대국 선수를 존중하지 않은 경솔한 자막이 전파를 탔다"며 중계 관련 논란을 인정했다.

 

[사진=MBC 제공]
[사진=MBC 제공]

 

그러면서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MBC는 지난 23일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넣고, 아이티 소개에서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표현해 국내 시청자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24일 사과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지만 하루 만인 25일 열린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 마리우스 마린이 자책골을 넣자, 전반전이 끝난 뒤 광고 영상 중 '고마워요 마린'이란 자막을 노출해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주말은 제가 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다"고 밝힌 박성제 사장은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전했다.

 

[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이어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도 나서겠다.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인류 보편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과 성평등 인식을 중요시하는 제작 규범이 체화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제 사장은 이날 회견 도중 세 차례 허리 숙여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국가에 대한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대사관을 통해 사과를 전한 상태다"라며 "대부분의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재택근무 중이기에 메일로 보냈다. 다만 아이티 대사관은 국내에서 이미 철수했기 때문에 아직 전달하진 못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외신들에게도 추후 사과문과 영상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MBC는 지난 1월, '비용절감'을 이유로 본사 스포츠국을 기획 조직 중심으로 개편하고 제작 인력을 자회사인 MBC플러스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논란과의 연관 관계에 대한 질문에 박성제 사장은 "MBC 조직 개편을 하면서 변화가 있긴 했으나 문제의 원인은 아니다"라며 "1차적인 정밀 조사를 해서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견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4단계 상황 중에 치러졌으며, 발열 확인과 마스크 착용 등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30명 이상의 취재진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송가에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방역 측면의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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