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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원더골, 알고도 당하는 '명품 양발' 가치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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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원더골, 알고도 당하는 '명품 양발' 가치 [EPL]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0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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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발 끝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을 넘어 세계정상급 능력으로 끌어올린 그의 골 장면이 찬사를 받고 있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2골 1도움 활약하며 팀에 3-1 승리를 견인했다.

손흥민 커리어에 길이 기억될 날이었다. 리그 18,19호골을 작렬한 그는 차범근(69)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넘어섰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1일  레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팀에도 더 없이 중요한 경기였다. 34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토트넘은 19승 4무 11패, 승점 61로 4위 아스날(승점 63)을 바짝 쫓고 있다. 오는 13일 맞대결을 앞두고 격차가 더 벌어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토트넘엔 에이스 손흥민이 있었다. 전반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해리 케인의 선제 헤더골을 도운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후반 15분 데얀 클루세브스키가 중앙으로 몰고 들어오자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들어 기회를 잡았다. 상대 수비의 템포를 뺏는 터치 이후 골키퍼까지 속이는 감각적인 왼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리그 18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36년 전(1985~1986 독일 분데스리가) 차 전 감독과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한국 축구 선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 17골을 넘어섰다. 

두 번째 골은 축구 팬들과 동료, 세계 축구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후반 34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공은 건네받은 손흥민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반대편 골문을 바라보고 왼발 감아차기 슛을 날렸다. 손흥민의 전매특허 중 하나로 상대도 뻔히 알고 있었으나 당할 수밖에 없는 환상적인 궤적으로 골문 측면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17골)를 제친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2골)를 3골 차로 쫓았다. 4경기를 남긴 현재 20골과 득점왕 도전도 여전히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상대 수비를 속이는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드는 손흥민(흰색 유니폼). [사진=AP/연합뉴스]

 

토트넘 입성 후 리그에서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 19골 7도움을 기록한 그는 도움 3개만 더하면 EPL 역사 최초 3년 연속 10(골)-10(도움)을 기록하는 선수로 등극한다.

손흥민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모두 헤더를 꼽을 것이다. EPL 89골 중 헤더는 단 4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주발이 무의미할 정도로 정확하고 파괴력 있는 양발 슈팅 덕분이었다.

EPL에서 오른발로 48골, 왼발로 37골을 넣었다. 올 시즌엔 주발인 오른발(8골)보다 왼발(11골)로 많은 골을 장식했다. 이날도 모두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컵에서 넣은 3골도 모두 왼발로 만들어냈을 만큼 중요한 순간 상대 수비와 골키퍼를 헷갈리게 하는 왼발 능력은 그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오른발 슛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리면 왼쪽으로 치고 나가고 반대의 경우에도 똑같이 당하기 일쑤다. 돌파를 막기 위해 간격을 벌리고 지키면 강력한 대포로 철퇴를 맞는다.

특히 레스터를 허망하게 만든 두 번째 골은 손흥민의 가장 큰 무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 골로 경기 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화제가 됐다. 뒤에서 손흥민의 골을 지켜보던 호이비에르는 머리를 감싸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경기 후반 교체 아웃되며 안토니오 콘테(오른쪽) 감독의 축하를 받는 손흥민. [사진=AP/연합뉴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손흥민이 레스터를 상대로 터트린 세계적인 골은 동료인 호이비에르의 엄청난 반응을 만들어냈다”며 “그는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펼치는 동안 충격을 받았다”고 조명했다.

앞서 손흥민이 2020년 12월 아스날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골을 터뜨렸을 때도 호이비에르는 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의 골은 동료들까지도 얼어붙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는 것이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을 극찬했다. 경기 후 “난 손흥민을 꼭 안아줬다. 그는 환상적인 골을 터트렸다. 우리는 훌륭하고 환상적인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고 적장인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 감독도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과 케인은 세계적인 레벨에 있는 선수들이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또한 두 번째 골에 대해 “이 세상의 골이 아니었다. 그의 왼발에서 공이 떨어지는 순간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느껴졌고 그대로 이뤄졌다”며 “멀티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4위를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은 건 단 4경기. 토트넘은 오는 8일 리버풀을 만난 뒤 13일 아스날과 격돌한다. 이후 15일 번리, 23일 노리치 시티를 끝으로 리그 일정을 마무리한다. 아스날은 8일 리즈 유나이티드, 1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23일 에버튼을 상대한다. 일정에선 다소 토트넘에 비해 유리한 게 사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얻을 수 있는 마지노선 4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아스날전 승리가 필수적이다. 손흥민의 양발이 다시 한 번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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