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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홈런 신기록 -1' SSG 최정, 성실함으로 빚은 20년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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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홈런 신기록 -1' SSG 최정, 성실함으로 빚은 20년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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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저도 해외를 갔다 와서 했으면 떳떳할 텐데… 정말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이승엽 감독님을 넘어섰다고 해도 그게 넘어선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덤덤합니다.”

KBO리그 통산 467호 홈런을 터뜨린 최정(37·SSG 랜더스)은 경기 후에도 크게 기쁜 내색을 보이진 않았다. 기쁘지 않은 건 아니다. 평소에도 홈런을 때리고 조용히 그라운드를 돌던 ‘최정다운’ 모습이었을 뿐이다. 그는 “정말 설레고 이 생각은 쉬는 날만 좀 누리겠다”고 했다.

최정은 이제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KBO리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섰다. 이제 1개만 더 치면 그는 홈런으로 KBO리그의 새 역사가 된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면서 KBO리그 통산 467개의 홈런을 날렸고 마침내 최정이 따라잡았다.

1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 말 2사 SSG 최정이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 말 2사 SSG 최정이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정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KIA(기아)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3-4로 뒤진 9회 2사 후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에게 좌중간 넘어가는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9호이자, KBO리그 통산 467호 아치였다. 200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SSG 전신) 유니폼을 입고 2005시즌 5월 1군에 데뷔해 20번째 시즌 만에 해내 대기록이다.

20년 동안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쳐야 가능한 기록. 그는 이제 홈런 1개만 추가하면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세운다. 성실한 자기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홈런을 때린 날에도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딱 한 번만 본다고 한다. “계속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 기분을 딱 느끼고 끝낸다”고 한다. 들뜨지 않고 꾸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최정은 지금까지 홈런왕에 3번이나 올랐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 자신이 ‘홈런타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홈런이 잘 나온 거라고만 생각했다”고 했다. 스스로 홈런이 잘 나온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2시즌.

최정이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KIA(기아)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6-4로 승리한 후 취재진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그는 “스윙 메커니즘이 완전히 달라진 걸 느꼈다. 그때부터 공이 뜨기 시작하면서 멀리 잘 나갔다”고 했다.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은퇴)에게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때린 게 계기였다. 최정은 “그때까지 밀어 쳐서 (펜스를) 넘긴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근데 그때 제가 쳐보지 못했던 느낌으로 홈런이 됐고 연습을 했는데 그때부터 공이 뜨면서 멀리 나갔다”고 돌아봤다. 최정은 2016·2017·2021시즌 홈런왕으로 등극했다.

20년차이지만 여전히 뛰어난 실력에 최정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큰 부상도 없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최정에게는 아직 타격에 대해서 한마디도 해 본 적이 없다. 피드백을 해줄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이어 “지금도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4년 이상은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정은 2018년 12월 SK와 6년에 최대 106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바 있다.

최정의 통산 467호 홈런을 알리는 전광판. [사진=SSG 제공]
최정의 통산 467호 홈런을 알리는 전광판. [사진=SSG 제공]

최정은 “그냥 한결같다고 생각한다. 내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최면을 많이 걸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한 시즌만 바라본다. 근육이 긴장한다는 건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런 것만 잘 관리하면 계속 무난하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KBO리그 통산홈런 단독 1위에 1개만을 남겨둔 최정은 여전히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그는 “빨리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 빨리 시합 속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경기에 온전히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의미다.

구단에서도 최정의 468호 홈런과 관련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SSG는 최정의 468호 홈런볼을 잡은 관중에게는 올 시즌 라이브존 시즌권 2매와 최정 친필 사인 배트, 선수단 사인이 들어간 대형 로고볼, 2025년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2매를 포함해 스타벅스 1년 무료 이용권, 조선호텔 숙박권 등 초특급 혜택을 준다. 물론 경기에는 최정에 대한 세리머니도 있을 예정이다.

최정의 홈런을 기뻐해주는 동료들. [사진=SSG 제공]
최정의 홈런을 기뻐해주는 동료들. [사진=SSG 제공]

최정은 “제일 걱정인 게 (우리) 팀이 지고 있는데, 갑자기 혼자 나와서 세리머니하고 이러면 팀한테 미안할 것 같아서…그 상황만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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