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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킬러 황의조 멀티골쇼, '직관'한 슈틸리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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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킬러 황의조 멀티골쇼, '직관'한 슈틸리케의 선택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31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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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탁월한 위치 선정능력, 후반 45분 동안 7개의 슛…5분새 2골, 선두 전북 격침 선봉

[성남=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젊은 골잡이 황의조(23·성남FC)가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는 앞에서 다시 깨어났다.

한동안 상대의 집중 견제와 부상 때문에 제몫을 해주지 못했던 황의조가 K리그 클래식의 '스페셜 원' 전북 현대를 격침시키는 부활 멀티골로 자신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높였다.

황의조는 3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5, 40분 연속골을 넣으며 성남의 2-1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황의조는 대선배 김두현(33)과 함께 4골로 팀내 득점 공동 선두가 됐다. 열 살 터울의 신예와 노장이 이제 시민구단 성남의 대파란을 이끄는 공격 선봉장이 된 것이다. 이와 함께 2013년 데뷔 후 자신의 통산 10호골을 신고한 황의조는 지난해 자신의 K리그 한 시즌 최다골(4골) 기록을 불과 10경기만에 달성했다. 3년 만에 드디어 불이 붙은 황의조다.

무엇보다도 황의조의 이날 2골은 자신의 K리그 통산 첫 멀티골이었다. 그 멀티골이 의미가 깊은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이 아랍에미리트와 평가전, 미얀마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를 대표팀 명단 발표일이다.

◆ 최전방 황의조의 힘, 공격 날개 다시 편 까치 군단

황의조는 이날 경기 초반에는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있었고 전반 중반에는 상대 수비를 제쳐내고 슛을 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전북의 레오나르도가 쇄도해 황의조와 강한 몸싸움을 벌이지 않았더라면 슛이 나왔을 시점이었다.

전북 수비의 강한 견제에 전반 45분 동안 단 1개의 슛을 때리지 못했던 황의조는 후반 들어 작정이나 한 듯 무려 7개의 슛을 때렸다. 이 가운데 3개가 유효슛이었고 2골이 들어갔다.

황의조는 당시 상황에 대해 "득점 기회가 무산됐을 때는 수비를 비롯해 동료들에게 무척이나 미안했다"며 "그러나 더욱 골을 넣어야겠다는, 꼭 넣어야겠다는 강한 의지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욕심이 두 골을 만들어냈다. 히카르도의 슛으로 코너킥을 얻어낸 상황에서 김두현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정확하게 헤딩으로 받아넣었다.

후반 35분 동점골을 만들어낸 황의조는 불과 5분 뒤에 역전 결승골까지 만들어내며 탄천벌을 뒤흔들었다. 두 골 모두 골키퍼 바로 앞에서 넣었다는 점에서 위치 선정과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학범 감독은 이에 대해 "황의조가 적지 않은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만큼 기회를 많이 창출했고 움직임도 뛰어났다는 얘기도 된다"며 "원래 재능이 있는 선수다. 계속 믿고 간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황의조는 슈틸리케 감독을 의식했느냐는 질문에 "딱히 생각한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 더 잘 해야만 뽑아주시지 않겠느냐"며 "아직 대표팀 애기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 견제와 부상에 시달렸던 황의조, 휴식이 보약되다

황의조가 슈틸리케 감독의 주목을 받을 정도의 맹활약을 하긴 했지만 한동안 슬럼프와 부상이 있었다. 황의조는 수원, 대전과 3,4라운드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성남의 시즌 초반 공격을 이끌었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좀처럼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4월 11일 부산전부터는 4경기 연속 유효슛을 기록하지 못한 적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일 감바 오사카(일본)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골을 넣고도 부상을 당해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통해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한 황의조는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오히려 부상을 당해 휴식을 취했던 것이 자신을 다시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

▲ 성남FC 황의조(가운데)가 3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김학범 감독(왼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황의조는 "부상도 있었지만 골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며 "다시 기회가 찾아왔을 때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 또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할 것인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꿀맛 휴식으로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린 황의조의 개인적인 다음 목표는 대표팀 승선일 것이다. 황의조는 아직까지 "멀었다"고 말하지만 욕심이 없을리 만무하다. 당장 뽑히지는 않더라도 황의조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얼마든지 기용될 자질이 있음을 전북전에서 증명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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