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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만 거르면 OK? '출루율 톱' 김태균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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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만 거르면 OK? '출루율 톱' 김태균의 불편한 진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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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타선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출루하는 빈도에 비해 득점이 떨어져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올 시즌 4년 연속 출루율왕에 도전하는 김태균(32·한화 이글스)은 명실상부 팀을 대표하는 타자다.

출루율 1위. 의미 있는 타이틀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후에 나선 타자들이 적시타를 때리지 못한다면? 출루의 위력이 반감될 수도 있다.

김태균은 올 시즌 타율 0.336로 이 부문 6위에 랭크돼 있지만 출루율은 0.482로 1위다. 타격 선두인 유한준(넥센·0.370)에 비해 3푼 4리나 낮은 수치를 가리키고 있지만 볼넷이 많아 출루율 톱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는 김태균이다. 올해 김태균의 볼넷 개수는 69개. 최준석(롯데·76개)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중이다. 고의 4구는 9개로, 에릭 테임즈(NC), 김현수(두산)보다 1개 많은 1위다.

언뜻 보면 팀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자주 누상에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태균의 볼넷 출루가 팀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김태균이 강타자이기 때문에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꺼리는 경우가 많겠지만 후속 타자들이 받쳐주지 못하면 김태균의 볼넷이 묻히고 만다. 1루에 나가고도 홈을 밟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한숨이 늘어가고 있는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최근 5경기에서 안타 3개를 치고 볼넷 5개를 얻어냈지만 단 1득점에 그쳤다. 출루에 비해 소득이 적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이종환 자리에 복귀한 김경언을 투입했지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다. 김경언이 5번에서 꾸준히 터졌을 때나 변칙적으로 3번 타자에 배치됐을 때도 김태균의 방망이는 무거웠다.

상대 투수가 정면승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볼에도 방망이가 나가면서 타격 밸런스가 점점 무너졌다. 지난달 31일 대전 KIA전에선 삼진만 3개를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최근 5경기에서 3안타를 때린 1일 KIA전을 제외하고 무안타에 그친 김태균은 이 기간 타율 0.158(19타수 3안타)에 그쳤다.

하위타선이 부진한 것도 상대가 김태균을 거르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하위타선(6~9번 타자)은 7월 29일 두산과 경기에서 14타수 3안타, 이튿날 두산전에서 1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8월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KIA와 홈 3연전에서 각각 15타수 3안타, 18타수 5안타,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주현상, 장운호 등 상위타선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할 신예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이는 상대 투수로 하여금 ‘김태균, 김경언만 조심하면 돼’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한화가 안방에서 뜻밖의 3연패를 당하며 5위 자리를 뺏길 위기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4일부터 2연전을 치르는 상대가 0.5경기차로 따라붙은 SK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데 팀에는 부상선수도 많고 연패로 분위기도 가라앉아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심타자인 김태균이 해줘야 하지만 상대가 정면승부를 펼치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다. 볼넷 개수가 많아질수록 타격감도 떨어지는 중이다. 김태균의 출루율 선두 수성이 불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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