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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그림자 짙은 여자배구, '2:1:1 황금분할'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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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그림자 짙은 여자배구, '2:1:1 황금분할'은 언제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28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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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월드컵 1R, 미국·중국·세르비아 등 강호 상대로 '김연경 의존증'…김희진·이재영·이소영 등은 미흡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10위에 올라 있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15 FIVB 여자배구 월드컵 1라운드를 2승 3패로 마쳤다. 그러나 2승이라는 성적보다는 여전한 '김연경 의존증'이라는 숙제만 안았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7일 마쓰모토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FIVB 세계랭킹 8위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0-3(16-25 19-25 16-25)으로 완패한 것을 마지막으로 1라운드 일정을 끝냈다.

2라운드부터는 가시밭길이다. 2라운드에서는 러시아(7위), 일본(4위), 도미니카공화국(6위)을 차례로 만나고 마지막 3라운드는 케냐(19위), 아르헨티나(14위), 쿠바(26위)와 맞대결이다.

▲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FIVB 여자배구 월드컵 1라운드에서 2승 3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2승이라는 성적보다 아직까지 확실하게 풀지 못한 김연경 의존증이 숙제로 남았다. [사진=FIVB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역대 전적에서 보더라도 러시아(7승 43패), 일본(48승 85패), 쿠바(11승 48패)에는 일방적으로 밀린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6승 4패로 앞서있지만 최근 전력이 급상승한 팀이라 안심할 수 없다. 그나마 케냐,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각각 5전 전승을 거둬 승리를 자신할 수 있는 정도다.

2, 3라운드가 가시밭길인 것은 두 번째 문제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티켓을 따내려면 이번 대회에서 2위 안에 진입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등 강호들이 즐비한 이번 대회 목표는 올림픽 본선 진출 확정이 아니었다. 김연경 의존증을 극복하고 더욱 경기력을 끌어올려 내년 아시아 예선 또는 세계 예선을 준비하는 것이 과제였다.

이정철 감독도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김희진, 이재영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킬 것"이라며 "서브 리시브를 좀 더 견고하고 안정되게 만들어 전체적인 팀 플레이를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경기 운영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1라운드 한국의 경기력은 아직까지도 김연경 의존도가 높았다. 김희진과 이재영, 이소영 등 차세대 공격수들의 경기력이 미흡한 때문이다.

이정철 감독은 알제리전과 페루전에서는 김연경을 최대한 아끼면서 김희진과 이재영, 이소영 등이 활발한 공격력을 펼칠 수 있게끔 다양한 공격 루트를 열었다.

▲ 김연경(가운데)과 김희진(오른쪽) 등이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주된 공격 루트이지만 아직까지 김연경의 공격에 의존하는 경향이 잦다. 여자배구 월드컵은 내년 올림픽 본선 진출에 대비, 김연경 의존증을 해소하는 테스트의 장이기도 하다. [사진=FIVB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반면 강팀과 경기에서는 여전히 김연경을 활용한 공격이 많았다. 이를 두고 이정철 감독의 전술 실수라고 할 수가 없다. 이재영이나 김희진이 아직 김연경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연경이 아직 전성기이고 김희진과 이재영은 세계 무대에서 이제 막 적응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2:1:1의 공격 비율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황금분할이 잘 이뤄졌던 것이 중국전이었다. 당시 김연경은 27득점을 올리면서 김희진(11득점), 이재영(15득점) 등 두 선수를 합친 것만큼의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전에서는 김연경이 12득점을 기록했고 김희진과 이재영은 4득점씩을 올리는데 그쳤다. 김희진과 이재영은 세르비아의 높은 장벽에 번번이 막혔고 김연경만이 고군분투했다. 그러다보니 공격 루트도 김연경에게 집중되면서 단순한 공격이 이어졌다. 고비마다 세르비아의 블로킹 벽에 막혀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2:1:1 황금 분할이 되기 위해서는 김희진과 이재영이 하루 빨리 성장해줘야 한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기도 하지만 김연경에 대한 의존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 여자배구의 경기력도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여자배구 월드컵 남은 여섯 경기에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풀어야 할 현안이기도 하다.

▲ 김연경 의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재영(가운데) 등 차세대 공격수들의 기량 발전이 시급하다. 김연경과 이재영, 김희진의 공격 성공 비율이 2:1:1인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사진=FIVB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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