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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영원한 캡틴' 박지성, 아름다운 이별 '영구 보존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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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영원한 캡틴' 박지성, 아름다운 이별 '영구 보존版'
  • 강진화 객원기자
  • 승인 2014.05.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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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Q 강진화 객원기자] '영원한 캡틴' 박지성(33·PSV에인트호번)이 경남FC와의 친선 경기를 끝으로 화려했던 축구인생을 마감하며 한국축구의 ‘전설’이 됐다.

박지성은 지난 24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PSV에인트호번 코리아투어 경남FC와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후반 8분까지 53분간 활약하며 현역으로서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박지성은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에인트호번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를 축하하듯 많은 골이 터졌고 에인트호번이 3-2로 승리했다.

지난 14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박지성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14년간의 프로인생을 미련없이 마무리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박지성은 은퇴를 앞둔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활동량을 보였다.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맘껏 뽐냈다.

1만5000석을 대부분 채운 관중은 기립박수와 함께 응원가인 ‘위숭빠레’를 열창하며 떠나는 영웅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떠나는 자에게도 보내는 자에게도 진한 아쉬움을 남긴 박지성 고별전의 생생한 현장을 400㎜ 망원렌즈가 쫓았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걸어온 기록적인 축구인생을 압축한 듯 한 컷 한 컷이 모두 소중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하지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서정주는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에서 이렇게 읊조렸다.  이날 고별 무대는 바로 그런 감정을 응축한 현장이었다.

 

'담담하지만 비장한 각오로 입장.'  모든 걸 다 내려놓아서 일까? 축구 꿈나무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박지성의 표정은 너무나 편안해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을 앞둔 14년의 뒤안길.'  마음을 비워도 아쉬움은 남는 법이다.  박지성은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다음을 잘 부탁해!'  박지성에게는 뚝배기 된장맛 같은, 두텁고 따스한 한국인의 정이 뼛속깊이 흐른다. 경남FC 후배들과 주고받는 악수와 인삿말에 '영웅의 기(氣)'가 전해졌으며...

 

 

 '리듬이 살아 있는 볼 컨트롤.' 누가 이 가벼운 몸놀림을 은퇴 선수의 볼터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발과 다리, 팔의 경쾌한 움직임, 그리고 볼에 집중하는 눈빛은 '달인의 품격'을 보여준다.

 

 

 '이것이 폭풍 질주.'  박지성은 '산소 탱크'로 불렸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지칠줄 모르는 '질주본능'을  뽐냈다. 그의 앞을 누가 막으랴.

 

 

'두 개의 심장을 어떻게 쫓아가?' 박지성의 '야생마'같은 질주에 경남FC의 후배 선수들은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흡사 100m 전력질주를 하는 듯하다.

 

 

 '내친 김에 슛까지.'  박지성은 '골게터'로서의 욕망도 숨기지 않았다. 이날 그의 발끝에 골의 행운이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2002년 월드컵에서 그가 연출한 극적인 득점 순간을 이제 더이상 볼 수 없다니...그때가 못내 그립다.

 

 

'어딜 들어와?'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전천후 플레이어 박지성에게 포지션은 별다른 제약이 되지 않는다. 이날도 집요하고 성실한 수비력을 맘껏 선보였다.

 

 

'누가 보지 않아도 성실한 움직임.'  박지성이 주는 감동의 상당 부분은 '성실함'이 가져다 준다. 누가 보건 안 보건 쉴 새 없이 부지런히 뛰며 공격 타이밍과 수비 위치를 잡았다.

 

 

'골 넣은 후배와 축하하는 선배.' 전반전에 동점골을 터뜨렸던 샬크는 2-1로 앞선 후반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트렸다. 골을 넣은 샬크는 '존경하는 선배' 박지성의 품에 달려가 안겼다.
 

 

'51분+53분=104분.'  박지성은 후반 8분 관중의 환호에 박수로 호응하며 고별 무대의 활약을 끝냈다. 이틀전 수원과의 경기에서 51분을 뛴 데 이어 이날도 53분을 누볐다.

 

 

'현역선수 마지막 피치 아웃.'  박지성이 관중의 환호를 뒤로 하고 피치를 떠나고 있다. 터치 라인이 바로 앞에 보인다. 현역 선수라는 신분으로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역사적인 경계선'을 넘으려 하고 있다.

 

 
 

"수고 많았어!"   벤치로 돌아온 박지성을 코칭스태프가 악수와 박수로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꽃다발과 기념 유니폼과 함께 찰칵'  박지성은 경기 후 안종복 경남FC 사장으로부터 유니폼을 전달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꽃가마 타는 <영원한 캡틴>' PSV에인트호번 동료들이 박지성이 경기 후 가진 은퇴 세리머니에서 무동을 태우고 있다.

 

 

'무동 탄 제 모습 어때요?'  박지성이 PSV에인트호번 동료들이 만든 '인간 꽃가마'를 타고 겸연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에서 유럽 생활을 시작했고 에인트호번의 유니폼을 입고 화려한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레전드, 하늘을 날다'  그라운드를 반바퀴 정도 돈 박지성은 PSV에인트호번 동료들의 헹가래에 몸을 맡기고 비상했다. 환한 표정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행복감이 그윽하게 묻어났다.

 

 

'아듀! 캡틴, 생큐! 팬 여러분'  박지성이 은퇴 세리머니를 모두 마친 뒤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열광하는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피치를 떠나고 있다.

 

 
 

'끝내 두 눈에 비친 이슬'  박지성은 지난 14일 은퇴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후회가 없이 뛰었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의 눈시울에도 뜨거운 이슬이 맺혔다. 끝내 보이지 않으려는 듯 오른팔로 가렸지만 북받치는 감정은 속일 수 없었다.

 

 

'새로운 다짐, 새로운 출발'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뒤로 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2의 축구 인생'에 대한 청사진을 내비쳤다.  “좀더 많은 지식을 배우고 익혀 한국 축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필립 코쿠 감독 대신 이번 코리아투어를 이끈 에르네스트 파베르 수석코치(오른쪽)도 기자회견에서 “좋은 선수를 잃었다”며 박지성의 현역생활 마감을 아쉬워 했다.

 

"성실 하나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남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예는 이제까지 하나도 없다."  박지성이 만든 '아름다운 이별'은 맹자의 말씀을 떠올리게 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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