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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감독 세계제패, 한국의 레전드서 '일본의 대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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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감독 세계제패, 한국의 레전드서 '일본의 대부'로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5.2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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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자 배드민턴에 사상 첫 세계선수권 우승컵 안겨

[스포츠Q 이재훈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레전드' 박주봉(51) 감독이 '일본 배드민턴의 대부'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시리포트 경기장에서 열린 제28회 세계남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토마스컵) 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접전끝에 3-2로 꺾으며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박주봉 감독은 현역시절 그야말로 '전설' 그 자체였다.

배드민턴 세계연맹(BWF)이 주관하는 세계선수권에서 남자복식 2회와 혼합복식 3회 등 모두 다섯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을 포함해 169전 164승 5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금메달,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혼합복식 금메달을 비롯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 등 온갖 영광을 안았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2001년 배드민턴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는 2004년 일본의 요청을 받고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미 2012년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은메달로 배드민턴 감독 부임 후 일본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박주봉 감독은 벌써 10년째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박주봉 감독은 이날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배드민턴은 일본에서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그러나 '큰 토너먼트 대회 우승'이란 결과를 가지고 집에 돌아간다"며 "우리는 해가 갈수록 선수들이 좋아질 것이라는 약속을 지켰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을 이끈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이 처음으로 배드민턴 선수권 우승을 가져오기까지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B조 조별리그에서 잉글랜드에 4-1, 홍콩에 5-0 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일본은 덴마크와 마지막 경기에서 간신히 3-2로 이기고 조 1위를 차지했다.

8강전과 4강전은 승승장구했다. 8강에서 프랑스를 3-1로 가볍게 꺾은 뒤 중국에는 3-0 완승을 거두며 단숨에 결승까지 올랐다. 토마스컵에서 첫 결승 진출이었다.

▲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주봉 감독(왼쪽)과 선수들이 25일 인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남자단체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배드민턴세계연맹 홈페이지 캡처]

결승에서 만난 말레이시아는 만만치 않았다. 결승전에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건 말레이시아였다.

말레이시아는 첫번째 단식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리충웨이를 앞세워 타고 켄이치를 내세운 일본에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일본은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갔다. 두번째 복식에서 세계랭킹 3위 하야카와 겐이치-엔도 히로유키 조가 말레이시아 훈티엔하우-탄분흥 조를 세트스코어 2-1로 제압했다.

이후 일본은 단식 3경기에서 모모타 겐도가 말레이 충웨이펭을 39분만에 2-0으로 완파하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복식 4경기에서 일본의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 조가 말레이 고브셈-탄위키옹 조에 먼저 첫 세트를 따내고도 1-2로 경기를 내줘 단식 5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게 됐다.

결국 우에다 다쿠마는 세트를 주고 받아 1-1인 상황에서 마지막 세트를 21-17로 따내며 정상에 기쁨을 누렸다. 우승을 확정짓자 우에다는 라켓을 집어 던진 뒤 주먹을 불끈 쥐었고 일본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달려 나와 기쁨을 누렸다.

이제 박주봉 감독의 눈은 조국을 향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을 상대로 하는 일본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10년만에 모국을 밟는 박주봉 감독이 과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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