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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김성주, 개편 없이 '냉장고를 부탁해' 황금시대 이을까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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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김성주, 개편 없이 '냉장고를 부탁해' 황금시대 이을까 (뷰포인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2.02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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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냉장고를 부탁해' 새 MC로 합류하게 된 안정환에 대한 기대가 높다. 스페셜 MC로 참여한 1일 방송에서 그 진가는 확인됐다.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64회에서는 안정환이 김성주와 함께 진행을 맡았다. 이날 게스트는 타블로와 사이먼디로, 타블로의 냉장고 속 재료로 요리 대결을 펼쳤다. 

안정환은 프로그램의 느낌마저 바꾸는 색다른 진행을 선보였다. 본래 '냉장고를 부탁해'는 빠르게 이어지는 김성주와 정형돈의 진행과 제한시간 15분 안에 이뤄지는 요리쇼로 속도감이 특징이다. 이로써 '쿡방의 스포츠 중계화'한 신선한 방송이란 평을 받았다. 건강을 이유로 하차한 정형돈 대신 임시 MC로 투입된 진행자 이수근, 허경환 등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 1일 방송된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스페셜 MC로 안정환이 참여했다. [사진='냉장고를 부탁해' 캡처]

그러나 막상 실제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안정환은 기존의 프로그램과는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안정환의 스타일은 말을 다다다 쏟아내기보단 예상치 못한 묵직한 멘트를 툭툭 던지는 것이 포인트다. 일부러 나서 웃기는 타입이 아님에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들이 의외의 재미를 낸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말이 많거나 빠르진 않았지만 빈 틈을 치고 들어가는 진행이었다. 안정환은 음식의 맛을 묻는 정형돈의 유행어 "맛있습니까아악" 대신 무덤덤하게 "맛있어요?"라고 물어 구박을 받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했다. 

또한 타블로가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자 "오래 벌겠다는 거다. 요리는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으니까. 딸 하루도 있기 때문에"라며 돈을 뜻하는 제스처를 해 보였다. 이는 흔히 김흥국, 김구라에게서 볼 수 있었던 멘트로 김성주는 "잠깐 김흥국이 보였다"고 응하기도 했다.

전문 MC들에겐 없었던 창의적인 면도 안정환의 강점이다. 안정환은 이찬오의 요리를 맛보고는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치아에 껴서 안 빠졌으면 좋겠다. 목으로 넘어가는 게 아깝다"고 했고, 김풍이 '악당같은 요리'를 만들자 "당뇨와 치아를 걱정해야겠다. 악당이 아니라 호스피탈 요리다"고 말해 게스트들을 웃겼다.

▲ 1일 방송된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스페셜 MC로 안정환이 참여했다. [사진='냉장고를 부탁해' 캡처]

이는 함께한 MC 김성주 덕분이기도 했다. 안정환은 김성주와 함께 축구 경기 중계, '아빠 어디가' 출연,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으로 몇 차례 호흡을 맞췄다. 김성주는 안정환의 맛 평가에 "더러워죽겠다"고 놀리고, 안정환은 "뭐가 더러워. 맛을 느끼고 싶다는데"라며 주고받으며 만담같은 재미까지 더했다. 실제로는 김성주가 4살 더 많지만, 안정환은 느릿하고 급할 것 없는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옆자리를 꿰찼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2014년 11월17일 첫 방송을 했다. 1년3개월째 진행 중으로, 셰프 구성이나 프로그램 규칙이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전반적인 큰 변화는 없었다. 변화 없이도 인기를 끌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정형돈의 하차에도 비교적 흔들림이 없었지만, 그 빈자리를 누가 메우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되리란 것은 예상 가능했다.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는 이들은 셰프들이지만, 감칠맛나게 프로그램을 잡아주고 이끌어주는 것은 진행자다. 이 시점에서 안정환의 투입은 요란한 개편 없이도 프로그램에 새로운 분위기를 더하고 변화의 역할을 줄 수 있다. 안정환이 이전 진행자인 정형돈의 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새로운 분위기까지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를 이용해 스타 셰프들이 15분간 요리해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월요일 오후 9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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