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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기억상실에 불치병 암시까지? '마녀의 성' 통속극 클리셰 모음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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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기억상실에 불치병 암시까지? '마녀의 성' 통속극 클리셰 모음집 되나?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4.0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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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많은 사람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국 드라마의 요소 세 가지를 기억상실, 불치병, 출생의 비밀로 꼽는다. 한국 드라마, 특히 주 시청층이 중년 여성인 일일 드라마의 경우 이런 흔하디 흔한 소재가 반복해서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드라마 '마녀의 성' 또한 클리셰의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한 회에 함께 등장한 것이다.

31일 오후 7시 20분 SBS에서 방송된 드라마 '마녀의 성' 73회에서는 기억상실에 걸린 오단별(최정원 분)을 신강현(서지석 분)이 발견하는 모습을 담았다. 서지석은 최정원에게 기억을 잃기 전에 최정원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려줬다.

▲ SBS 일일드라마 '마녀의 성'은 기억상실이라는 소재의 사용으로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SBS 일일드라마 '마녀의 성' 방송화면 캡쳐]

문상국(최일화 분) 또한 최정원을 자신의 회사에 다시 부르는 등 최정원이 기억을 찾도록 도와주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과거를 갑자기 알게 된 최정원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자신이 원래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등 기억상실에 걸린 주인공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기억상실 뿐만 아니라 최정원의 병을 암시하는 장면도 나왔다. 최정원은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불치병을 예상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회만에 기억상실증과 불치병이라는 양대 막장극의 요소가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마녀의 성'은 지난 방송인 72회에서 최정원이 기억상실을 겪으면서 1년의 시간을 건너뛰는 이른바 '타임 워프'까지 강행했다. 이는 드라마 후반부를 향해가면서 느슨해진 드라마에 좀 더 첨예한 갈등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기억상실이란 소재 또한 새로운 갈등을 위해 삽입됐다. 불치병 암시를 작중에 깔아놓은 이유 또한 기억상실 에피소드가 끝난 후에 드라마의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계속 등장하는 단발성 갈등 만들기용 소재는 드라마의 전체를 어우르기보다 매 회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요소로만 쓰이기 마련이다. 한 회 한 회가 이런 식의 '땜빵용 소재'로 엮이다 보니 '마녀의 성'의 전체 스토리는 알 수 없게 돼 이 드라마가 가진 개성과 매력을 희석시키고 있다.

기억상실과 불치병 암시, 두 가지의 클리셰로 '마녀의 성'은 단번에 새로운 갈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만큼 인물과 사건의 진실성이 약화돼 드라마 전체의 개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소재에 관심을 두겠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꺼내놓은 소재들을 갈무리 해야 한다.

드라마에서 쓰인 클리셰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승부수가 될지 아니면 드라마를 혼란에 빠뜨리게 될 자충수가 될지 앞으로 '마녀의 성'의 전개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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