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22 10:29 (수)
[뷰포인트] '천상의 약속' 김보민·'내일도 승리' 이한서·'결혼계약' 신린아…아역배우, 더 이상 성인배우 들러리가 아니에요
상태바
[뷰포인트] '천상의 약속' 김보민·'내일도 승리' 이한서·'결혼계약' 신린아…아역배우, 더 이상 성인배우 들러리가 아니에요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4.08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KBS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의 김보민, MBC 일일 아침드라마 '내일도 승리'의 이한서, 그리고 MBC 주말 특별기획 '결혼계약'의 신린아까지. 과거에는 성인배우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정도 역할이나 담당해주면 고작이었던 아역배우들의 역할이 드라마 속에서 점차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드라마에서 아역배우들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한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나는 드라마 초반부에 주인공들의 어린시절 모습을 연기하는 제한적인 의미의 '아역배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현재 시점에서의 이야기 속에서 가족의 일원을 구성하는 '아역배우'가 있다.

이 중 후자에 해당하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아역배우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아역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아예 중심 이야기를 이룬 MBC '여왕의 교실'과 같은 드라마가 아닌 이상, '순풍 산부인과'의 '미달이'와 같은 경우처럼 극에 소소한 웃음이나 활력을 주기 위한 캐릭터 정도를 담당하는 것이 고작이다. 지난 1월 화제리에 종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진주(김설 분)와 같은 배역도 아역배우에게서 흔히 기대할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의 한 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역배우들이 단순히 가족 중 한 명으로 들러리를 서는 경우를 넘어 극의 중심 이야기에 밀접하게 파고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영화쪽에서 '아저씨'의 김새론, '7번방의 선물'의 갈소원, '소원'의 이레 등 뛰어난 연기로 화제를 모은 아역배우들이 등장한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최근 드라마의 남녀주인공이 20대 청춘남녀에서 이혼경력 있는 '돌싱'이나 미혼모 등으로 자연스럽게 아이가 딸린 설정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 KBS '천상의 약속'에서 강새별을 연기한 김보민, MBC '내일도 승리'에서 나자두를 연기한 이한서, MBC '결혼계약'에서 차은성을 연기한 신린아 [사진 = KBS '천상의 약속, MBC '내일도 승리',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

MBC 일일 아침드라마 '내일도 승리'에서 나홍주(송원근 분)의 딸 나자두(이한서 분)는 극 초반에는 전형적인 아역배우의 모습처럼 가족의 일원으로 꼬박꼬박 유치원에 다니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한서는 중반부 이후 '내일도 승리'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요소 중 하나였던 송원근의 옛 연인 손성윤(윤태희 역)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손성윤은 딸 이한서를 데려가 키울 것이고 이를 위해서 친권 소송까지 제기하겠다며, 이한서를 사실상 무기로 앞세워 송원근과의 재결합을 노렸고 이 과정에서 이한서는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으며 '내일도 승리'의 중요한 갈등을 직접 겪어냈다.

MBC 주말 특별기획 '결혼계약'에서 유이(강혜수 역)의 딸로 등장하는 신린아(차은성 역)도 '결혼계약'에서 빚어지는 모든 사건과 갈등의 핵심에 놓여있다. 신린아가 태어나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홀로 꿋꿋이 살아오면서도 신린아를 밝고 명랑한 아이로 키우던 유이가 갑자기 간이식을 전제로 한 '계약결혼'을 이서진(한지훈 분)과 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신린아에게 있기 때문이다.

유이는 작중 뇌종양으로 인해 5년 후 생존율이 30%가 채 안 된다는 사실상의 시한부 판정을 받았고, 이로 인해 어린 딸 신린아가 혼자서도 자립할 수 있도록 '계약결혼'을 통해 돈을 마련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계약관계에서 끝날 것 같았던 이서진과 유이의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면서, 냉정한 이서진의 마음의 철벽을 무너트린 것도 바로 이서진과 비슷한 어린시절의 상처를 간직한 신린아의 모습이었으니 훌륭한 사랑의 메신저 역할까지 해낸 셈이다.

KBS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에서 이나연(이유리 분)의 딸 강새별(김보민 분)도 모든 갈등의 중심에 놓여있는 아역이었다. 이유리는 어린시절부터 뒷바라지를 하며 응원해온 남자친구 강태준(서준영 분)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지만, 서준영은 이유리가 임신한 사실을 모른채 5년 동안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그 곳에서 백도그룹의 차기 후계자인 장세진(박하나 분)과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서준영은 한국으로 돌아와 이유리에게 이별을 고하고 박하나와 결혼하려고 하지만, 이유리가 자신의 딸 새별이(김보민 분)를 낳아 기르는 것을 보고 한참을 방황하게 되고, 박유경(김혜리 분)과 박하나는 서준영을 뺏은 것으로도 부족해 "후환을 없앤다"며 이유리에게 딸 김보민까지 뺏으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김보민은 할머니인 오만정(오영실 분)에게 사실상 유괴·납치되는 상황으로도 부족해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치며 식물인간 상태로 한참이나 의식이 없었고, 겨우 의식이 돌아오지만 얼마 지나지 못해 세상을 떠나고 만다. 한국 드라마에서 의도적으로 강력범죄 사건을 묘사하는 드라마가 아닌 이상 아동살해와 같은 키워드는 여간해서 등장하지 않지만, '천상의 약속'은 그런 금기를 깨고 오히려 아역배우의 존재와 죽음을 극의 가장 핵심 키워드로 부각시키며 시청률을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