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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토크] '시그널' vs '시간이탈자', 같을 수 없는 타임워프 수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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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토크] '시그널' vs '시간이탈자', 같을 수 없는 타임워프 수사극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4.1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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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타임 워프 소재, 미제 사건 수사. 과거의 행동에 따라 미래가 변화된다.

13일 개봉한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와 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연출 김원석)은 꽤 많은 면이 닮아있다. 불과 지난달 '시그널'이 종영했고 상당부분 유사한 설정에도 '시간이탈자'가 비슷한 작품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 나름의 차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사건 수사 과정에 초점을 맞춘 전문 수사극이고, '시간이탈자'는 스릴러에 감성멜로를 입힌 영화다.

◆ '시그널' 무전기 vs '시간이탈자' 꿈

'시그널'에서 과거와 현재의 연결은 무전기를 통해 이뤄진다. 과거 실종된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이 남긴 무전기를 현재를 살아가는 박해영(이제훈 분)이 우연히 손에 넣게 되며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다. 고장난 무전기는 특정 시간이 되면 켜지고, 두 사람은 잠시간 서로간 중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 [사진='시그널' '시간이탈자']

'시간이탈자'는 1983년의 백지환(조정석 분), 2015년의 김건우(이진욱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장치는 '꿈'이다. 지환은 꿈을 통해 2015년의 미래에서 벌어지는 건우의 일상을 본다. 건우 역시 과거 속 지환과 그의 연인 소은(임수정 분)을 보게 된다. 두 사람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은 없고, 서로의 상황과 주변 소품을 통해 힌트를 얻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 형사들의 미제사건 수사극 vs 사랑을 지키기 위한 사투 

'시그널'의 재한과 해영은 형사로, 같은 미제사건을 수사하며 범인을 잡는 조력자적 관계다. 과거 재한이 해결하지 못한 경우 훗날 미제 사건으로 남게 돼, 해영이 이를 이어받는다. 해영은 현재에 정리된 사건 결과와 증거들을 토대로 재한에게 힌트를 주고, 재한은 과거 시점에서 사건을 해결해 희생자의 증가를 막는다. 또한 경찰 선후배로만 보였던 두 사람은, 극이 진행되며 각별한 관계로 엮여있음이 드러난다. 직업적 사명감과 개인적 사연이 촘촘하게 엮인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 베일이 벗겨질수록 감동을 선사한다. 

'시간이탈자'의 지환과 건우가 사건 해결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랑하는 여자인 소은/윤정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환은 미래에 대한 정보를 일러줬던 그의 '예지몽'에서, 곧 소은이 죽게 될 것이란 걸 알게 된다. 건우는 꿈 속에서 봤던 여자인 윤정을 우연히 만나고, 그가 과거의 지환·소은과 밀접하게 엮여 있다고 짐작한다. 그러나 통로는 오직 꿈일 뿐이고, 그를 도와주는 사람 역시 해당 시대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두 남자의 싸움은 외로운 사투로 그려진다. 이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 감수하는 애틋한 사랑으로 안타까움을 더한다. 

▲ [사진='시그널' '시간이탈자']

◆ 과거 인물의 감동은 여전, 여성 캐릭터 활용은 갈려 

'시그널'과 '시간이탈자'는 각각 세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중 조진욱/조정석은 잊지 못할 과거의 인물로 자리한다는 공통점이, 김혜수/임수정은 활용측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시그널'의 차수현(김혜수 분)은 20년이 흘렀음에도 사랑했던 선배 이재한을 잊지 못한다. '시그널'의 조진웅은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도 물러서지 않는 듬직하고 강인한 사람이면서도 후배를 위해 배려하고 사랑을 대하는 수줍음으로는 귀엽기까지 한 인물이었다. 쉽게 잊을 수 없는 커다란 사람이었다.

조정석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등에서 선보였듯, 평범한 이야기도 그가 맡으면 아기자기하고 귀여움이 더해진다. 조정석은 '시간이탈자'의 백지환으로 분해 다정하고 귀여운 인물을 표현했다. 때로는 코믹함을 선보였고, 사랑에 모든 것을 던지며 외로움과 고통을 감내하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성 캐릭터 활용에 있어서는 두 작품의 접근방식 차이가 크다. '시그널'은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 세 주연배우의 존재감과 분량이 동등한, 보기 드문 균형을 갖춘 드라마였다. '시그널'의 차수현은 능동적으로 사건을 수사해나가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인물이었다. 

반면 '시간이탈자'의 임수정은 1인2역을 맡아 두 시대를 오가지만, 두 남자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소은/윤정은 도구적 역할을 한다. 임수정이란 좋은 배우가 이렇게만 활용된 것은 분명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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