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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옥중화' 첫 회부터 '허준'과 '대장금' 위엄 재현 가능성 보여준 사극 명장 이병훈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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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옥중화' 첫 회부터 '허준'과 '대장금' 위엄 재현 가능성 보여준 사극 명장 이병훈 PD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5.0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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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2000년 '허준'의 전광렬, 2003년 '대장금'의 이영애, 2010년 '동이'의 한효주, 2012년 '마의'의 조승우까지. MBC에서 한 번도 타기 힘들다는 연기대상의 '대상'을 무려 네 번이나 배우의 품에 안겨주었던 사극의 명장 이병훈 PD가 이번에는 '옥중화'를 들고 돌아왔다.

'결혼계약'의 후속으로 30일 첫 방송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극본 최완규·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사극의 명장 이병훈 PD와 '허준'과 '상도'를 비롯해 '올인', '주몽', '야망의 전설', '종합병원', '식객' 등 화제작의 극본을 담당한 최완규 작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미 방송 전부터 흥행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작품.

그리고 30일 '옥중화'의 첫 방송은 그런 기대치에 한치의 모자람이 없었다. 연산군 시절부터 이어진 연이은 사화(士禍)로 궁내에 정쟁(政爭)이 끊이지 않던 13대왕 명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옥중화'는 문정왕후(김미숙 분)와 그의 동생인 윤원형(정준호 분), 그리고 정난정(박주미 분)으로 이어지는 정쟁의 이야기 위에,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 옥녀(진세연 분, 아역 정다빈 분)와 조선 상단의 미스터리한 인물 윤태원(고수 분)의 이야기를 덧입히며 기존 사극에서 다뤄지지 않은 신선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옥중화'는 첫 회에서도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뒤지지 않는 퀄리티를 보여줬다. 궁궐이 아닌 조선시대의 감옥인 전옥서(典獄署)라는 기존 사극에서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공간의 빼어난 완성도는 물론, 뛰어난 퀄리티의 CG로 재현해낸 조선 한성의 풍경과 액션신이 첫 회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첫 회부터 '토정비결'의 저자인 토정 이지함(주진모 분)과 전우치(이세창 분) 등의 인물이 등장해 호기심을 자아냈고, 앞으로도 대장금과 임꺽정, 황진이 등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특별출연식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기존 사극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펼치는 새로운 사극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옥중화' 첫 회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 주인공 '옥녀'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정다빈이었다. 이병훈 PD의 사극은 특정한 주인공을 부각시키기보다 시대의 흐름을 도도하게 따라가는 MBC의 '조선왕조 500년' 시리즈나 KBS의 대하사극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병훈 PD는 '허준'의 허준(전광렬 분), '대장금'의 대장금(이영애 분), '동이'의 동이(한효주 분), '마의'의 백광현(조승우 분), '상도'의 임상옥(이재룡 분) 등 역사의 중심인물이 아니라 그 변방에서 살아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역사를 지켜보는 연출을 즐겨해 왔다.

이는 '옥중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 역사 속 인물이 아닌 가상인물인 '옥녀'는 1회에서 아직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윤원형이 보낸 자객에 의해 살해된 어머니 '가비'에게서 태어났다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토정 이지함과 전우치에게 학문과 주역 등을 배워 어린나이임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병훈 PD가 좋아하는 주인공의 자질을 첫 회에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앞으로 50부작의 길고 긴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첫 회에서부터 다이나믹한 전개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은 '옥중화'는 현재 시점에서 이병훈 PD의 그동안 사극들을 집대성한 완성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첫 회에서 한 가지의 불안요소를 내비췄다. 그것은 연기경력은 길지만 데뷔 이후 조선 사극에는 처음 도전하는 윤원형 역의 정준호다.

정준호가 연기한 윤원형은 첫 회에서부터 옥녀의 어머니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하고, 궐 내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대신에게 주먹을 휘두를 정도로 방약무인한 성격을 선보였고, 15년이 지난 지금은 누이인 문정왕후의 비호를 받아 조선 최고의 권력가로 자리잡은 '옥중화' 최고의 악의 축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준호가 첫 회에서 보여준 연기는 '윤원형'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려내기보다 '두사부일체'와 같은 조폭 코미디에서 정준호가 보여준 연기의 사극 버전을 보는 듯했다. '윤원형'의 역할이 앞으로 '옥중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준호의 과잉된 연기는 현재 시점에서는 '옥중화'의 유일한 불안요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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