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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Q] '싸우자 귀신아' 김소현, 이제는 아역배우 아닌 당당한 드라마 주연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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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Q] '싸우자 귀신아' 김소현, 이제는 아역배우 아닌 당당한 드라마 주연배우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13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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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정유미, 이보영, 최윤영, 한혜진, 김민서, 윤은혜, 이다해, 성유리, 오연수, 손예진까지. 대한민국에서도 미녀로 소문난 이 배우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들의 아역을 연기한 배우가 바로 모두 김소현이라는 것이다.

11일 첫 방송한 tvN 새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는 아역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김소현이 이제는 더 이상 아역배우가 아닌 어엿하게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배우로 거듭났음을 보여준다.

김소현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이었던 2006년 KBS 드라마시티 '십분간 당신의 사소한'에 출연하며 처음 아역배우로 발을 디딘 이후, '케세라세라'에서 정유미의 아역을, '부자의 탄생'에서 이보영의 아역을, '제빵왕 김탁구'에서 최윤영의 아역을, '해를 품은 달'에서 김민서의 아역을, '보고싶다'에서 윤은혜의 아역을, '아이리스2'에서 이다해의 아역을 하는 등 수많은 인기 드라마에서 아역배우로 명성을 날려왔다.

아역배우로 언제까지나 어리게만 보였던 김소현은 2016년 아역배우가 아닌 성인배우로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2월 개봉한 영화 '순정'은 흥행이 썩 잘되지는 않았지만 아련한 첫사랑의 아이콘 '수옥'으로 열일곱의 풋풋한 감정을 훌륭하게 펼쳐냈고, 3월 방송된 12부작 웹드라마 '악몽선생'에서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강박증을 가진 여고생 '강예림'을 훌륭하게 연기해 내며 조금씩 주연배우로 가능성을 보였다.

▲ tvN '싸우자 귀신아' 김소현 [사진 = tvN '싸우자 귀신아' 방송화면 캡처]

그리고 11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는 이제 김소현이 더 이상 '아역'이나 '학생연기 전문'이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아도 충분히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당당한 한 명의 배우로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은 5년 전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 성불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여고생 귀신 '김현지'를 연기한다. '순정'이나 '악몽선생', 그리고 지난해의 '후아유 - 학교2015'에 이어 또 다시 여고생 역할이냐고 하겠지만, 이번에는 엄연히 다르다.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이 연기한 '김현지'는 여고생 시절에 사고를 당해 여고생 귀신이 되었지만, 이미 죽은지 5년이 지나 어엿한 성인으로도 볼 수 있는 배역이다.

비록 단 2회만 방송됐지만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의 활약은 예사롭지 않다. 첫 등장부터 귀신을 맨주먹으로 때려잡는다는 퇴마사 박봉팔(옥택연 분)과 주먹을 날리고 머리채를 휘어잡다 못해 아예 엎어치기까지 하며 처절하게 싸우고, 계단에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다 실수로 한 키스에 자신의 기억이 조금 돌아오자 이번에는 아예 옥택연에게 한 번만 키스하게 해달라고 징징거리며 따라다닌다.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은 '귀신'이 등장하는 모든 영화의 클리셰를 완벽하게 깨부순다. 귀신이라면 자고로 피눈물 흘릴 법한 원한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을 겁에 질리게 하거나 원기를 빨아들이거나 하는 짓거리를 한다지만, '싸우자 귀신아'의 김소현은 그런 판에 박힌 귀신이 아니라 엽기발랄한 여고생의 모습 그 자체다.

또한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은 오로지 연기 그 자체로 1999년생, 아직 고등학생의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폭넓은 감정을 소화해 낸다. 옥택연과 치고받고 싸울 때나 옥택연에게 한 번만 도와 달라고 사정할 때는 영락없이 짓궂은 아이 같지만, 키스를 앞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이나 자신의 죽음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 등 진지한 연기도 무리없이 소화해 낸다.

이제 슬슬 아역배우로의 활동을 정리하고 성인배우로 거듭나야 할 김소현에게 아역 시절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바탕에 깔고 그 위에 진지한 감정연기가 더해지는 '싸우자 귀신아'가 현명한 선택이었다면, '싸우자 귀신아'의 입장에서도 김소현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

밝고 순수한 여고생의 이미지부터 아직도 애같은 짓궂음과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를 지닌 눈망울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김소현은 '귀신'이면서 '여고생'인 '김현지'의 캐릭터를 소화해 내기에 적역이었다. 만일 김소현이 아니라 20대 여배우가 했다면, 아니면 가수가 본업이고 연기가 부업인 아이돌 가수 출신의 여배우가 '김현지'를 연기했다면 '싸우자 귀신아'도 이만큼 주목을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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