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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수원 FA컵 4강행, 고승범-박현범 동시투입이 왜 '반전의 쌍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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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수원 FA컵 4강행, 고승범-박현범 동시투입이 왜 '반전의 쌍돌'인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13 2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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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8강전, 후반 13분 산토스-조나탄 공격 자원 빼고 중원강화책…서정원 감독 "오늘 경기의 반전"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명이 퇴장당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수원 삼성은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비록 후반 막판 동점골을 내주면서 연장까지 치러야만 했지만 일방적인 열세 속에서도 수원 삼성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박현범과 고승범이라는 미드필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전반에만 이종성, 구자룡 등 2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연장 전후반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기고 2011년 이후 5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수원 삼성은 전반 24분 고차원의 선제골로 앞서가고도 후반 39분 피투의 오른쪽 코너킥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실점했다. 이 상황만 보면 수원 삼성이 다시 한번 앞서가다가 동점골을 내주는 뒷심 부족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박현범과 함께 후반 13분에 교체 투입된 수원 삼성 고승범이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FA컵 8강전에서 중원을 튼튼히 지켜줌으로써 승부차기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사진은 지난 10일 수원FC와 경기를 뛰고 있는 고승범. [사진=스포츠Q(큐) DB]

하지만 수원 삼성이 필드 플레이어가 8명뿐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후반 39분 이전까지 성남의 파상공세를 실점없이 막아낸 것만으로도 선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성남 선수도 1명 퇴장당하긴 했지만 2명이 빠져 포메이션 자체가 헝클어진 수원 삼성이 연장 전후반까지 버틴 것은 '기적'에 가깝다.

그 기적을 가능하게 해준 선수는 바로 중원을 지키는 2명의 미드필더에 있었다. 서정원 감독은 오른쪽 미드필더 이종성과 중앙 수비수 구자룡이 잇따라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자 어쩔 수 없이 후반 13분 산토스와 조나탄을 빼야만 했다. 그러나 이들을 대신해 들어간 박현범과 고승범이 중원을 튼튼하게 지켜줌으로써 황의조, 피투, 김현 등을 내세운 성남의 파상 공세를 막아낼 수 있었다.

서정원 감독은 "힘든 상황이었지만 고승범과 박현범 두 선수를 내보낸 것이 오늘 경기의 반전이었던 것 같다"며 "두 선수가 가운데에서 많이 뛰면서 수비에 보탬이 되고 공격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함으로써 큰 힘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현범은 이날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본연 임무에 치중하면서 조원희, 곽희주, 이정수, 장호익으로 구성된 수원 삼성의 포백에 버팀목이 됐다. 또 날카로운 패스로 간간이 이어지는 수원 삼성의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또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는 고승범 역시 중원 이곳저곳을 누볐다. 고승범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며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특히 고승범은 서정원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5월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FA컵 32강전에서도 14km가 넘는 이동거리를 자랑하며 서정원 감독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은 마치 '두개의 심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박지성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1명만 퇴장당하면 어떻게든 버텨볼 수 있는데 2명이 나가면 포메이션과 전술에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2명이 퇴장당했는데도 끝까지 견뎌낸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고 극찬했다. 선수들이 연장 전후반까지 버텨낼 수 있었던 데에는 고승범과 박현범이라는 '쌍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수원 삼성 박현범(오른쪽)이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성남과 2016 FA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뒤 골키퍼 양형모와 함께 즐거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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