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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뮤지컬 '페스트' 서태지와 카뮈의 만남, 기대만큼 남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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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뮤지컬 '페스트' 서태지와 카뮈의 만남, 기대만큼 남는 아쉬움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7.28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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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서태지의 음악과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의 만남으로 공연 준비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뮤지컬 '페스트'가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이번 프레스콜에서는 여섯 곡의 넘버와 장면 시연이 이어졌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페스트’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박은석, 윤형렬, 린지, 황석정, 손호영, 오소연, 김수용, 김다현, 린지, 이정한 등 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과 주요 넘버들을 시연했다.

프레스콜에서는 1막의 ‘죽음의 늪’, ‘슬픈 아픔’, ‘시대유감’, ‘코마,’ 2막의 ‘제로’, ‘비록’ 총 6개의 넘버를 공개했다.

▲ 뮤지컬 '페스트' [사진=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가장 먼저 공개 된 넘버 ‘죽음의 늪’에서는 진실을 알리려 하는 기자 랑베르와 진실을 덮으려 하는 시장 리샤르의 갈등 구조가 그려진다. 또한 의사 리유와 리샤르의 대화를 통해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보여준다.

세 번째로 공개됐던 넘버 ‘시대유감’에서는 페스트라는 병의 위험을 이용해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는 CEO 코타르가 등장한다. 이 넘버에서 코타르는 네 명의 앙상블과 함께 ‘새로운 부의 축적’을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냉정한 시선을 보낸다. 이 장면은 인간이 재앙 앞에서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막의 넘버인 랑베르의 솔로 넘버 ‘제로’(Zero)는 새로운 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랑시 밖으로 탈출하려 했던 랑베르가 헌신적으로 행동하는 리유를 보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노래하는 이 넘버는 무엇보다 배우의 고조된 감정 연기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외에도 1막의 마지막 넘버인 ‘코마’(Coma)는 주요 인물들의 페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된다, 특히 이 신은 페스트를 바라보는 주요 인물들의 시선을 모두 정리해 보여주는 친절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 뮤지컬 '페스트' [사진= 스포츠Q 최대성 기자]

또한 ‘코마’는 앙상블들의 역할이 가장 큰 넘버이기도 하다. 이 넘버에서 앙상블들은 분위기를 고조시킴과 동시에 페스트에 대한 공포감, 오랑시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무기력함을 노래하며 조금 더 웅장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뮤지컬 ‘페스트’는 소설과 달리 미래를 사건의 배경으로 설정했다. 이 작품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 되고 기계화되고 ‘사람 사는 냄새’가 잘 나지 않는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색감’과 ‘영상’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무대 장치는 회색빛으로 딱딱한 콘크리트를 연상시킨다. 또한 얼굴이 클로즈업돼 보여지는 장치들을 통해 리샤르의 독선과 코타르의 끝없는 욕심을 부각시키며 극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다.

또한 여러 번의 회전 무대 사용과 다양한 패턴의 조명을 이용해 다소 심심하고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무대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 뮤지컬 '페스트' [사진= 스포츠Q 최대성 기자]

물론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랑베르나 리유의 넘버들에서 노래를 하는 부분보다 진행 과정에 대한 설명이 더 많거나 일반 대사로 처리하는 부분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구성의 밀도를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페스트를 이겨내고 난 뒤 리유와 타루의 마지막 대화가 이뤄지는 신의 배경들은 앞서 보여진 무대 장치들과 결이 완전히 달라 다소 위화감이 들기도 했다.

창작 초연 작품인 뮤지컬 ‘페스트’는 서태지의 음악과 많은 사랑을 받은 카뮈의 원작 소설로 주목 받았다. 무대를 비롯해 작품 곳곳에서 새로운 시도를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느껴졌다. 그러나 창작 초연 작품인 만큼 더욱 발전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야 할 부분들도 아직은 많아 보였다.

뮤지컬 ‘페스트’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뮤지컬 ‘페스트’는 소설에 담겨 있는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저항 정신과 휴머니즘을 무대 위에서 펼쳐낸다. 오는 9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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