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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물여섯 스포츠영웅 김연아, 결코 일찍 열린 '영웅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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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물여섯 스포츠영웅 김연아, 결코 일찍 열린 '영웅문' 아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4 0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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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맞는 부츠-고관절 부상까지 겹쳐 한때 현역 위기…노력으로 한국 피겨 역사 열어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김연아(26)가 결국 스포츠영웅이 됐다. 아직 30대도 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스포츠 선수로서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이제 김연아는 한국 스포츠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50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에 묶여 선정되지 못한 김연아였지만 그 기준이 없어지자마자 바로 9번째 스포츠영웅의 영예를 안았다.

김연아의 지금까지 삶을 보면 고진감래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재능이 있어 보인다'는 코치의 말에 피겨를 시작한 김연아는 자신의 잠재성을 폭발시키며 주니어 무대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고 시니어에 올라가자마자 자신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는 '올 포디엄'을 달성했다.

김연아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개척자로 스포츠영웅의 보위에 오를 수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링크, 그 질퍽거리는 빙판 위에서 훈련해야만 했던 선배 개척자들이 있었지만 꽃을 피우기엔 무리였다. 그만큼 세계와 한국의 수준은 너무나 차이가 났다. 

그러나 김연아가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하면서 단숨에 한국과 세계의 수준차가 줄어들었다. 피겨 관계자들도 김연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척박한 한국 피겨를 일궈내기에 너무 외로웠다. 스케이트 부츠가 맞지 않아 아픈 발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려야만 했고 세계대회에 참가할 때면 좁은 이코노미석에 몸을 구겨넣어야 했다. 또 자신을 관리해주는 전문 스태프가 없어 고관절 부상에 한때 현역생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래도 김연아는 꿋꿋했다. 시련을 이겨내니 김연아 앞에는 탄탄대로가 펼쳐졌다.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고 결국 피겨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최종 목표였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김연아는 후배들을 위해 4년 뒤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출전하며 마지막 현역 생활을 불태웠다.

이제 스포츠영웅으로 공인받은 김연아는 더 이상 빙판 위에 서지 않지만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자기 헌신을 실천하고 있다. 대표팀 훈련이 있는 태릉빙상장에는 언제나 김연아가 있다. 후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연기와 기술에 대해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 피겨뿐 아니라 한국 동계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유창한 영어로 인상깊은 프리젠테이션을 한 것도 김연아였다. 그런 김연아가 있었기에 한국의 피겨는 물론 동계 스포츠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김연아가 피겨에서 성공하면서 비인기 종목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선수들도 동기부여가 됐다. 김연아의 피겨 성공이 있었기에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도전했고 결국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김연아의 개척자로서 삶은 너무나 외로웠지만 명예의 전당 입회로 어느 정도 보답받았다. 그리고 많은 팬들은 김연아가 최순실 게이트로 위기에 빠진 한국 스포츠를 되살리는 스포츠영웅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김연아의 또 다른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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