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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승마는 '마칠인삼', 정유라 장시호는? 승마 궁금증 풀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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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승마는 '마칠인삼', 정유라 장시호는? 승마 궁금증 풀이②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24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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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능력만큼 교감도 중요, 귀족스포츠 넘어 생활스포츠로 다가오는 승마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키워드가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뉴스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최순실 정유라 모녀와 최순실 조카 장시호 등 그의 일가와 차은택-김종으로 이어지는 측근의 전횡 관련 의혹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국민들은 여전히 충격의 도가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연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특혜에 대해 검찰의 칼끝이 본격적으로 향하면서 승마라는 스포츠 종목에 대한 호기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아직 대중적으로 생소하기 그지없는 승마에 대해 [SQ포커스] '정유라와 장시호의 승마, 그렇게나 대단해?' 승마 궁금증 풀이①에 이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궁금증을 풀어본다.

# ‘돈도 경쟁력’이라는 정유라 장시호의 승마는 귀족의 전유물인가?

전적으로 반박할 수만은 없는 질문이다. 승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본인 이름으로 등록된 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말 한 필의 가격이 말의 능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수천만 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민은 엄두조차 낼 수 없기도 하다.

정유라는 삼성으로부터 35억 원의 지원을 받아 그랑프리대회 우승마인 비타나V를 구입하는데 10억 원 이상을 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말의 관리를 위한 비용과 레슨비 등을 합치면 연간 5000만 원 이상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승마 선수생활을 위해서는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

정태운 전주기전대 마사과 교수는 “장애물비월의 경우 80㎝, 100㎝ 120㎝ 등 얼마나 높이 뛸 수 있는지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난다”며 “예를 들면 80㎝를 뛸 수 있는 말이 3000만 원이라면 120㎝를 넘을 수 있는 말은 7, 8배까지 가격이 뛰어 오른다. 올림픽에 나가는 명마들은 100억 원이 넘어가는 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저렴하게 승마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늘어가는 중이다. 2012년 말 산업 육성법이 개정되면서 승마 대중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현재 전국 각지에 승마클럽이 생겨나 저렴한 곳은 1시간에 2만 원 가량의 비용으로 승마를 경험할 수 있다.

정태운 교수는 “15년 전만 해도 골프가 귀족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많이 대중화되지 않았는가. 20년 전에는 스키장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주변에서 주목을 받았다”며 “승마도 아직 익숙하지 않고 대중화가 안됐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움을 겪을 뿐이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승마에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이용가격이 저렴한 승마장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의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선수생활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비용의 차이가 클 수 있다. 정 교수는 제자들의 사례를 들며 승마에 대한 애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크게 부담되지 않는 비용으로도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승마는 ‘마칠인삼’(馬七人三)? 정유라 장시호 또한 그랬을까?

승마는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동물과 함께하는 종목이다. 이것은 말의 능력에 따라 경기력과 성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승마에 사용되는 말의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정 교수도 “마칠인삼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세계수준의 선수들은 오히려 ‘마삼인칠’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그만큼 개인 능력으로 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기도, 말을 훌륭하게 성장시키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가운데 하나가 말의 성격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말도 제각기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잘 대처해야 한다”며 “고집이 센 말의 경우 이를 꺾을 것인지 장점화할 것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도 기수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함부로 말을 대해서는 안 된다. 말은 매우 민감한 동물이다. 제대로 된 교감을 통해 말과 가까워지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말의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교감 없이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근호 전주기전대 마사과 교수는 말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근호 교수는 “선수들은 말의 운동량 등을 잘 관리해 대회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며 “일과의 반절 이상은 말과 함께 생활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말굽 상태와 다리 상태 체크 등은 기본이고 오버나잇 반데스(말 다리에 감아주는 일종의 테이핑)를 직접 감아주며 혈액순환을 돕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날이면 기수들은 말의 컨디션에 더욱 신경 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방(말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서 함께 잠을 자기도 할 정도로 말과의 호흡을 중시한다.

정유라 장시호 역시 보통의 기수들처럼 마방에서 말들과 이같은 교감을 통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정유라 장시호의 승마, 어떤 운동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보통 승마에서 중시되는 신체 능력은 다른 종목들과 다르다. 정태운 교수는 “근력과 순발력, 스피드가 필수적인 유도, 태권도 등과 승마는 다르다”며 “승마는 균형, 중심으로 타는 종목이라고 말한다. 균형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승마가 근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처음 승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음날 자고 일어나서 온 몸이 쑤시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요령을 터득하고 말과 교감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 근육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말을 잘 탈 수 있게 된다는 것.

사실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 가장 나이의 영향을 적게 받는 종목 중 하나다.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해 '6전7기'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영국 닉 스켈톤의 나이는 59세. 환갑을 코앞에 둔 스켈톤은 13살 애마 빅스타와 올림픽 최고령 기록을 썼다. 2000년 경기 도중 목이 부러지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한 때 마장을 떠나야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장애물비월 개인전에서 42초82로 금메달을 차지, 리우 올림픽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이자 승마 종목에서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에 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최순실 게이트’가 이제라도 밝혀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아닐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유라가 오랜 세월 승마선수로 활약하는 것을 봐야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 정유라 장시호로 위기 겪고 있는 한국 승마, 그 재발견?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특혜 의혹, 판정시비와 삼성의 지원 특혜에 휩싸인 정유라, 그리고 사촌언니 장시호 파문으로 인해 승마가 도마에 올랐지만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사실 재활 승마는 한국에서 이제 막 보급이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애인과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일반인, ADHD 환자, 인터넷 게임 중독자의 문제 해결에도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체적 상해 혹은 트라우마 등으로 괴로워하는 퇴역군인들의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정태운 교수는 승마산업은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승마에 대한 높은 수요에 비해 승마장에서 일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에게 승마를 가르치는 정 교수는 정유라, 장시호 등으로 인해 승마인들이 모두 공범이 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태운 교수는 “우리 대학 학생들 같은 경우 집안사정이 여유로운 경우가 많지 않다. 말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입학한 학생들”이라며 “이번 사태로 한국 승마가 위기에 놓여 있는데 크게 위축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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