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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정유라와 최순실 조카 장시호의 승마, 그렇게나 대단해?' 승마 궁금증 풀이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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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정유라와 최순실 조카 장시호의 승마, 그렇게나 대단해?' 승마 궁금증 풀이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18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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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승마에 관심 집중, 귀족 전유물에서 생활 스포츠로 변모하는 중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들어놓은 ‘최순실 게이트’로 ‘핫’하게 떠오른 스포츠 종목이 있다. 승마다. 요즘 승마하면 떠오르는 이가 있다. 정유라와 장시호다. 정유라는 국정농단 사태의 큰 축인 최순실의 딸이고 장시호는 최순실의 조카, 즉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의 딸이다.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정유라, 장시호는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중이다. 정유라는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부실 학사관리, 대한승마협회의 편파 판정과 특혜시비 등 그 의혹이 한 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다. 최순실 딸 정유라의 롤 모델이었다는 최순실 조카 장시호 또한 이에 못잖다.

승마 선수 출신인 정유라 장시호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쏟아지면서 승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은 삼성이 정유라를 위해 엄청난 거액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승마가 뭐기에?”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동안 온갖 탄압을 받던 승마인들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시선은 더 집중됐다.

곳곳에서 말과 승마에 대한 풍자도 넘쳐나고 있다. 말을 타는 운동이라는 것 외에는 아직 대다수 국민들에게 생소한 승마.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자.

# 최순실 딸 정유라와 최순실 조카 장시호의 승마, 그렇게 대단한 스포츠 종목인 것일까?

승마는 넓은 의미로 말을 타는 전반적인 행위를 말한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기원전 4000년 전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승마 역사는 유구하다.

스포츠로서 승마는 기원전 600년 경 고대 올림픽에 처음 도입됐고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잠시 빠졌지만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포함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승마가 독특한 점은 남녀 구분이 없고, 올림픽 전 종목 통틀어 유일하게 동물과 교감한다는 점이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승마 종합마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의 제인 홀더니스 로댐은 자신의 저서 ‘승마 교과서’에서 “말은 매우 예민한 동물이다. 뛰어난 운동 능력뿐 아니라 말의 컨디션을 잘 파악하고 달래줄 아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규정한 뒤 “또 다른 하나는 말과의 교감이다. 승마는 다른 운동과 달리 말이라는 동물과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교감의 운동이다. 두 생명체 사이의 미묘하고도 아름다운 우정이 깃든 스포츠가 승마이며 교감이야말로 승마의 본질”이라고 적고 있다.

말과의 교감이 본질인 승마, 거기서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유라, 장시호 두 사람이 동시대를 함께 사는 이들과는 제대로 교감하고 있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정유라 장시호의 승마, 세계적으로 인기는 어느 정도?

승마는 대중들이 즐기는 스포츠는 아니다. 특히 한국은 그렇다. 하지만 ‘승마강국’이 많은 유럽의 경우 승마 인구가 상당하다. 승마클럽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승마를 즐기는 인원이 2014년 기준 영국은 240만, 독일은 170만, 프랑스는 15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4만5000 명을 갓 넘어선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말 사육 농가와 승마 관련 시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승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영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종합마술 경기에서 자국 공주인 자라 필립스가 은메달을 땄는데 왕실은 승마에 관심이 많고, 국민들 또한 승마를 자랑스러운 문화의 한 축이자 유산이라고 생각하며 중요한 여가 활동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영국을 비롯,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이 승마 강국의 지위를 지켜왔으며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유라가 ‘승마 강국’ 독일로 근거지를 옮긴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2016 리우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유일하게 출전한 김동선(27·갤러리아승마단)은 함께 훈련을 하던 독일 선수들로부터 수시로 지도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정유라 장시호의 승마 가운데 마장마술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국제승마연맹이 공인하는 종목은 여럿이다. 마장마술, 장애물비월, 종합마술 등의 올림픽 종목 외에도 지구력, 마차, 마상체조, 레이닝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장애물비월은 700~800m 코스에 설치된 장애물 13~16개를 정해진 순서에 맞게 제한 시간 내에 넘어야 하는 경기며, 종합마술은 마장마술과 지구력 경기(말의 속도, 지구력 등을 보여주는 경기), 장애물비월을 종합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서는 정유라의 주 종목인 마장마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마장마술(馬場馬術 Dressage)은 길이 60m, 너비 20m의 마장(馬場)에서 기수와 말이 정해진 경로를 얼마나 조화를 이루며 가는지 평가하는 경기다.

경기는 3라운드로 진행되고 1~2라운드에서는 속보·구보·파사주·피아페·피루에트(아래 승마 경기용어 참조) 등 일련의 움직임을 통해 말과 기수의 조화 등을 평가한다. 또 3라운드는 음악에 맞추어 안무를 짜 연기하는 프리스타일로, 경기시간이 정해져 있다.

단체전은 1팀당 4명이 참가, 상위 3명의 성적으로 순위를 정한다. 개인전은 단체경기의 개인성적 상위 12명이 별도로 실시되는 개인 결승경기를 통해 다득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이처럼 승마의 마장마술은 서로 다른 위치의 심판 5명이 구분 동작의 정확도와 연계 동작의 자연스러움을 포함해 말의 동작이 얼마나 정교하고 아름다운지 등을 주관적으로 채점하는 방식이어서 언제든 판정 시비를 낳을 수 있기도 하다.

정유라가 과거 승마 판정시비를 문제 삼아 경찰의 수사를 요청하고 협회 직원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을 내몬 것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승마 경기 용어>

- 속보(速步 trot);말의 대각선 앞다리와 뒷다리가 동시에 걷는 2절도의 걸음. 보통속보, 수축속보, 중간속보, 신장속보 등으로 세분된다.
- 구보(驅步 canter);3절도로 이루어진 걸음으로 네 다리가 일시 공중에 비약하는 공지기- 의 간격이 있다. 보통구보, 수축구보, 중간구보, 신장구보, 답보변환으로 세분된다.
- 파사주(passage);말 무릎의 위치가 거의 직각을 이룰 정도로 올라오도록 유도하는 운동.
- 피아페(piaffe);제자리에서 조금씩 전진하는 최대 수축운동을 말한다.
- 피루에트(pirouette);말의 뒷다리를 축으로 해 앞다리로 원을 그리며 방향을 바꾸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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