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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투혼' 김재범, 7년 5개월만에 왕기춘에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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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투혼' 김재범, 7년 5개월만에 왕기춘에 설욕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28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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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게의 맞대결' 이마 찢어지는 부상 속에 신승...결승서 벨기에 선수 제압하고 대회 2연패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붕대투혼’을 보인 김재범(29·한국마사회)이 왕기춘(양주시청)을 물리친 기세를 이어 그랑프리 2연패에 성공했다.

김재범은 2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4 제주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남자 81㎏급 결승전에서 요아킴 보티아우(벨기에)를 양팔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하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보다 더 주목을 끈 것은 4강전이었다. 김재범과 왕기춘은 2007년 6월 제46회 전국체급별남녀선수권대회 73kg급 결승전에서 격돌한 이후 7년 5개월만에 맞대결했다. 당시 경기에서는 왕기춘이 김재범을 물리쳤다.

김재범은 그해 10월 81kg급으로 체급을 올렸고 둘은 더 이상 만나지 못했다. 왕기춘은 73kg급의 최강자로, 김재범은 81kg의 지존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11월 왕기춘이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통해 체급을 올림으로써 ‘세기의 대결’이 성사됐다.

둘은 파죽지세로 준결승까지 오르며 마침내 도복을 맞잡았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무수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재범이지만 왕기춘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제대로 된 기술을 하나도 걸지 못했고 이는 왕기춘도 마찬가지였다.

승패는 지도 1개로 갈렸다.

김재범은 왕기춘이 유도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얻어낸 지도를 끝까지 지켰다. 조심스런 경기를 펼쳐야만 했던 두 선수는 나란히 지도 2개씩을 받으며 팽팽히 맞섰다. 벼랑 끝에 몰린 왕기춘은 경기 막판 발뒤축걸기로 반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김재범은 이 과정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바람에 붕대를 감은 채로 도장에 들어섰다. 지도승을 거둔 그는 시야에 방해를 받을 수 있는 악조건속에서도 단 1분39초만에 양팔 업어치기를 작렬해 결승전을 화려하게 매듭지었다.

아쉽게 고배를 든 왕기춘은 3위 결정전에서 알렉산드로 울리아코프(러시아)를 가로누르기 한판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따내 위안을 삼았다.

재일동포 3세인 남자 73㎏급의 샛별 안창림(용인대)은 사기 무키(이스라엘)를 빗당겨치기 한판승으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8월 러시아 세계선수권에서 같은 상대에 발목을 잡혔던 아쉬움을 털어내 기쁨이 두배가 됐다.

일본의 귀화 제의를 거절하고 지난 3월 태극마크를 단 안창림은 자신의 2번째 성인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며 단숨에 한국 유도의 미래를 책임질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자 63㎏급에 나선 박지윤은 린제이 창삼모이(프랑스)에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추가해 종합성적 금 3, 은 1, 동 3으로 금 4, 은 1의 프랑스에 이어 2위를 달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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