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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라들어요" 수줍은 20대 정현, 인터뷰 땐 어른 같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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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라들어요" 수줍은 20대 정현, 인터뷰 땐 어른 같더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2.0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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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테니스 왕자’ 정현(한국체대)의 별명은 다양하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등 톱 랭커들을 꺾어서 ‘거물 사냥꾼’이라 불리기도 하고 인터뷰를 워낙 잘해 ‘외교관급 화술’이라는 극찬도 듣는다. 안경 낀 그를 ‘교수(프로페서)’라 칭하는 외신도 있다.

영예로운 별칭을 살펴보면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 같지만 정현은 1996년에 태어난 청년이다. 테니스 라켓을 쥐면 평정심을 유지하는 ‘아이스맨’이 코트 밖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 [장충=스포츠Q 주현희 기자] 수줍게 웃는 정현. 코트 밖에서는 영락없는 20대 청년이다.

정현은 후원사인 라코스테 주최로 2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오그라든다”는 표현을 썼다.

먼저 자신을 도와준 주변 사람들의 응원·축하 인터뷰를 보더니 “당황스럽고 재밌다. 선생님, 친구들, 형의 메시지가 너무 딱딱하다. 프로답지 못한 거 같다”며 “놀려야 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평소와 다른 주변인에 도대체 적응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정현은 자신의 경기영상도 좀처럼 못 본다 했다. 스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2018 호주오픈 핫이슈였던 정현-조코비치 16강전도 돌려보지 않았다고. “다른 선수들 건 찾아보지만 제 경기는 다시 안 본다. 이겼을 때도 그런데 지면 더 그렇다”고 미소를 띠었다.

사회자인 김환 아나운서가 화려한 세리머니를 언급하며 휴대폰 메인화면이 무엇인지 묻자 정현은 “제 사진을 깔지 않는다. 심플한 게 좋다”고 답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모인 사진기자들이 배경 현수막에 걸린 사진의 나온 포즈를 요구하자 그마저도 부끄러워했다. 결국 대신 막 테니스를 시작한 소녀처럼 가볍게 백핸드를 날리는 동작을 취했다.

행사 마무리 단계에서도 정현은 또 한 번 수줍어했다. 자신을 위해 마련된 성대한 자리의 마침표를 찍는 의식인 케이크 커팅이 영 어색해 보였다.

코트 안에선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종료 후엔 유려한 인터뷰로 숱한 화제를 낳은 정현이지만 사복 입은 그는 영락없는 20대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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