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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Q]'취재 제한 요청' 故 조민기 발인 비공개 엄수, 부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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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Q]'취재 제한 요청' 故 조민기 발인 비공개 엄수, 부검도 없다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03.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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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스스로 지은 죄에 심적 고통을 끌어안고 세상을 등진 故 조민기의 유족들이 취재 제한을 요청했다. 이에 발인도 비공개로 엄수될 예정이다. 

11일 조민기 유가족 측은 "발인식에 가족과 지인만 참석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취재 제한을 요청했다. 서울 광진 경찰서 또한 조민기의 죽음에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유족의 뜻을 받아들여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서울소방본부에 따르면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 A 아파트 지하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의 119 신고로 즉시 건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및 호흡정지로 사망한 상태였다. 

조민기의 사망 직후 누리꾼들의 의견은 양분됐다. 조민기의 안타까운 선택에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일각에서는 조민기의 사망으로 인해 그가 저지른 잘못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히는 것과 똑같다"는 의견과 함께 "안타깝지만 미투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며 자칫 미투 운동의 열기가 꺾일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타났다.

주말을 지나며 누리꾼들의 여론은 조민기가 스스로 내린 형벌을 인정하는 쪽으로 점차 기울고 있다. 조민기가 숨진 창고에서 전날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고, 디스패치에 보낸 자필 편지도 공개됐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입니다"란 문장으로 시작된 이 장문의 편지에는 조민기의 뉘우침이 담겨 있다.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되었다"는 점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의사를 보인 조민기는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 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고 전했다.

또한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되어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힌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사과문을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한다"며 긴 글을 마무리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조민기의 예기치 않은 죽음에 한 누리꾼은 "고인은 스스로 사형을 택했다"며 "그 어떤 죄에도 사형보다 더 큰 벌은 없다. 고이 보내 드리는 게 맞다"는 의견을 보였고 높은 공감수를 차지하며 댓글 창의 비교적 상단에 위치했다. 

조민기의 죽음과 더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누리꾼들은 다른 가해자들을 지목하며 오히려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된 상황이다. 이에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그의 죽음을 스스로 내린 형벌로 인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점차 기울고 있다. "(조민기의 죗값과 무관한) 가족들이 더 힘들어진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선에서 조민기의 죽음에 대한 관심은 마무리하는 게 맞는다는 의견도 보인다. 

9일부터 11일까지 고작 사흘이지만 무척 길게 느껴진 주말이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조민기의 발인은 12일 오전 진행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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