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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더러버' 오정세가 하면…더럽지 않은 '성(性)'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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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더러버' 오정세가 하면…더럽지 않은 '성(性)'이 완성된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0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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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파격'이라는 말로 설명이 가능한 드라마가 나타났다. 케이블채널 Mnet 드라마 '더러버'다.

'더러버'는 19금 드라마답게 성적 표현 수위가 상상을 초월했다. 선정성 논란이 일수도 있는 민감한 상황. 하지만 '더러버'는 이런 선정성 논란의 위험을 코믹으로 빠져나갔다. 배우 오정세가 있어서 가능했다.

▲ Mnet 드라마 '더러버'가 높은 성적표현 수위를 코믹한 설정에 버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더러버 제작발표회 때의 오정세와 류현경.  [사진=스포츠Q DB]

2일 처음 방송된 '더러버'는 일상적 동거연인이 보여줄 수 있는 성적표현의 한계를 넘어선 작품이었다.

오도시(오정세 분)와 류두리(류현경 분)는 동거 2년 차 커플이다. 이들은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서로의 사랑 만은 애틋했다. 오다시는 소파에 앉아 있던 류두리의 가슴을 느닷없이 만지며 키스를 하고 집안에서 눈만 마추치면 몸을 더듬는 등 끝없는 신체접촉을 이어나갔다.

이날 극의 최고의 성적 표현은 침대 위에서 나왔다. 오다시는 류두리의 생일이지만 돈이 없어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그는 류두리에게 돈이 없어 선물은 못 샀지만 침대 위에서 환상적인 관계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류두리도 이를 수용하며 관계할 때 욕을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오도시는 류두리의 제안에 처음에는 겁을 냈지만, 나중에는 육두문자를 퍼부으며 그들만의 성적 판타지를 완성했다.

드라마는 2년 차 커플의 '식은 듯 식지 않은' 사랑의 감정을 수위 높은 성적 표현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19금 영화에서나 가능한 성적표현과 행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 오정세는 '더러버' 1회에서 파격적인 전라 노출 연기를 시도했다. [사진=Mnet '더러버' 방송 캡처]

안방극장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위의 드라마다. 선정성 논란의 위험성은 필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더러버'는 선정성 논란의 위험성을 잘 피해 나갔다. '섹스'를 '코믹'으로 풀어내는 능수능란한 기술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 중심에는 배우 오정세의 힘이 컸다.

오정세는 극이 진행되는 동안 전라 노출과 음담패설에 가까운 말과 표현을 끊임없이 내뱉었지만, 전혀 선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연기적 기술을 부렸다.

이 드라마는 조금이라도 진지하고 깊은 느낌이 드는 표정이나 표현이 나올 경우 자칫 에로영화에서 펼쳐지는 선정적 분위기가 될 수 있는 장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오정세는 섬세한 코믹 연기 기술을 통해 극복해냈다.

오정세의 이런 기술 덕분에 '더러버'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영화 '아메리칸 파이'의 '성장, 코믹, 섹스'가 뒤섞인 수준 높은 작품성과 견줄만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 [사진=Mnet '더러버' 방송 캡처]

'더러버'의 오정세는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섬뜩한 악역부터 진지한 애정극 주인공까지 모든 연기를 섭렵한 배우지만, 그래도 안방극장에서만큼은 코믹이라는 장르가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는 것은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더러버' 속 오정세는 자신의 강점인 코믹연기에 '섹드립 연기'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그가 할 일은 이제 수위 높은 성적 내용을 완벽한 코믹으로 승화하고 2년 차 연인들이 겪는 일상의 사랑과 고민을 대변해 주는 역할일 것이다. 이것이 이 드라마가 시작된 이유가 아닐까?

오정세가 하면 '더러버'의 높은 성적 표현도 전혀 더럽지 않은 진정한 코믹이 될 수 있기를 끝까지 기대한다.

(*더러버= 20~30대 4쌍의 동거커플을 통해 함께 사는 남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다룬 드라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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