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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패 창원LG,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현주엽 하차 요구 합당한가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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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패 창원LG,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현주엽 하차 요구 합당한가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1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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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프로농구엔 많은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외국인 선수 관련 규정 변경, 농구월드컵 25년만의 1승 등. 그러나 대중들에게 더욱 크게 느껴진 건 농구인들의 예능 나들이였다.

유튜버로 전향한 하승진이 ‘팩트폭력’을 가하며 한국 농구에 자성의 시간을 갖게 했다면 ‘예능 신생아’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의 활약은 두 아들 허웅(원주 DB), 허훈(부산 KT)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프로농구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은 건 ‘프로 먹방꾼’ 현주엽(44) 창원 LG 감독이다.

 

개막 이후 창원 LG가 5연패에 빠졌다. KBS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출연 때와 달리 코트 위에서 현주엽 감독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사진=KBL 제공]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주로 비시즌 기간 선수단과 훈련하던 때의 영상을 담고 있는데 호랑이 지도자 같던 현주엽 감독이 코트 밖에선 선수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고, 각종 음식을 끝도 없이 먹어치우는 장면은 현주엽 감독을 다시 보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시청률은 0.2%를 넘기기 어려웠고, 독점 중계방송사였던 MBC스포츠플러스는 계약기간이 만료되기도 전 중계권을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농구월드컵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1승을 챙겼지만 열성적인 농구 팬들을 제외하고는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씁쓸함이 커지던 가운데 분위기 속 현주엽 감독의 예능 출연은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프로농구에 관심도 없던 시청자들은 강병현, 김시래, 조성민 등은 물론이고 라이트한 농구 팬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이적생 정희재, 박병우, 김동량까지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LG 기사엔 이전 분위기와 달리 훈훈한 광경이 연출됐다. 현주엽 감독과 선수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남기는 댓글이 늘었다.

그러나 코트에선 웃지 못한 LG다. 개막 이후 5연패를 당했다. 평균 득점(68.8)과 실점(83.8)의 차가 15점이나 날만큼 심각한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지난 11일 전주 KCC전에선 3쿼터까지 33점만 넣으며 KBL 역대 8번째 최저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썼다.

예능 출연에 대한 비판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이 TV 프로그램에 출연을 한 뒤 성적이 따라주지 않을 경우에 자연스레 따라붙는 주장이다. 일부 팬들은 현주엽 감독의 하차를 요구하기도 한다.

 

김시래(가운데)는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늘어난 부담 속에 경기 후반마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KBL 제공]

 

현주엽 감독으로선 억울한 부분도 있다. LG는 팀의 핵심이었던 김종규를 떠나보냈다. DB는 그를 위해 샐러리캡(25억 원) 절반을 상회하는 12억7900만 원을 투자했다. 그만큼 대체 카드를 찾기 힘든 자원을 잃은 LG다. 정희재, 박병우, 김동량을 영입했지만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기회를 얻고 있는 정희재가 8.2득점 5.4리바운드로 활약할 뿐, 김동량은 1경기(2분), 박병우는 아직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규의 보상 선수인 서민수는 상무 전역 후 시즌 중반 이후에나 합류할 예정이다.

캐디 라렌이 득점(24.2), 블록슛(1.8) 1위, 리바운드(11.8) 2위, 김시래 또한 11.6득점 6.2어시스트(2위)로 분투 중이지만 버논 맥클린과 국내 선수들의 침체 속에 둘의 부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시래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베테랑 조성민과 강병현의 성적표도 아쉽기만 하다. 김시래는 경기 후반이면 현저히 지친 기색을 자주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일정도 LG엔 부담이 되고 있다. LG는 개막 후 9일 동안 무려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울산 현대모비스보다 2경기나 더 치렀다.

게다가 방송 출연을 위해 스케줄을 빼는 것이 아닌 훈련 과정과 그 이후 선수, 코칭스태프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주로 담는 방송이기에 이를 성적과 연관 짓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현주엽 감독 또한 지도력 비판에 대해선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농구 흥행을 위해서라도 현주엽 감독과 LG가 더욱 힘을 내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까지 치러진 올 시즌 21경기에서 평균 관중은 지난 시즌 동일 경기수 대비 2955명에서 3497명으로 18.3% 늘었다. 농구계 안팎에서 현주엽 감독과 LG 선수단의 예능 출연 덕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 출연에 대한 비판이 옳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게 결과다.

LG는 16일 오후 7시부터 열릴 경기에 고양 오리온을 홈코트 창원실내체육관으로 불러들인다. 상대가 새 외국인 선수 올루 아숄루가 아직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단신 조던 하워드만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1승을 올릴 절호의 기회다. LG가 첫 승을 신고하며 어두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까. 어느 때보다 현주엽 감독과 LG 선수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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