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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중 심판... 아! 잦은 오심, KBO 고심 깊어진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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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중 심판... 아! 잦은 오심, KBO 고심 깊어진다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2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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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사고가 터졌다. 불과 한 달 사이 2건의 오심이 같은 심판조로부터 나왔다. 이 일을 어떻게 봐야 할까.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격돌한 24일 서울 잠실구장. 양 팀이 4-4로 맞선 3회말 LG 공격에서 일이 발생했다. 1사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정근우는 2루를 훔쳤고 김용의의 안타로 3루까지 파고들었다. 이어 유강남의 우익수 짧은 뜬공. 정근우는 태그업 플레이 후 홈으로 파고 든 뒤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이후 심판 판정이 번복되며 결국 아웃처리 됐다.

느린 화면으로 본 결과 명백한 오심이었다.

 

LG 트윈스 정근우(가운데)가 24일 KT 위즈전에서 발로 만든 득점이 취소되자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정근우는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포구를 할 때 확실히 3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 이후 홈으로 파고 들었고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흙 투성이가 된 정근우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러나 당초 세이프 판정을 내렸던 심판조는 판정을 번복했다. 이기중 3루심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 로하스가 공을 잡기 전 정근우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3루로 공을 던졌고 아웃처리되며 3회말이 종료됐다.

억울한 류중일 LG 감독의 비디오 판정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태그업 플레이는 비디오 판독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 9회말 로베르토 라모스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아니었다면 퍽 억울한 패배를 당할 뻔한 LG다. 

 

문제의 장면. KT 위즈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위)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갈 때까지 정근우(아래)의 발이 베이스를 밟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더욱 황당한 사실은 이날 심판조가 오심으로 한 차례 강등 조치됐던 이력이 있다는 것. 이들은 지난 7일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판정 논란을 일으켰다. 수훈 선수로 뽑힌 한화 이용규는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대한 작심 발언을 했고 KBO는 이들을 전원 2군 강등 시켰다. 특히 이기중 심판은 당시에도 주심을 맡아 가장 큰 책임을 짊어졌던 장본인이다.

KBO의 징계는 이전엔 없었던 보기 드문 강수였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주심이 파울볼의 바운드 여부를 포수에게 묻는 촌극이 벌어졌다. 논란의 주인공인 오훈규 심판위원도 퓨처스리그 강등 조치됐다.

황당하긴 하더라도 한 차례 실수는 용납될 수 있다. 강력한 징계를 받았다면 무엇이 됐든 달라진 걸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강등 후 지난 19일 복귀한 이기중 심판의 확신에 찬 판정은 자칫 경기를 망칠 뻔 했다. 1군 재승격 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또 사고를 친 것이다. 주심이 세이프 판정을 내렸는데도 그걸 뒤집으면서까지 오심을 만들었다.

 

정근우(왼쪽)의 센스 있는 슬라이딩 득점도 오심으로 허탈하게 무위로 돌아갔다. [사진=연합뉴스]

 

KBO의 달라진 기조대로라면 강등은 불 보듯 뻔할 것으로 보인다. 뿔난 팬들은 퇴출까지도 외치고 있는 상황. 야구 팬들의 눈치보기식 징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강력한 조치는 물론이고 재발 방지에 대한 더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고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비디오 판독 대상의 범위 확대다. 태그업 플레이는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임에도 현재는 비디오 판독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모든 플레이를 중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는 게 KBO의 고민이긴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은 보완해나가면 된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를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삼고 있다. 1루 세이프 등과 같이 선명하게 담아내진 못했지만 이날도 중계화면을 통해 이기중 심판의 판정이 오심이었다는 건 분명히 알 수 있었기에 충분히 가능한 변화다.

심판의 판정 실수에 대한 장치로 마련한 게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심판 판정의 허점을 메우는 게 힘들다면 비디오 판독의 대상을 더 확대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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