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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인천 바람 뚫은 오진혁, AG '퍼펙트 텐' 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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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인천 바람 뚫은 오진혁, AG '퍼펙트 텐' 조준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4.2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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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AG 남자대표팀 선발,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 이끌어 AG 전 종목 석권 노려

[인천=스포츠Q 글 강두원 ·사진 노민규 기자] “다른 나라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23일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국가대표 2차 평가전을 마친 오진혁(33·현대제철)의 얼굴은 ‘드디어 끝났다’라는 후련함이 엿보였다. 베테랑으로서의 여유가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오진혁은 이날 열린 양궁 국가대표 2차 평가전과 지난 9일 끝난 1차 평가전 기록과 합산한 결과, 당당히 1위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국가대표 2차 평가전에서 1위에 오르며 태극마크를 따낸 오진혁이 후련한 듯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2014년도 국가대표 5차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1차 평가전에서도 줄곧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피 말리는 평가전 속에서도 다소 여유롭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총 배점만 봐도 2위 구본찬이 12점인데 비해 오진혁은 16점으로 무려 4점차에 압도적인 1위였다.

오진혁은 평가전이 열리는 중간에도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똑같이 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같이 동고동락한 후배들이기에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며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가전이 끝난 후 오진혁은 “경기를 잘 마쳐서 후련하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소속팀 관계자 분들과 협회 관계자 분들에 감사드리고 특히 묵묵히 옆에서 지켜봐 준 아내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2차 평가전이 열린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은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다. 아시안게임의 메달이 가려지는 만큼 선수들이 평가전을 통해 미리 경기장을 경험해봤다는 점이 개최국의 이점이다.

남자 대표팀의 김성훈 감독 역시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에 해당 경기장을 경험해봤다는 것은 평가전 결과를 떠나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활을 쏴야 하는지에 대해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23일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국가대표 2차 평가전 마지막날 경기에서 오진혁이 사선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오진혁 역시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렀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으로 다가올 것이다. 바람이 상당히 세고 많이 부는 경기장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먼저 이 바람을 경험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평가전을 끝으로 선발된 남녀 각각 4명의 국가대표 1진 선수들은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대회와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이번 대표팀의 ‘맏형’이자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굵직굵직한 대회에 모두 참가해 풍부한 경험을 지닌 오진혁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자신감이 넘쳐 났다.

그는 “월드컵 같은 경우는 아직 오더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아 가늠이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실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다른 아시아국가에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우위를 점한다면 아시안게임까지 그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 선발될 때마다 항상 많은 관심과 기대를 보내주셔서 조금 부담이 되지만 국민들이 만족하실 만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대표팀 역시 오진혁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성훈 감독은 “경험이 많은 오진혁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만큼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맏형' 오진혁(왼쪽 첫번째)과 함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금메달을 노리는 남자대표팀. (왼쪽부터) 오진혁, 구본찬, 김우진, 이승윤.

대한양궁협회 반미혜 홍보팀 담당자는 “오진혁은 2009년 이후 양궁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가 대단하다.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갖춰 협회에서도 오진혁에 대한 믿음이 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양궁은 2006년부터 2대회 연속 아시안게임 양궁 전종목 석권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의 실력이 날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진혁의 손끝은 오직 한 곳. ‘퍼펙트 텐(Perfect Ten)'만을 바라보고 있다. 인천의 거센 바람을 가르는 오진혁의 금빛 조준이 이제 막 시작됐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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