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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 조은숙의 '짓'이 드라마를 만든다(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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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 조은숙의 '짓'이 드라마를 만든다(뷰포인트)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5.09.04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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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윤정 기자]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온갖 사건들에 불을 지피며 얄미운 감초 역할을 하고 있는 조은숙이 없었다면 극은 어떻게 전개 됐을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겉으로는 위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해하고 헐뜯는 사람이 더 미운 시누이가 바로 드라마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의 오애숙(조은숙 분)이다.

KBS2 TV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는 'TV 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의 후속작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됐다. 3일 방송에서는 서동필(임호 분)의 고백으로 조봉희(김유빈 분)의 출생의 비밀을 조재균(송영규 분)이 알게 되면서 극 전개에 긴장감이 더해졌다.

이날까지 4회분이 방송된 ‘별이 되어 빛나리’의 주된 사건은 역시 아침드라마의 단골소재인 ‘출생의 비밀’이다. 이미 송영규의 둘째 딸 김유빈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며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꼬여가고 있다. 이같은 사건 발단의 시작에는 재균 모(백수련 분)가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이정례(김예령 분)와 미순(황금희 분)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시어머니 백수련에게 사건의 책임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건을 항상 커지게 만든 또 한 사람, 조은숙이 있었다.

▲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조은숙 [사진 = KBS 2TV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화면 캡처]

매회 등장하는 조은숙은 김예령과 송영규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끼어 있어 이리저리 말을 옮기고 다닌다. 조은숙은 사건의 발발에 있어 매번 촉매제 역할을 하며 빌미를 제공하는 인물이지만, 그 행동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아 조은숙의 행동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드라마 ‘별이 되어 빛나리’에 조은숙이 없었거나 입을 다물었다면 다른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 31일 방송된 ‘별이 되어 빛나리’ 1화에서 조은숙은 김예령의 본가 운전수였던 아버지와 침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유로 김예령을 아가씨처럼 모시고 살았다. 남은 밥을 게걸스럽게 먹고 늘 꾀죄죄한 모습으로 식모살이를 하던 조은숙은 탐욕이 강하고 항상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런 조은숙에게 어느날 김예령의 시어머니 백수련이 캐물었다. 임신한 황금희(미순 역)의 아이아빠가 자신의 맏아들 송영규(김예령의 남편)라는 소문이 진짜냐는 것이었다. 황금희와 조은숙은 친구사이였기 때문에 사실을 물은 것이다.

백수련의 추궁에 망설이던 조은숙이 “재균이 오빠랑 미순이랑은요”라며 입을 떼려던 찰나, 백수련은 “식모 주제에 감히 누구한테 오빠라고 불러”라며 조은숙을 무시했다. 이에 조은숙은 홧김에 “거짓말 아니다. 서방님이 몰래 미순이 집에 들락거리는 거 본 사람도 있고 미순이도 나한테 그랬다. 서방님 좋아한다고”라며 거짓말을 했다.

이로 인해 설마하며 아들을 믿고 있던 백수련의 믿음이 깨졌고, 고지식한 옛날 어머니인 백수련에게 자식의 ‘씨’를 가진 여자에 대한 근심을 더해준 장본인이 바로 조은숙이었다. 이 근심은 분명 황금희의 아이를 본 백수련으로 하여금 아이를 바꿔치기 하겠다는 갈등을 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다.

▲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조은숙 [사진 = KBS 2TV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화면 캡처]

시간이 흐른 후 임호의 아이를 임신한 황금희가 출산 직전에 동네에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그녀는 진통이 오는 데도 오갈 데가 없어 아픈 배를 부여잡고 평소 친분이 있던 송영규를 찾아갔다. 같은 시각 진통을 느낀 김예령 또한 출산을 준비하게 됐다.

조은숙은 김예령의 산파를 데리러 가는 길에 진통에 고통스러워 하던 황금희를 만났다. 차마 황금희를 외면할 수 없었던 조은숙은 김예령 집의 곳간에 황금희를 데려갔다.

그러나 김예령은 아이를 사산하게 됐고, 김예령의 출산을 지켜보던 백수련은 곳간에서 나는 아이 울음소리를 이상하게 여겨 그곳으로 향했다. 마침 김예령의 아이는 죽었고, 아들의 씨를 가진 다른 여자의 아이는 살아있으니 평소 자식 욕심이 많던 백수련은 더 고민할 수 없었다. 이에 백수련은 두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

‘별이 되어 빛나리’ 3회에서는 조은숙이 김예령과 송영규의 싸움을 부추긴 꼴이 됐다. 이날 조은숙은 김예령과 대화를 하게 됐고, 김예령은 조은숙에게 “옛날에 봉선아빠랑 소문났던 여자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다. 갑작스런 김예령의 물음에 조은숙은 말을 더듬으며 당황해 했고, 황금희에 대해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김예령이 “혹시 나 애 낳던 날 그 여자가 우리 집에 왔었냐”고 묻자 당황한 조은숙은 짜증을 내며 “갑자기 왜 물어보냐”며 말을 돌렸다.

조은숙의 주저하는 반응에서 옛 상황을 눈치 챈 김예령은 이후 딸 김유빈에 대한 미움을 키웠다.  또 남편 송영규에 대한 의심도 심해져 둘의 싸움은 더 큰 싸움으로 번졌다.

▲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조은숙 [사진 = KBS 2TV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화면 캡처]

4회에서는 송영규가 조은숙을 찾아 이 사건에 대해 물었다. 역시나 조은숙은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송영규의 모든 물음에 성실히(?) 답하는 얄미운 모습을 보였다. 혹자는 오히려 송영규와 김예령 사이에 낀 조은숙을 안타깝게 지켜보겠지만, 지금까지 조은숙의 행동들은 대부분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형태를 띠었다. 이날 자신의 양장점을 찾아온 김예령에게 조은숙이 감정적으로 쏘아붙이며 송영규가 자신을 찾아온 일을 곧이곧대로 자진해 이야기한 것만 봐도 그렇다.

만약 조은숙이 황금희를 집에 데려다 놓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손주를 얻지 못한 백수련은 심통이 났겠지만, 아들의 씨를 가진 아이를 볼 일도 없었을 테니 출생의 비밀이 꼬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또 송영규와 김예령의 물음에 조은숙이 꿈쩍없이 함구했다면 부부의 문제는 부부의 문제로 일단락됐을 것이다.

물론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기에 극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많은 장치가 필요하다. 그 중 조은숙의 역할 또한 그렇다. 사건을 발발시키고, 그 사건에 불을 지펴 극을 극대화해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하나의 요소로서 조은숙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조은숙의 연기는 ‘감초’,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은숙이 없었더라면 가정은 평안했겠지만, 조은숙의 존재로 주연들의 역할이 더욱 돋보이며 이 드라마가 빛을 발하고 있다.

총 120부작의 ‘별이 되어 빛나리’는 이제 겨우 막 출발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1일 ‘별이 되어 빛나리’의 첫 방송 시청률은 8.7%(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높지 않은 수치지만, 전작인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의 첫 방송 시청률인 8.8%(전국기준)가 드라마 종영과 함께 평균 시청률 10.3%(전국기준)를 기록한 것으로 보아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은숙의 계속되는 얄망스러운 ‘짓'은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과 오해를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드라마 ‘별이 되어 빛나리’의 전개가 어떻게 이어나가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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