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2, 3차전 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두산에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가 '재림'했다. 1차전 완봉승의 주인공 니퍼트가 두산을 시즌 마감 위기에서 구해내고 플레이오프 5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니퍼트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안타 2개만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아내는 빼어난 호투를 선보였다.

두산은 니퍼트의 호투와 8회초부터 나선 이현승 등 단 2명의 투수만 소진하며 7-0 완승을 거두고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니퍼트는 1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지난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4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 3개, 사사구 2개만을 허용하고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며 완봉승을 거뒀던 니퍼트는 사흘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NC 타선을 봉쇄하며 플레이오프에서 2승째를 거뒀다.

얼마 쉬지 못해 피로할 법도 했지만 니퍼트의 어깨는 '생생'했다. 최고 시속 154km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던지며 NC 타선을 침묵시켰다.

1회초 첫 타자 박민우를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린 니퍼트는 김종호의 깊숙한 외야 타구가 우익수의 민병헌의 호수비에 잡히는 등 동료들의 도움까지 받으며 3차전에서 활화산 같았던 NC 타선을 하루만에 '사화산'으로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날 폭발했던 NC 타선도 니퍼트를 도왔다. 워낙 자신감있게 달려드는 바람에 니퍼트와 끈질기게 승부하지 못했다. NC 타선은 6이닝 동안 이종욱과 지석훈의 안타만으로 두 차례 출루하는데 그치며 3차전과 대조를 이뤘다.

NC 타선이 승부를 서두르는 바람에 니퍼트는 투구수까지 아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은 전혀 없었고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면서도 7이닝 동안 던진 공은 90개가 안됐다.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이닝이 7회초 19개였을 정도로 모든 이닝을 20개 이내에서 막아냈다.

만약 두산이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니퍼트 등판없이 승리,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된다면 니퍼트가 1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은 26일 벌어지기 때문에 사흘을 쉴 수 있다.

니퍼트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이 4점을 뽑아내면서 두산도 불펜의 힘을 최대한 아꼈다. 여차하면 조기 투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이현승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초 1사후 지석훈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이후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14연속 아웃을 잡아낸 니퍼트와 팽팽한 선발 맞대결을 벌였던 NC 에릭 해커는 리턴매치에서 6회말에 무너졌다.

2회말과 4회말 위기를 막아낸 해커는 6회말 선두 타자 민병헌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한 뒤 김현수의 볼넷과 양의지의 안타로 무사 만루 상황을 맞았다.

해커는 홍성흔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오재원의 1루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에 이어 고영민에게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적시타로 3실점한 뒤 이민호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내려왔다. 1차전에 이어 외국인 에이스 맞대결에서 해커가 니퍼트에게 완패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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