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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걸그룹에서 연기파로 '주말극 여왕' 황정음 vs 오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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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걸그룹에서 연기파로 '주말극 여왕' 황정음 vs 오연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6.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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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무명시절 거치며 연기력 다져...이미지 부수기에 성공

[스포츠Q 용원중기자] 1980년대 청춘의 꿈과 야망, 사랑을 다룬 KBS2 주말극 ‘끝없는 사랑’의 황정음(29)과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의 뒤바뀜으로 갈등관계에 놓인 두 여자의 이야기인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27).

황정음은 복수를 꿈꾸며 격정의 세월을 불사조처럼 살아내는 서인애를 연기하고 있다. 오연서는 어린 시절 헤어진 친부모를 만나 한복 명문가 외동딸로 인생 반전에 성공하는 오뚝이 장보리를 열연 중이다.

▲ '끝없는 사랑'의 황정음[사진=KBS 홈페이지 캡처]

주말 안방극장의 헤로인으로 격돌한 두 연기자는 공교롭게 2002년 데뷔한 걸그룹 멤버로 각각 활동했다. 황정음은 4인조 걸그룹 슈가의 리드보컬 정음으로 활약하다 2004년 탈퇴했다. 오연서는 3인조 걸그룹 러브에서 해님이란 예명으로 전혜빈, 이빈과 함께 활동하다가 2004년 팀 해체 직전인 2003년부터 연기를 겸업했다.

황정음은 2005년 드라마 ‘루루공주’로 데뷔한 뒤 ‘사랑하는 사람아’ ‘리틀맘 스캔들’ ‘에덴의 동쪽’ 등에 꾸준히 출연했으나 큰 주목을 얻지는 못했다. 2009년 가수 김용준과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면서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떡실신녀’ ‘황정남’ 등으로 불리며 활달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연기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줌으로써 스타덤에 올랐다.

▲ '끝없는 사랑' 포스터

2010년 본격적인 정극도전인 ‘자이언트’에서 드라마 초반 어색한 발음과 표정으로 인해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으나 회가 거듭할수록 애절한 눈물 연기 등 향상된 연기력으로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내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돈의 화신’ ‘비밀’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일궈냄으로써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별명까지 거머쥐었다.

오연서는 2003년 드라마 ‘반올림’의 옥림 언니로 연기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연마했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2012년에 이르러서야 KBS2 주말극 ‘넝굴째 굴러온 당신’의 방말숙 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성공의 여세를 몰아 ‘오자룡이 간다’ ‘메디컬 탑팀’에서 주연급으로 올라섰고, ‘왔다! 장보리’를 통해 명실상부 타이틀 롤을 거머쥐었다.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겸업으로 ‘연기돌(연기 잘 하는 아이돌)’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난 요즘, 두 여배우를 주목하는 이유는 벼락스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단역, 조연을 거치며 연기력을 벼렸으며 연기력 논란의 집중포화를 맞는 가운데 내공을 키워 현재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사진=MBC 홈페이지 캡처]

‘끝없는 사랑’ 1, 2회에서 황정음은 한선장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발버둥치다 정보기관에 끌려가 모진 고문 끝에 교도소에 수감되는 여고생 서신애를 신들린 듯 그려냈다.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고함치고, 오열하고, 구르는가 하면 교도소에서 수감자와 격투를 벌이는 장면에선 강펀치와 발차기로 시선을 장악했다.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는 엽기적인 그녀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성질 급하고 저돌적인가 하면 양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의붓언니에 대한 애증, 한복에 대한 열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특히 전라도 사투리를 능청스레 구사해 화제다.

두 배우의 성공 요인은 ‘이미지 부수기’와 꾸준한 노력에 있다. 화려한 걸그룹, 가벼운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황정음은 ‘돌려입기의 여왕’으로 통했다. 고생하는 비운의 여인을 주로 맡았던 그는 한 두벌의 옷으로 드라마 종영 때까지 버틸 만큼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의상과 메이크업에 신경 쓰지 않았다. 얄미운 차도녀 캐릭터에 주로 캐스팅됐던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를 통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촌스러운 뽀글뽀글 퍼머와 후줄근한 의상을 마다하지 않았다.

▲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와 김지훈

황정음은 오연서에 비해 한발 늦게 연기를 시작했으나 한 걸음 앞서 달음박질 중이다. 오연서는 무서운 속도로 황정음의 뒤를 좇고 있다. 서로를 자극하며,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돌 출신 두 여배우의 행보가 6월의 태양보다 더 눈부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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