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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김선형' 클러치 히터의 부활, 9위 SK가 아직 만만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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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김선형' 클러치 히터의 부활, 9위 SK가 아직 만만찮은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15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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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까지 2득점 묶이다가 후반부터 맹활약, 4쿼터 3점슛 버저비터까지…김민수만 돌아오면 상승세 기대

[잠실학생체=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4쿼터 종료 3.3초를 남기고 주희정(서울 삼성)에게 자유투 2개의 기회가 주어졌다. 자유투 능력이 좋은 주희정이 2개를 모두 넣으면 77-73으로 삼성이 그대로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첫 자유투를 성공시킨 주희정의 손을 떠난 공은 거짓말처럼 림을 타고 김선형(서울 SK)에게 떨어졌다. 남은 3초 동안 하프라인까지 치고 간 김선형이 던진 공은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SK가 73-76에서 76-76 동점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김선형이 클러치 슈터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김선형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2015~2016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19득점과 6개의 리바운드,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4쿼터 종료 버저비터는 김선형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결정판이었다. 비록 SK가 삼성과 연장 접전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80-85로 졌지만 김선형은 이날 가장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 서울 SK 김선형이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15~2016 프로농구 경기에서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김선형의 올 시즌은 우울했다. 중앙대 재학 시절 선후배들과 함께 불법도박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KBL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대학 시절에 한데다 이미 프로 데뷔때 이를 신고했다는 점 때문에 중징계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SK의 시즌 출발을 함께 할 수 없었다.

김선형이 돌아온 뒤에도 SK의 전력은 확연하게 좋아지지 못했다. 4번(파워 포워드) 포지션을 지켜줘야 할 김민수가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해있었기 때문이다. 박승리가 있긴 했지만 혼자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승준-동준 형제 역시 4번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선형이 아무리 한 경기에서 많은 득점을 올려줘도 SK의 성적은 나아질 줄을 몰랐다. 그러나 최근 드워릭 스펜서와 데이비드 사이먼이 동반 부활하면서 SK는 15일 경기 전까지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삼성전에서 지긴 했지만 김선형이 위기의 순간에서 '한 건'을 해준다는 것을 다시 보여준 것은 SK에 크나큰 자신감이다.

사실 김선형은 SK의 전형적인 클러치 슈터다. 위기의 순간에서 더욱 대담해진다. 이 때문에 SK 팬들은 '마약같은 머스마'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면서 김선형에 대해 환호한다. 심지어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조차도 "김선형이 하프라인에서 3점슛을 던졌을 때 웬지 들어갈 것 같았다. 워낙 '서커스 슛'을 많이 보여줬던 선수라 새삼스럽지도 않다"며 "그래도 들어가는 순간 많이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선형은 정작 말을 아낀다. 김선형은 "(주)희정이 형이 자유투를 놓쳤을 때 공이 바로 내 앞에 떨어졌고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만 들어 림을 보고 그대로 던졌다"며 "사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서 훈련을 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운"이라고 말했다.

또 김선형은 "팀이 지긴 했지만 점점 경기력이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제 (김)민수 형까지 들어온다면 더욱 강해진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민수 형이 4번 포지션에 들어오면 상대팀이 미스 매치를 하게 돼 그만큼 수비하기가 쉬워지고 공격도 잘 풀어갈 수 있다. 빨리 코트에 돌아오기만 기대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형과 함께 김민수의 복귀 소식은 10승 20패의 SK를 만만히 볼 수 없게 만든다. 문경은 감독은 27승 27패, 5할 승률을 보면서 달려가겠다고 말한다. 앞으로 남은 24경기에서 17승 7패를 하면 된다. 버거운 목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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