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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갑론을박' NL 지명타자 도입, 상징성과 실용성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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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갑론을박' NL 지명타자 도입, 상징성과 실용성 사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1.26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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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는 전통 지켜야 하나? NL 지명타자 제도 도입 논란 심화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최근 내셔널리그(NL)의 지명타자 제도 도입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NL만의 상징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변화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NL의 지명타자 제도 도입 문제는 그간 메이저리그(MLB) 이사회에서 꾸준히 다뤄왔던 문제다.

NL 소속 투수들이 타격이나 주루 도중 부상으로 시즌을 접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뜨거운 감자’로 자리했다. 2008년 당시 뉴욕 양키스의 주축 투수였던 왕첸밍이 휴스턴과 인터리그 경기 도중 주루 과정에서 부상을 입자 행크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이사회 공동의장은 “(지명타자 없는 야구는) 1800년대식 야구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야구를 해야 하나”라며 목청을 높였다.

지난 시즌에는 세인트루이스 간판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가 타격 이후 1루로 가다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다. 결국 그는 5개월 동안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그라운드에서 타격을 하는 투수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자 NL에 지명타자를 도입해야 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17일 세인트루이스 존 모젤리악 단장이 구단 행사에서 “NL에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변화의 계기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시작으로 지명타자 도입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21일 ‘NL에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7가지 이유’를 들어 모젤리악 단장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인터리그 경기가 열리는 현 상황에서 양대 리그가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과 투수들의 부상 방지 차원, 지명타자 제도가 선수 생명을 늘릴 수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갈수록 ‘투고타저’ 양상으로 가고 있는 리그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묘약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명타자 제도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지만 NL만의 정통성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리는 18일 자신의 칼럼을 통해 “NL 경기에서 많은 전략이 더해지는 것을 좋아한다. 감독들은 불펜 요원이 필요할 때나 최고의 대타를 기용할 시점에 대해서도 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투수가 타순에 들어가게 되면 감독들이 더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내고 배터리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매디슨 범가너나 잭 그레인키 등 타석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투수들을 보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라고 역설했다.

올리는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버스터 포지, 에드리안 곤살레스 같은 선수들이 더 많은 타석에 설 수 있다는 걸 안다”면서도 “NL 경기에서 찾을 수 있는 체스게임과 같은 재미를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지할 순 없다”고 NL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가 실종되는 것에 반감을 표현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도 22일 “구단주 사이에서도 NL에 지명타자를 도입하는 방안이 공감대를 넓혀가는 중이다”고 말했지만 나흘 만에 말을 바꿨다. 26일 CBS스포츠에 의하면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지명타자 제도의 가장 가능성이 큰 결과는 현 상태”라며 한 발 물러서는 발언을 했다. 10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전통이기에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여론을 진정시키면서 지명타자 제도 도입에 대한 입씨름이 조금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수의 심각한 부상이나 인터리그 경기에서 불상사가 발생하는 등 또다시 문제가 생긴다면 이 케케묵은 논쟁이 다시 고개 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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