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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K리거 꿈꾸던 상암벌 볼보이' 손흥민, 열정의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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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K리거 꿈꾸던 상암벌 볼보이' 손흥민, 열정의 금의환향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30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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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없었지만 날카로운 슛 선보여…빠른 발 활용한 침투도 위력

[상암=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이제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에이스다.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의 일거수일투족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고 날카로운 슛을 때릴 때면 탄성을 질렀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클럽 레버쿠젠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LG전자 초청 한국투어 2014' 경기에서 하칸 샬하놀루의 선제 결승골과 슈테판 키슬링의 추가골로 FC 서울에 2-0 완승을 거뒀다.

한국 축구팬으로서는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아쉬울 법 했다. 손흥민도 국내 팬 앞에서 골을 넣기 위해 무던히 달렸다. 날카로운 슛과 돌파가 이뤄지긴 했지만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그의 몸동작 하나하나에 환호성과 탄성이 나온 것 하나만으로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한여름 날씨에 청량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 레버쿠젠 손흥민(왼쪽)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LG전자 초청 친선경기 직전 레버쿠젠의 전설 '차붐' 차범근 SBS 해설위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 박지성에게 쏟아지던 환호성, 이젠 손흥민으로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두 차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친선경기를 가진 적이 있다.

7년 전인 2007년 7월 20일에는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파트리스 에브라 등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당시 박지성(33)은 무릎 수술로 목발을 짚고 나와 뛰지 못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나온 것 하나만으로도 관중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2년 뒤에 벌어진 친선경기에서는 부상이 없던 박지성이 출전, 더욱 팬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박지성의 이름이 불려지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고 박지성이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바로 그 환호성과 탄성을 고스란히 손흥민이 물려받았다. 손흥민의 이름이 전광판을 통해 소개되자 경기장을 메운 4만6722명 관중들이 일제히 환영의 함성을 질렀다. 손흥민과 함께 레버쿠젠의 공격을 담당해 팬들에게 친숙한 슈테판 키슬링 역시 환호를 받았다.

이날 키슬링은 서울 골키퍼 유상훈과 함께 공동으로 경기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됐다.

▲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LG전자 초청 친선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차범근의 직속 후배, 손흥민에 대한 기대

레버쿠젠은 한국 축구와 인연이 많은 팀이다. '차붐'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이끄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던 곳이 바로 레버쿠젠이었다.

레버쿠젠의 홈구장인 바이 아레나에 가면 아직도 차범근 위원의 현역 시절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구단 역사관에 가면 차 위원이 현역시절 UEFA컵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굳이 레버쿠젠이 아니더라도 차범근은 1980년대 독일 축구의 슈퍼스타였다. 지금은 레전드가 된 수많은 독일 출신 스타들도 차범근을 존경한다. 레버쿠젠의 단장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 감독이었던 루디 푈러 역시 차범근 위원과 각별한 사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선수단을 격려할 때도 차범근 해설위원은 빠지지 않았다. 레버쿠젠이 이전에도 한국에서 투어 경기 또는 대표팀 평가전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차범근 위원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이날 시축한 차범근 해설위원의 직속 후배가 바로 손흥민이다. 차범근이 '갈색 폭격기'로 위세를 떨쳤듯 손흥민 이적 첫 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을 넣으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시즌 연속 두지라 득점을 기록했다. 34라운드가 펼쳐지는 정규리그에서 10골을 넣는다는 것은 평균 3.4경기에 1골씩 넣는다는 의미다.

▲ 레버쿠젠 손흥민(오른쪽)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LG전자 초청 친선경기에서 패스할 곳을 찾으며 드리블하고 있다.

◆ 6년 전 볼보이였던 손흥민의 금의환향과 폭풍질주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는 K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K리그 올스타전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박지성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경기였다. 2000년대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에이스의 공식 퇴장이었다.

박지성과 같은 에이스를 기다렸던 축구팬들은 이제 손흥민에게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골을 넣으며 자신의 가치와 진가를 보여준 손흥민은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 선수 가운데 몇 안되는 찬사를 받은 선수였다.

벨기에전을 마치고 나서 펑펑 눈물을 쏟은 '희망 울보' 손흥민을 기억하는 팬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더욱 잘할 것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만약 손흥민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 선수였다면 29일 터진 열애설 보도에 큰 홍역과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또 손흥민은 서울월드컵경기장과 FC 서울이 남다르다. 손흥민은 서울의 유스팀인 동북고 출신이다. 서울의 경기가 열릴 때면 유스팀 선수 신분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볼보이를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로 건너갔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 역대 최고 이적료인 1000만유로(145억원)에 이적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레버쿠젠의 친선전은 손흥민에게는 '금의환향'의 무대였다. 손흥민의 금의환향에 모든 팬들은 환호했다. 원정 응원석에는 "Top scorer Son Coming Soon!', '사랑방 SON님과 어머니', '흥해라 손흥민! 흥했다 손흥민' 등 격려 문구가 적인 현수막이 걸렸다.

또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면 원정 응원석은 물론이고 서울 서포터석에서도 환호가 나왔다.

▲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LG전자 초청 친선경기에서 폭풍 질주를 하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손흥민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뛰었다. 친선경기였지만 마치 정규시즌 경기처럼 열심히 내달렸다.폭풍질주였다. 90분 풀타임을 뛴 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탈진해 그라운드에 드러누울 정로 투혼을 보여줬다.

전반 20분 날카로운 유효슛을 비롯해 전반 29분과 전반 36분의 슛 역시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들어 손흥민의 몸놀림은 더욱 빨라졌다. 한국 팬 앞에서 골을 넣고 싶은 욕심이었다. 후반 2분 아크 왼쪽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골문을 벗어나면서 안타까움을 호소한 손흥민은 후반 6분 하칸의 패스를 받아 단독 돌파 기회를 잡았다. 서울 수비수 이웅희가 끝까지 따라가 공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손흥민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7분에도 로베르토 힐버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빠르게 침투해 기회를 만들었다. 노련한 김진규가 태클로 공을 바깥으로 걷어내면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은 후반 36분에도 중거리 슛으로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손흥민이 후반 43분에도 서울의 페널티지역으로 파고 들어가 기회를 만들었지만 서울의 끈질긴 수비에 끝내 골을 넣지 못헀다. 이 때마다 관중들은 오히려 안타까운 탄성을 내질렀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친선경기지만 정규시즌 경기처럼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고 부상선수 없이 경기를 잘 끝내 만족한다"며 "K리거를 꿈꾸던 선수로서 이번 친선경기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손흥민은 "아직 컨디션이 100%가 아니어서 첫 경기부터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개인 목표보다 모든 경기를 월드컵 결승처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독일에 돌아가면 웨이트 트레이닝, 슛 연습, 체력훈련 등 전체적인 부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LG전자 초청 친선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앉아 있다.

◆ 월드컵 판타지 스타의 귀환, 4만여 관중 운집

레버쿠젠이 독일 분데스리그에서 명문 구단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팀이라고는 볼 수 없다. 맨유, 첼시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이나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구단이 세계 투어를 다니면서 전세계 팬들을 끌어모을 때 독일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하고는 내실을 다졌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한국에서만큼은 인기가 많다. 바로 손흥민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제주에서 임대 온 류승우(21)까지 몸담고 있어 이제는 한국 축구와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됐다.

그렇기에 월드컵이 끝난 뒤 독일로 돌아갔다가 귀환한 '판타지 스타' 손흥민의 맹활약은 월드컵에 실망하고 더운 여름날씨에 지친 팬들에게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나 다름없었다. 그 시원한 바람을 체험하기 위해 4만6722명의 관중들이 입장했다.

6만3000석이 매진된 맨유 때와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손흥민이라는 새로운 에이스가 있었기에 축구 팬들이 열광했다. 선수들은 무더위 때문에 경기가 끝난 뒤 탈진해 그라운드에 누웠을 정도였지만 관중들은 한여름밤 친선경기에 시원함을 만끽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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