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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석현준-이정협-황의조 슈틸리케호 원톱경쟁, 화두는 '껍질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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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석현준-이정협-황의조 슈틸리케호 원톱경쟁, 화두는 '껍질깨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23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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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수인생 첫 전성기 공통점…한계 벗어나 한단계 업그레이드 필요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2016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는 24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바논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을 비롯해 27일 태국 원정경기까지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팀 내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역시 최전방 원톱이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3명의 선수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주전 다툼이 뜨겁다. 석현준(25·FC 포르투)과 이정협(25·울산 현대), 황의조(24·성남FC)의 3파전에서 누가 주전 원톱이 될지 핫이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슈틸리케호의 원톱은 단연 이정협이었다. 이정협은 지난해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통해 '군데렐라'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일약 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 석현준은 FC 포르투로 이적하면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포르투에서 아직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어 소속팀 적응력과 함께 기량 발전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그러나 이정협이 K리그에서 당한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하자 성남에서 맹활약하던 황의조와 석현준이 발탁됐다.

◆ 지금은 정체기, 누가 껍질을 먼저 깨고 나오느냐가 관건

현재 대표팀 구도로 봐서는 석현준이 이정협, 황의조보다 한발 앞섰다고 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지난해 9월부터 월드컵 2차 예선 5경기에 나서 2골을 넣었다. 그 상대가 모두 라오스라는 점에서 다소 평가절하될 수도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이 포르투에 간 것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렇다고 이정협과 황의조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굴해낸 '흙속의 진주'다. 이정협이 현재 소속팀에서 부진하다고 해서 단칼에 내칠 슈틸리케 감독이 아니다. 여러 차례 경기를 관찰하면서 뽑은 인재이기 때문에 이정협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 황의조 역시 지난 시즌 성남에서 15골을 넣으며 처음으로 두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세 공격수 모두 정체기에 있다. 석현준은 포르투 이적 후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해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석현준은 "이적 후 6개월은 적응기간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하지만 출전 시간이 줄어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대표팀 내에서도 주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이정협과 황의조도 마찬가지다. 이정협은 부산에서 울산으로 임대이적했지만 아직까지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김신욱이 전북 현대로 떠나면서 이정협에게 큰 기대를 걸었지만 득점을 뽑아주지 못해 걱정이 한가득이다.

황의조도 지난 시즌보다 강력해진 상대 밀집수비에 고전하고 있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황의조가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줄 알아야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결국 세 선수 가운데 누가 먼저 껍질을 깨고 나오느냐에 따라 A매치 2연전 주전 경쟁의 성패가 걸려있다.

▲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군데렐라'로 떠올랐던 이정협은 잦은 부상 때문에 지난해 9월부터 대표팀에 들지 못했다. 다시 대표팀에 돌아온 이정협 역시 올 시즌 울산 현대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어 대표팀에서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 공격 2선과 유기적인 호흡-수비 적극성이 기준

석현준이나 이정협, 황의조 모두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짓는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리오넬 메시가 FC 바르셀로나에서 홀로 서지 않고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석현준, 이정협, 황의조도 공격 2선과 유기적인 호흡이 필요하다.

대표팀이 주로 쓰는 4-2-3-1 포메이션이나 4-1-4-1 포메이션 모두 공격 2선의 도움 없이는 최전방에서 고립될 수 있는 전술이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25·레퀴야), 이재성(24·전북 현대), 이청용(28·크리스탈 팰리스) 등 공격 2선과 호흡을 잘 맞춰 공격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누가 먼저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바로 수비의 적극성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력과 득점 마무리 능력도 중요하지만 역습 때 상대 공격을 지연시킬 수 있는 전방 압박수비를 요구한다. 공격수가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수비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무실점 행진 원동력이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은 한 차례 이상 정체기를 맞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인 석현준과 이정협, 황의조에게는 정체기란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다. 정체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숙한 선수가 된다면 끝없는 발전을 이룰 수 있지만 아쉽게도 한계를 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팀 주전 원톱 경쟁을 벌이는 이들로서는 이번 A매치 2연전이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물론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는 것은 본인들에게 달려 있다.

▲ 지난해 성남FC에서 15골을 넣으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황의조 역시 올 시즌 상대팀의 적극적인 수비에 고전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도 "현재 상황을 극복할 줄 알아야 큰 선수가 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황의조 역시 석현준, 이정협과 주전 원톱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사진=스포츠Q(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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