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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태현② "'1박 2일'은 초심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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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태현② "'1박 2일'은 초심을 일깨워준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9.27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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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동체시력이 뛰어나 남들이 못 보는 찰나까지 잡아내는 남자 여장부(차태현 분)와 그의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 봉수미(남상미 분)의 이야기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 CCTV관제센터에서 일하는 장부가 수미를 다시 만나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2012년 개봉한 ‘헬로우 고스트’의 김영탁 감독이 차태현과 또 한번 작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0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차태현은 2012년 3월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에 출연 중이다. 드라마나 영화보다 ‘1박’에서의 모습이 더 익숙한 대중들도 있을 듯했다.

 

- ‘1박 2일’에 출연한지 2년 반 정도 됐다.

▲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라는 게 정말 말도 못 하게 고생한다. 캐릭터에 따라 옆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끊을 때도 있고. 난 지금껏 그런 경험을 해 보질 못했다. 정말 치열하더라. ‘1박 2일’은 괜찮은 편이지만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가면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았다.

특히 최근 '쩔친특집' 경우를 보면 (조)인성이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어주기만 해도 감사한 존재다. 반면에 (류)정남이는 고생을 하고도 “제가 너무 못해서 미안하다” 하더라. 사람마다 상황이 달라 그런 건데, 그런 친구들을 보면 짠하기도 하고 대단하단 생각도 든다. 그런 걸 보면서 겸손까진 아니어도 초심을 되돌아보게 된다.

-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연기적으로나 ‘차태현’은 인간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배우다. 존재 자체만으로 힐링하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 힐링? 그럼 나는 누가 힐링해주나. (아이들?) 아이들….(깊은 한숨) 아이들은… 잘 때. 자는 걸 보면 천사같지. 깨는 순간, 하하하.

 

- 데뷔 20년째다. 그럼에도 '소년스러움'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 에이, (김)종국이가 보자마자 “이제 늙었다”고 하던데 뭐. 사실 동안 외모는 타고나는 것 같다. 우리 엄마가 엄청 동안이다. 이번 주 토요일이 칠순인데 엄청 젊어보인다. 하하. 유전자 영향도 있고, 아이들과 놀면서 좀 밝게 사는 것도 있고, ‘1박 2일’이 주는 이미지도 있고. 덕분에 연기할 수 있는 나이 폭이 넓은 건 너무 좋은 일이지. 잠깐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에 대역을 안 쓰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 그런 이미지 덕분인지 ‘엽기적인 그녀2’에도 캐스팅됐다.

▲ 그렇지. 이 나이에. ‘엽기적인 그녀2’는 ‘품행제로’의 조근식 감독이 연출한다. ‘품행제로’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다. 강형철 감독이 ‘타짜-신의 손’을 전편과 굉장히 다르게 만들었듯 조근식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가 나오지 않을까.

 

- 코미디 영화에 강하다. 애드리브를 많이 하나.

▲ 애드리브를 안 하는 편이다. 애드리브는 상대가 받아줘야 하기 때문에 만약 내가 준비한 내용이 있어도 상대가 받아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소용이 없다. 애드리브처럼 보이는 건 자연스럽게 보여서 그런 것 같다. 리허설을 거듭하면서 대본 자체가 배우에 맞게 바뀌는 측면이 있으니까. 물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엔 다른 캐릭터보다 캐릭터가 밋밋해서 좀더 살리느라고 표정 애드리브를 좀더 하긴 했다. 기본적으로는 대본의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연기하는 게 기분이 굉장히 좋다. 작가가 써 준 작품이기 때문에.

- 작가에 대한 존중에서 나오는 마음인가.

▲ 그렇다. 가끔은 대본에 정말 아무것도 없이, 연기자가 뭔가 해줄거란 생각으로 아무것도 없는 대본들도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건 책임감 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 늘 비슷비슷한 역을 맡는다는 말들이 있는데.

▲ 대중들이 내게 기대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차태현이 아닌 ‘차태현 영화’를 보러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래서 비슷비슷한 역을 해도 영화를 봐 주는 건가? 싶었다. 만약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장르적 변신은 스릴러겠지만 그 장르로 들어왔던 시나리오 중 마음에 드는 건 없었다. 내가 나오는 스릴러니까 당연히 내가 범인인, 그런 거 있잖나. 하하. 마음에 드는 변신하는 작품이 있다면 하겠지. 분위기 면에서는 감독과 출연진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촬영장이 좋다. 나는 아직도 내게 어떤 시나리오가 올지 굉장히 궁금하다.

 

- 벌써 20년차다. 원로와 인터뷰하는 느낌이 든다.

▲ 오랫동안 일을 하니 그런 것 같다. 필름 세대 때부터 일했다. 영화판에 돈이 많을 때나, 없을 때나, 안정기인 지금도 일을 하고 있으니까. 고등학교 때 꿈으로 PD, 가수, 탤런트를 써 냈다. 내가 감독을 한 작품에 주연으로 연기를 하고 OST를 부르면 되겠다고 생각했지. 하하.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연기자 시험에 붙는 바람에.

- 연기자, 가수의 꿈은 이뤘다. 감독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 전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하하하. 감독은 모든 걸 총괄해야 하는데 내가 그럴만한 그릇은 아닌 것 같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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